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주사파와 친북세력이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또 '배후론'을 들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계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주사파와 북쪽에 연계된 학생들이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는 활동을 안 하다가 내가 집권하니까 이 사람들이 다시 활동을 하는 것 같다. 이 사람들이 뒤에서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모임의 참석자에게 내용을 전해들은 불교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는 발언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내가 배후세력"이라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받은 바 있다.
"李대통령, 우리 얘기 듣겠다 해놓고 자기 얘기만 하더라"
이날 불교계 참석자들은 "국민들은 이 나라의 경제를 살린다고 해서 이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은 미국산 쇠고기와 대운하 문제로 민란 수준의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 대통령에게 쇠고기 재협상과 운하 중단을 선언하고 대국민사과를 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나기가 올 때는 피하면 된다"며 "소나기 올 때는 언제나 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참가했던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우리 얘기를 듣겠다고 해서 갔지만 정작 대통령은 우리 얘기를 듣기보다 자신의 얘기를 하기에 바빴다"며 "스님들의 얘기에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쇠고기 재협상'과 '대운하 포기' 같은 불교계의 뜻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의문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독교 원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그 때(노무현정부)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다"고 쇠고기 파동에 성난 민심을 '노무현정부 탓'으로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