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G8반대 목소리' 줄줄이 입국 불허

전농 19명 등 공항에 장시간 억류..일부 활동가들은 출국조치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일본 훗카이도에서 열리는 'G8정상회담'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위해 일본에 입국하려고 하던 한국인들을 줄줄이 입국을 거부당하거나 공항에 장시간 억류당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출입국관리 당국은 'G8정상회담'을 앞두고 범죄행위 또는 형사법으로 처벌된 적이 없는 사람들을 '프로그램 불분명' 등의 이유를 들어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터뷰 과정에서 이들에게 'G8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이 어떤가', '홍콩에서 열린 WTO반대 투쟁에 참가한 적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전농 소속 19명, 현재 삿뽀로 공항에서 억류 중

삿뽀로 공항으로 입국하려던 박인웅 부의장 등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19명의 한국인들은 집단적으로 입국거부결정을 통지받고, 4일 3시 현재 24시간 넘게 공항에 억류되어 있는 상태다. 현재 이의신청을 준비중에 있다.

곽길자 전농 정책국장은 "이미 출국하기 전부터 보도자료를 통해 토론회, 간담회 일정 등이 공개되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당한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전농 참가자들은 출국 전 일본의 농민단체인 '농민연'의 초청장과 숙박시설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입국을 위한 요건을 갖추었다는 설명이다.

전농은 현지에서 'G8정상회담'의 의제인 식량문제, 기후변화문제에 대해서 다른 국가에서 온 농민단체들과 함께 대응 토론회를 열고, 이 요구를 모아 평화적으로 G8정상회담에 전달할 예정이었다.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돕고 있는 이아무개 교수는 "처음부터 인터뷰를 할 때도 형식적이었다. 단체 블랙리스트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G8정상회담 반대 목소리 공항서부터 차단

어제 오전 10시 일본으로 입국했던 박하순 사회진보연대 공동운영위원장도 "홍콩에 간 적이 있느냐, 불법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그렇지 않다"고 답했지만 지난 밤 10시에 입국거부 결정을 받고 한국으로 출국조치되었다. 홍콩WTO 반대 시위 참가의 사실여부를 떠나 일본 출입국관리 당국이 참가자들에 대한 사전 정보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G8정상회담을 앞두고 입국거부조치가 이어지기 시작한 것은 6월 말. 6월 26일 교토에 입국해 집회에서 연대발언을 하기로 되어 있던 민주노총 소속의 활동가 1명이 입국을 거부당했고, 29일에는 'G8에 반대하는 사람들' 소속의 카라(필명)씨가 출국조치된 바 있다.

또,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입국했던 이진경(서울산업대), 고병권(연구공간 수유+너머) 등 연구자들도 공항에서 10시간 넘게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선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도 곤경에 처했다. 입국도중 촬영이 금지된 것을 모른채 공항 촬영을 하던 이 부위원장이 이를 제지하려던 경찰과 실갱이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게 폭력 및 공무집행 방해로 체포당해 현재 변호사를 대동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근선씨와 함께 입국하려던 나머지 4명도 이민국에서 조사 중에 있다. 그러나 관련 단체들은 단순한 실갱이를 확대해서 체포까지 이른 상황에 대해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 각지 활동가들도 줄줄이 장시간 억류, 입국거부 당해

한국인뿐만 아니라 G8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위해 일본에 입국하려던 세계 각지의 활동가들도 입국이 거부되거나 장기간 억류되었다. 홍콩의 독립미디어 활동가 3명이 공항에서 3일간 억류되었다가 석방되는가 하면, 일본에서 G8정상회담의 문제점을 알리는 강연회가 예정되어 있던 미국 출신의 저명한 사회운동가인 수전 조지도 입국을 거부당했다. 독일 활동가 1명도 27일 입국이 불허되었다.

한국에서 G8정상회담 반대 행동을 준비해왔던 'G8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29일 성명을 내고 "G8정상회담처럼 세계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모임에 대해 반대하는 활동은 모든 사람들의 정당한 권리이며, 나아가 지구 전체의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의무"라며 "G8에 반대하는 활도에 참가한 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탄압"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일본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번 사태가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탄압하려는 조치로 보고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NGO인 시민포럼은 성명을 준비중에 있으며, 변호사 단체인 와치(WATCH)에서도 대응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8정상회담은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와 함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확대하며 다국적 기업만의 이익을 옹호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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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 G8정상회담 반대 , 훗카이도 , 삿뽀로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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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만

    이의신청 준비 중이라...ㅉㅉ 그럼 법대로 하는거 잖아
    왜 있잖아 법대로 하지말고 깡다구로 하는거..
    거기서도 그거 함 해봐ㅋㅋ 그리고 졸라게 맞고와
    똥개처럼 안방에서만 짖지 말고

  • 불*만

    지랄하네 어이 불만씨! 진짜 불만 있으면 한판뜨자, 댓글달면서 지랄하지 말고 서울시청광장 한 가운데서 맞장 한 번 어때, 자신없으며 너나 똥개처럼 댓글이나 달면서 짖지 말고 아가리 닥치고 자빠져 잠이나 처 주무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