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서울에” 끝낼 수 없는 투쟁

효성해복투, 5일간의 상경투쟁 마쳐

효성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효성 해복투)가 9일 서울 공덕동 효성 본사 앞 집회를 마지막으로 4박5일간의 서울상경투쟁을 마쳤다. 9일 효성 본사 앞 집회에는 전해투,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50여 명이 모였다. 서울 상경투쟁 기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것이다.


5일 동안 10명 내외가 선전전과 피켓팅을 진행했고, 지난 6일에는 사진채증을 하던 경찰과 실랑이를 하던 전해투 소속 강성철 해고자가 연행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3일 만에 경찰서를 나올 수 있었다.

격렬했던 파업, 그러나...

효성 해복투의 이번 서울 상경투쟁은 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2001년 격렬했던 파업 이후 처음이다.

효성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울산, 언양공장에서 2001년 5월 25일 파업에 돌입했다. 효성의 구조조정은 당시 화학섬유 산업에 몰아치던 구조조정과 맞물렸고, 효성노조는 태광.고합 노조와 함께 공동전선을 만들며 투쟁을 확대했다.

  01년 효성 노동조합 파업투쟁 [출처: 효성 해복투 홈페이지]
파업 12일이 되던 날 경찰병력은 파업대오를 공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들은 공장 밖에서 장외투쟁과 파업을 이어갔지만, 지도부의 직권조인으로 파업 119일이 되던 9월 15일 현장으로 복귀해야만 했다. 그 후 38명의 해고자가 발생했고, 당시 1500여 명이었던 정규직 노동자는 현재 800여 명으로 줄었다. 이것이 당시 노동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화섬 3사투쟁의 결과다.

해고된 38명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효성 해고자 정기애 씨는 “대부분 해고자가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며 “10여 명 정도는 아직도 복직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돈벌이 때문에 간간히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효성해복투 활동을 하고 있는 해고자들은 현재 다른 직업을 구했거나 노동단체.노조 상근을 해 해고자라는 이름 외에 다른 직함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2001년 당시 효성노조 위원장이었던 박현정 효성해복투 의장만 다른 직함 없이 해복투 활동을 하고 있다.

무너지는 현장, 퍼져가는 패배의식

정기애 씨는 “2001년 이후 효성 공장에서 임금인상은 없었다. 여성의 경우 정규직임에도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고 있다”며 현장에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상황도 좋은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효성 언양공장은 근무형태가 3조3교대에서 3조2교대로 3월 20일 변경되면서, 무급휴일이 확대돼 실질임금이 하락했다. 하지만 노동자의 반발은 보이지 않았다.

“2001년 이후 노조위원장 선거가 간선제로 바뀌었고, 노조는 사측의 말을 그대로 전달할 뿐이다”라고 정기애 씨는 주장하며 “파업투쟁 패배 이후 노조가 망가지면서 노동자들이 자포자기해 작은 반발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희망이지만 전진한다

무너진 현장, 희망이 보이지 않는 복직투쟁이지만 효성해복투는 서울 상경투쟁을 5일 동안 진행했다. 그녀는 “부당해고의 억울함과 현장의 어려운 처지를 보면 쉽게 투쟁을 접을 수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시민이 버린 유인물을 전해투 해고자가 다시 모아 또다시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효성해복투는 상경투쟁을 준비하면서 효성노동자들에게 짐이 될까봐 이 사실을 현장에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상경투쟁 소식은 현장에 알려졌고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효성 노동자들은 모금을 통해 이들에게 지원금을 건넸다.

효성해복투가 서울 상경투쟁을 벌이며 내건 요구사항은 ‘효성자본의 구조조정 및 현장통제 중단, 해고자 원직복직, 불법비자금 엄중수사 및 조석래 회장 구속’이다. 이들은 “이번 투쟁을 기점으로 2001년 파업 이후 계속 했던 울산지역 연대투쟁과 함께 해고자 원직복직, 현장투쟁을 강화하는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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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 해고자 , 상경투쟁 , 효성 해복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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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의기지

    힘내세요~그날을 위해~화이팅!!

  • asf

    동지들 투쟁입니다. 버린 유인물을 다시 줍는 전해투 동지의 뒷모습이 마음이 아프네요.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