아노아르 전위원장 ‘반한활동’으로 조사중

출입국, 방글라데시대사관 “책임없다”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위한 싸움이 ‘반한활동’ 또는 ‘국가이미지 실추’로 규정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 났다. 7월 26일 한국에서의 활동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간 아노아르 전 이주노조 위원장은 방글라데시로 돌아갔지만, 본국에서 다시 이틀이나 구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는 '반한활동', '국가이미지 실추'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공항을 나서는 아노아르 전 이주노조 위원장 [출처: 이주노동자방송국]

승무원이 여권 압류
경유지에서는 6시간 동안 구금


합법신분으로 한국을 떠나게 된 아노아르 전 이주노조 위원장은 공항에서 출입국관리 직원이 동행한 후, 비행기에 탄 이후에도 또 다시 인권침해를 당했다.

아노아르 전 이주노조 위원장과 직접 통화한 한 활동가는 “인천에서 출발해 싱가폴에 도착하자마자 경찰과 싱가폴 출입국 직원에 의해 외국인 보호소에 끌려가 6시간 동안 보호소에 구금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주노조 측에서도 동일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비행기에 타는 순간 스튜어드로 보이는 사람들이 아노아르 전 위원장의 여권을 압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본국에서는 ‘반한활동’으로 조사 중
비두 전 이주노조 투쟁국장도 비슷한 경험해


더욱 당황스러운 일은 방글라데시 다카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일어났다. 다카 공항에 도착한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방글라데시에 도착하자마자 경찰에 의해서 유치장에 들어갔고, 이틀 동아 구금되어 있다가 풀려났다. 그러나 풀려난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아노아르 전 위원장은 앞으로도 ‘반한 활동’과 방글라데시의 ‘국가이미지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계속 조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위해 싸웠던 활동가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현지에서 처벌을 받거나 재판을 받게 된 것은 비단 이 번만은 아니다.

4년 전, 비두 평등노조 이주지부 前투쟁국장도 비슷한 이유로 본국에 돌아가자마자 재판을 받은 사례가 있다. 당시 비두 전 투쟁국장은 본국에서 재판을 받고 지인에 따르면 한국에서 집행유예와 유사한 명목으로 풀려났다고 알려져 있다. 명동성당에서 단속추방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을 하다 표적단속으로 강제추방되었던 써멀 타파 전 평등노조 이주지부 위원장도 강제출국당시 출입국 직원이 동행해서 출국한 바 있다.

이주노조, "출입국과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책임"

이런 정황을 미루어 보아, 이주노조에서는 이번 방글라데시 정부의 조치가 방글라데시 정부의 독자적 판단만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이주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은 “피해의 당사자로서 자신의 생존을 위한 당연한 저항권의 영역”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주노조는 성명에서 보호일시해제 이후에도 “이주노조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강요하고, 매번 연장 때마다 이주노조 활동을 이유로 연장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아노아르 전 위원장에 대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태도에 한국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주노조는 이전 언론 보도나 면담 등에서 한국 정부가 ‘반한활동’을 언급해 왔다며, 이주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반한활동’으로 규정해왔던 한국 정부의 입장과 이번 사건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출입국, “출국하면 책임 없다”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 “보고 못 받아”


그러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런 주장에 대해 한국 정부의 관련성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국내에서 활동을 해도 나가면 국내가 종료되는 것”이라고 관련사실에 대해서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불법체류 후 본국에 들어갔을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아노아르 전 위원장에게 일어난 일은 전적으로 방글라데시 정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여권이 압류된 상황에서 대해서도 출입국사무소는 책임이 없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강제퇴거도 아니고, 기간 내에 나간 것인데” 출입국사무소가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항공사에서 자체적으로 기내에 문제가 있을까봐 관리를 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또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요구를 했을 수도 있다”고 밝혀 아노아르 전 위원장에 대한 부분은 전적으로 방글라데시 정부의 결정 혹은 항공사 자체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대사관은 아노아르 전 위원장 관련 정보를 모아 본국에 전달했는지 여부, 본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여권압류, 현지 경찰에 의한 억류 등에 대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 정보를 모아서 본국정부에 전달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사관은 아노아르 전 위원장이 “언제 출국했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남는 의문들

