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궁지에 몰린 이랜드

[기고] 홍콩원정투쟁을 넘어 베트남, 중국 노동자와 연대를

뜨거운 연대와 지지

지난 4월 30일 1차 선발대를 시작으로 5월 3일 2차 본대 출발, 그리고 5월 7일 귀국까지 일주일간의 투쟁이 끝났습니다. 이랜드의 “홍콩증시상장 저지”를 목표로 내걸고 시작한 투쟁은 홍콩 현지에서의 뜨거운 연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이랜드 상장 연기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투쟁이 연기의 모든 원인은 아니겠지만, 5월 1일부터 시작된 홍콩현지언론의 취재와 세계금융중심지 홍콩 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 앞에서의 노상단식농성은 홍콩 시민들은 물론이고 많은 투자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HonKong Economic Daily News, Apple Daily, Oriental Daily News를 비롯한 10여종의 신문에 2-3일에 걸쳐 크게 보도되었고, 주요 방송사인 ATV, Now TV, TVB 등이 모두 주요 뉴스 시간에 이랜드 투쟁 소식을 내보내었습니다. China Morning Post, HonKong Economic Daily News의 경우는 분석 기사까지 실으며 이랜드 자본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홍콩 영사관의 한 직원은 “이 주변에서 상당히 유명해 지셨던 대요”라며 불만 섞인 칭찬(?)을 이야기하기도 했고,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홍콩에 있던 한국 분들에게 여러 차례 격려 전화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랜드는 결국 홍콩증시 일반공모에서 단 1%의 주식밖에 팔지 못했습니다. 액수로는 약 4억원. 시장 역사에 남을 대실패를 하였습니다. 이미 이러한 조짐을 파악하고 까르푸 인수 시절 5100억원을 투자한 화인 콘소시엄 같은 이랜드의 대주주들은 채권 조기 상환 등을 통해 이랜드에서 발을 뺐습니다.

특히 중요했던 것은 이번 홍콩원정투쟁이 일주일 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저희 원정을 계기로 홍콩노총(HKCTU)를 비롯하여, UNI DOC 등의 노동조합은 물론이고, AMRC와 같은 노동 인권 단체들 역시 반드시 이랜드 투쟁을 승리로 만들겠다는 결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가 홍콩 노동자 운동, 동아시아에서의 초국적 자본에 맞선 투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사실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국제적 연대를 만들어내기로 하였습니다. 이랜드의 제품은 우리의 파업이 계속되는 한 최소한 홍콩에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입니다. 홍콩원정투쟁 동안 자신의 일처럼 이 투쟁을 지지 지원해주신 홍콩노총, AMRC, UNI DOC 등의 홍콩 단체들과의 연대는 우리 투쟁의 또 다른 승리입니다.

다음 과제, 베트남으로 중국으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이제 이랜드 자본은 더욱 궁지에 몰렸습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증시 상장을 연기한다고 하지만 속내는 그러하지 못합니다. 이미 상장 전부터 증시상황은 지금과 똑같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홍콩에서 단 1% 판매라는 대실패에 대한 변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변명입니다. 화인 컨소시엄의 자본 철수 기사에 나왔듯이 “노사관계 악화와 재무상황 악화에 따른 위험 증가”가 바로 그 이유입니다.

이제 자본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노동조합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노동조합 간부들을 징계하여 조합을 파괴하려는 음모로 일관한다면 자본 역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랜드가 한국 상황에 대한 해법, 국내 파업의 무력화 방법으로 해외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하였지만, 우리는 이러한 이랜드의 기도를 “만국의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홍콩 노동자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막아내었습니다.

이제 더욱 큰 연대를 만들 때입니다. 5월 8일 이랜드 베트남 공장에서는 최악의 저임금, 최악의 복지시설에 항의하는 1000명의 노동자가 파업을 반나절간 했습니다. 이랜드 사측은 이에 대해 아직 아무런 답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와 같이 이랜드는 베트남에서도 저임금 노동착취와 갖은 야비한 술수로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베트남 노동자들과 연대할 차례입니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홍콩에서 만난 의류 업체 노조 활동가에 따르면 이랜드는 중국에서 2006년 경부터 대규모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랜드의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이 외주 용역 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된 노동자라고 하며, 임금 또한 적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중국에는 5월부터 새로운 노사관계법이 적용되어 노동자의 파업과 쟁의가 유리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중국에서의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강력하게 연대 전선을 구축하여, 매장봉쇄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야 합니다. 이랜드의 숨이 턱 밑에 있는 만큼 조금 더 투쟁에 힘을 가속화 할 때입니다. 저들이 성실한 교섭과 비정규직 철폐의 요구를 받지 않는다면, 이랜드 자본은 노동자의 이름으로 사라져야 할 기업에 다름 아닐 뿐입니다.

홍콩노총의 엘리자베스, 일레인, 로이 등 동지들과 AMRC의 도리스, 장대업 등 동지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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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 이랜드 , 뉴코아 , 증시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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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이러나요

    그게 노조가 할짓이요? 별 이상한 소리를 다 듣네...

  • 말도안됨!!

    노조가 상장을 막았다? 말이 안되네요.
    상장심사 조건에, 노조가 심위하는 항목이 들어있던가요?
    사무실도 못 찾았다고 하신분들께서, 상장을 막았다고 하시다니요.
    감정을 격앙시키는 글만 여기에 올라오는것 같습니다.
    기자란, 정확한 사실을 써야만 하는거 아닌가요?
    조금 아쉽습니다.

  • 학생

    다시 이랜드 직원들이 출동하는건가?;;
    사회진보연대라고 나와있는데, 기자란 어쩌구 저쩌구하니 참...

  • J

    위에 빙신들아, 기고잖아 기고, 홍콩원정투쟁 다녀온 사람의 기고!! 기고하고 기사하고도 구분못하니 아침부터 알바나 뛰고들 있지.. 상빙신들!!

  • 한지원

    사무실을 못찾은 것은 실재 사무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혹시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아마 홍콩의 동지들이 찾아갈 겁니다. 홍콩당국에 등록된 주소도, IPO manual에 기재된 주소도 모두 가짜던데요.

    이랜드 자본이 노동조합을 탄압할 수록, 노동조합의 투쟁이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있는 이상, 자본은 더 많은 시련에 부딪힐 겁니다.

    그나저나 다시 사측 인사들이 이 먼 참세상까지 등장하시는 걸 보면, 충격좀 먹었나 봅니다.

    이랜드에 근무하는 다른 모든 노동자들도 이제 함께 할 때입니다. 이랜드 노동조합이 패배하면 다음은 바로 당신이 해고될 차례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 ivviivvi

    어이가 없어 회원가입까지 했네..회사가 망하고 나라가 망해야 속이 시원하시렵니까? 물귀신 노조가 자랑인가? 뇌구조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