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라디오'에 네티즌 냉소

이 대통령 첫 라디오 연설에 국민 반응 무관심, 야당은 혹평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13일) 오전 첫 라디오 연설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를 KBS라디오를 통해 방송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참 힘드시죠?"라는 말로 시작한 이 라디오 연설에서 "IMF 위기 때의 고통을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문을 닫아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된다고 다짐하곤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미래는 여전히 밝다"면서 "신뢰야말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여건"이라 강조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어려울 때 오히려 투자해야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국민들에 대해서는 "에너지 절약"과 "국내에서의 소비를 늘려줄 것"을 주문했다.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라디오 연설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이미 '국민과의 대화'까지 진행한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라디오 연설'을 통해 경제 위기 극복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라디오 연설을 들은 이들 사이에서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라디오 첫 연설을 듣고'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긴 김봉순 씨는 "8분 13초의 시간을 투자했지만 연설의 목적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며 "이젠 더 이상 대통령 연설이나 어떤 방법으로도 경제를 잡을 수 없고 이 난국 수습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라디오 첫 연설은 국민을 얕본 답답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두번째 연설은 안 하시는 것이 지탄을 안 받는 길일 것"이라고 적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정치토론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 '정신차려'는 "BBK 동영상도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화면도 안 나오는 라디오 담화를 어느 국민이 믿겠나"라고 꼬집었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담화와 관련한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국민 의견을 받고 있지만, 연설이 방송된 오늘 오후 2시 30분 현재 50개도 안되는 의견글만이 올라오는 등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당초 이 라디오 연설을 MBC 등 타 방송사에서도 내보내려 했으나, 방송일 전날 MBC가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KBS 라디오를 통해 연설을 내보냈다. 청와대는 매주 진행하려 했던 라디오 연설을 격주 1회 혹은 월 1회 방송하는 방안으로 검토 중이다.

"반성 없는 연설... 경제팀부터 경질해야" 야당 혹평

이명박 대통령의 첫 라디오 연설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나, 야당의 반응은 정반대다.

한나라당은 오늘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며 "해외 소비를 줄이고 국내 소비를 늘려 달라는 명확한 생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고 칭찬했다. 아울러 "첫 라디오 연설을 계기로 여야 정치권과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을 빌어 재차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늘 브리핑에서 "신뢰야말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말은 옳은 말씀이나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강만수 경제팀의 경질과 경제정책 쇄신이 담보돼야 한다"면서 "현재의 경제적 위기상황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이 우선시되지 않으면 국민과의 소통은 요원하다"고 비판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반성이 생략된 채 감성에만 호소한 알맹이 없는 신변잡기'라고, 진보신당도 논평에서 '변명과 훈시로 가득찬 노변괴담'이었다고 각각 혹평했다.

이명박 대통령 첫 라디오 연설 전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참 힘드시죠. 저 역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또 무슨 우울한 소식이 없는가 걱정이 앞섭니다. 엊그제 문득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굳이 말씀드리기가 무엇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었습니다마는 제 아버지의 이야깁니다. 저의 아버지는 한 때 조그만 회사의, 요즘 말로는 경비라고 합니다만 수위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아버지께서는 늘 "회사가 넘어가면 안 되는데..."하면서 걱정을 하시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그걸 보면서 "회사에서 큰 직책을 맡은 것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회사 걱정을 하실까..."하며 마뜩찮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 회사는 문을 닫았고, 아버지는 일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월급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니까 안 그래도 어렵던 살림살이가 더욱 쪼그라들고 말았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아버지가 왜 회사 걱정을 그토록 하셨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의 중소기업이라도 무너지면 그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될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어느 누구보다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IMF 위기 때 부도 기업이 5만 8천개였고, 실업자 수가 무려 149만명에 달했습니다. 그 고통을 우리는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다짐하곤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문을 닫아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된다' 이렇게 말입니다. 특히 조금만 도와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일은 여전히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이곳저곳 다녀보면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경제, 언제쯤 나아지겠나.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요즘에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내년도 성장률을 미국이 0.1%, 유럽이 0.6% , 일본도 0.5%, 선진국들이 모두 0%대로 잡고 있는데 우리도 내년까지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세계 경제는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우리만 독야청청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지금 어렵긴 하지만 IMF 외환 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외환보유고는 2천4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이 돈도 모두 즉시 쓸 수 있는 돈입니다. 1997년에 비하면 스물 일곱 배나 많습니다. 금년 4.4분기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어려운 조건에서도 작년보다 20% 이상 많은 수출을 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저는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도 몰라보게 튼튼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경험과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서로 믿지 못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을 쫓다 허둥대면 우리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길게 보고, 크게 보고,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신뢰야말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입니다. 정부부터 신중하게 대처하고, 국민 여러분께 있는 사실 그대로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리겠습니다. 지금 정부는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경제상황을 일일 점검하면서 적절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인 정책공조가 중요한 때이므로 4강과의 협력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름길은 기업과 금융기관, 정치권, 그리고 소비자인 국민 모두가 서로 믿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기업은 오늘을 대처하면서도 내일을 보고 경영해야 합니다. 어려울 때 오히려 투자해야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투자를 통해서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드는 기업이 애국자입니다.