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조 활동가는 작년에 방글라데시 대사관에서 아노아르 전 위원장 여권발급관련해서 문의를 했을 당시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정부에 반대하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주운동을 했기 때문에 고용허가제 양해각서 체결이 안 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문제 삼은 적이 있기 때문에, 노조 활동과 현재 상황에 대한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노아르 전 위원장이 겪고 있는 상황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출입국과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 모두 “책임이 없다”거나 “보고받은 바 없다”는 것으로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위해 싸운 활동가가 본국에 가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어떻게, 또 어떤 시각에서 아노아르 전 위원장의 활동을 보고했는지 그 주체가 출입국사무소도 아니고,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도 아니라면 누구인지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비행기 안에서 여권을 압수당하고, 경유지인 싱가폴 공항에서 6시간 동안 보호소에 억류되어 있는 상황도 잘 납이 되지 않는다. 출국 당시 아노아르 전 위원장의 신분은 ‘합법’ 상태였기 때문이다.
태그

이주 , 이주노조 , 아노아르 , 반한활동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변정필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문제는...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는 것이죠. '반한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조사받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처사에 대하여 한국정부나 방글라데시 정부가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면 대체 누가 압력을 가했다는 말입니까.
    자기들끼리 짜고 권한 밖이다, 보고받은 바 없다고 일관하고 있는데 안와르 동지가 이주노조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게다가 1년이상 구금되고 석방된 이주노조 위원장이 아니라면 저런 식으로 행동했겠습니까. 여권을 자기 마음대로 압류하고 찢어버리는 건 명백한 범죄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주노조 활동에 대한 강력한 탄압입니다. 모르쇠로 일관한다, 책임 지지 않는다는 식의 논평보다는 강력한 규탄의 어조로 쓰여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 민족의 혼

    제발로 기어나가다니 뜻밖이네. 불체자놈이 그동안 한국과 한국법을 농락하고 제멋대로 날뛴걸 생각하면 죽여도 시원찮을 것이다.

  • 철우

    민족의 혼/ 참 ㅉㅉㅉ.. 한심한 인간같으니..
    무엇이 불법이냐?
    자본이 세계화가 되면 노동자도 정착지를 넘어서 노동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자본만 세계화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도 국경을 넘어 노동하는 것이란 말이다.
    당연히 국가의 경계가 중요한 것이 될 수 없다.
    노동하는 사람들의 노동권은 기본권이다...
    알겠냐?!! 민족?? 아직도 전근대적-배타적-폭력적-억압적-구시대적 민족관에 사로잡힌 가련한 인간이 있다니 ㅉㅉㅉ

  • 웃음

    누가 국경을 넘어서 노동을 하지 말라고 했나.... 일을 하려면 그에 맞는 비자를 받고 들어와서 일을 해야지.. 그리고 기간이 다 됐으면 나가서 다시 들어올 것이지... 왜 남의 나라 법을 무시하면서 ... 자기맘대로 노동을 하고, 다른 나라 정부에게 고함을 지르고 ... 참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 않소.. 자기부터 법을 지키면서.. 운동을 하던지 소리를 지르던지 해야 일반 국민들도 편을 들어주지 않겠소... 일반 국민들은 그게 순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 무장노동자 부대원

    파시즘같은...민족의 혼을 규탄한다!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한국도 규탄한다 !

  • 영수

    참세상인지 진보인지 쓰바 짜증난다
    도대체 이넘들은 어느나라나넘이냐???
    허딘 기자넘이 미친넘이지 이런궤변을 기사라고 써대니
    기자?? 기자는 무슨 찌라시 사이비기자겠지 ㅋㅋ

  • 민족

    민족의 개념은 현재진행형이다.
    애국심이란곤 눈꼽만큼도 없는 인간들...
    한국국적 당장 포기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