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직군’, 비정규직·정규직 차별 해소 못해

국가인권위, 유통업체 여성비정규직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비정규법 이후 외주화, 간접고용 가속화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비정규법이 시행된 이후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정규직화가 되기는커녕 외주화와 간접고용화로 인해 더욱더 많은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외주화, 간접고용 흐름은 여성들이 집중되어 있는 직무일수록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으며 계약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또한 사용자와 정부 등이 정규직화의 일환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분리직군제’, ‘무기계약직’ 등은 차별을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국가인권위)가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유통업 여성비정규직 차별 및 노동권 침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드러난 결과이다. 국가인권위는 14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성비정규직들은 다양한 유통업 사업장에 밀집되어 있는데, 유통산업의 대형화 추세가 진행되고 유통업체 간 경쟁이 강화됨에 따라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직·간접적 차별 등에 시달리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법적 또는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현대 백화점, 롯데(노원) 백화점, 진주코아 백화점, 이랜드 홈에버, 이랜드 뉴코아, 하나로마트, 피자헛 등 22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유통업 여성비정규직, 저임금에 성희롱 등 일상적 인격모독 시달려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사측이 비정규법 시행과 동시에 시작한 일방적인 외주화에 맞서 현재도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조사결과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남성 임금에 비해 상당히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정규직 여성노동자 임금에 65%에 불과했다. 임금차이는 백화점보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할인점에서 더욱 컸다. 기초적인 복지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건강상태도 차이가 났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상태 악화와 더불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화장실에 갈 때도 보고를 하게 하는 등 인격모독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유통업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건강은 정규직,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남성노동자보다 나쁜 상태였다. 그러나 산재처리 비율은 남성노동자보다 10% 이상 낮았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상사, 동료, 고객으로부터 일상적인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대부분 혼자 참고 넘기고 있었다. 고객으로부터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한 여성노동자는 전체 응답자의 20%가 넘었다.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에 여성노동자들은 남성노동자보다 많은 수가 노조에 가입하기를 원했으나 사측이 줄 불이익을 우려해 가입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국가인권위는 “특히 할인점에서 사측의 간섭이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노조 탄압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국가인권위는 “노조활동의 자유가 일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조치되어야 한다”라며 “비정규직의 노조가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최신기사
기획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온라인 뉴스구독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귀하의 이메일로 주요뉴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