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니다!”
미국쇠고기 홍보 카피에나 사용됨 직한 이 말들은 누가했을까? 미국축산업계의 대표격인 보커스 상원의원? 아니면 월러스 미농무부장관? 그랬으면 오죽 좋으련만.
줄줄이 퇴출위기에 놓인 축산농가와 광우병위험으로부터 식품안전과 방역을 책임져야 할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천 농식품부장관, ‘터프’하게 협상을 이끌었다는 민동석 정책관이 자국민의 ‘무지’를 타이르듯 내뱉은 말이다.
가격은 둘째이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미 쇠고기의 품질과 안전성을 보증(?)하고 홍보까지 해주니 미 축산업계 입장에선 상당한 마케팅효과에 비용절감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쯤이면 청와대를 미 축산업계의 한국 현지법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광우병 미 쇠고기, 5월부터 무방비 전면개방
미국이 강화된 ‘동물사료금지조치’ 내용을 연방관보에 게재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외식이 많은 가정의 달인 다음 달 중순쯤이면 정말 위험하다는 30개월 이상의 뼈있는 쇠고기까지 수입 유통될 전망이다.
그러나 강화조치내용이 30개월 이상 소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중 뇌와 척수 사용만을 금지하고, 이 또한 내년 4월부터 시행하도록 되어 있어 실효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중 안구 포함 두개골, 등뼈, 편도, 십이지장에서 직장까지의 내장, 장간막 등은 동물성사료로 다른 가축들에게 먹이는 것이 지금처럼 허용되고, 이에 따라 SRM 사료로 감염된 돼지, 닭이 다시 소 사료 원료가 돼 교차오염에 의한 광우병 발병 가능성은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30개월 미만은 적용되지 않는다. 전면개방 시기 역시 ‘시행’이 아닌 ‘공포’시점이기 때문에 내년 4월까지는 광우병 무방비 상태에서 미 쇠고기 국내 유통이 불가피하다. 또한 미국 내 사정을 이유로 시행을 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방법이 없다.
광우병 발생해도 수입중단 조치 불가능
광우병발병국가이면서도 여전히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고집하고 있는 이웃 일본에서 23일 광우병위험물질인 척추뼈가 발견돼 미국쇠고기 수입중단 조치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이보다 더 큰일이 발생해도 손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고 질 좋다’고 우겨대고 있고, 미국은 일본 등 각국에 한국과 같은 수준의 전면개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류에게도 ‘광우병 위험’으로 ‘안전하지 못한’ ‘질 나쁜’ 미국산쇠고기를 싼값에 먹을 것을 권유하는 미축산업계의 국제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