석유파동 때 저도 기업인으로서 힘든 경험을 했습니다. 그 때 멀쩡한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구할 수가 없어서 고리의 사채로 연명하고 그나마 돈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금융위기 때는 회사가 제품을 못 팔아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서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두고 흑자도산이라고 합니다.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게 평소의 제 소신입니다. 조금만 도와주면 살릴 수 있는 기업은 금융기관이 이럴 때 적극적으로 나서주어야 합니다.

저는 야당 지도자들과도 몇 차례 만났습니다. 모두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적극 협력하자고 뜻을 같이 한 데 대해서 저는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출범 이후 지난 7개월 동안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약 600여개의 법안을 열심히 마련했습니다.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빨리 처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들께서도 힘을 모아주십시오. 지난 해 우리나라의 원유수입액이 600억 달러였습니다. 올해는 약 1천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려 500억 달러가 기름 값으로 더 빠져 나가는 것입니다. 금년도 경상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 내외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렵긴 하지만 에너지를 10%만 절약할 수 있다면 경상수지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국민 여러분께서는 해외소비는 좀 줄여주시고 국내에서의 소비를 늘려주십시오. 그렇게만 해도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아침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저의 첫 라디오 방송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좀 큰 주제를 가지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앞으로는 작더라도 생활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말씀 드릴까 합니다. 또한 국민의 목소리도 더 많이 듣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이 아침 가슴을 활짝 펴고 한 주를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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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 KBS , 라디오 , bbk , 이명박 , 라디오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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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이종도

    무식함에 희망이 안보여..라디오 담화

  • 지나가는객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는 한나라당인사들아....희망은 무슨...아직도 안이한생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도 못하는 대통령때문에 절망적이란건 알고들있는지 묻고싶다.

  • 아이쿠

    거꾸로 들으면 딱 맞는다는

  • 쥐잡이

    희망이 있기는 있지 하루 하루 쥐박이의 임기가 줄어가고 있다는 희망...

  • OMG

    해외 소비줄이고 에네지를 아껴 주세요??
    뭥미 이거.
    몇몇 기업 잘보이고자 환율 정책 그따위로 써서 국민들 대부분 안습만들고, 어디다가 떠넘기는거냐
    무엇부터 잘못 된건지 제대로 좀 봐라

  • 아가와

    경제를 살려 보겠다는 마음은 하나입니다,하지만 국민들은 모두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데 ...정책을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정치는 안바뀌고 국민에게 요구하는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 답답허다

    진짜내가오늘라디오듣고
    분통이터졌다
    아침부터 기분거지됏다아조
    현혹된말로사람꼬시고 뒷통수치지좀마라쥐박아

  • 신동훈

    ㅋㅋㅋ 인터넷 죽이고 라디오 담화라니....
    잼있당....좀있으면 대한뉘우스정도로 발전할까?

  • 아니 대체 왜 맨날 자기 있던일 얘긴데.. 이제 아빠 얘기까지?? 우리는 이 집안의 역사를 다 알게될듯, 그게 진짜던 가짜던 말이지.. 미래에 대한 그리고 우리가 궁금한 얘기를 제발 꺼내줌이 어떨런지,,

  • 평범네티즌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 될것을...
    듣는 사람들이 꼬여도 많이 꼬인듯 하다

  • 감생이

    초딩3이하만 희망을 느끼는가....

  • 개수작하네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도 몰라보게 튼튼해졌습니다" 라고 이넘아? 그게 바로 네가 잃어버린 10년이란 시간속에서 힘들게만들어진것이다. 너는 그걸 다 깨 부셔셔 니 주머니에 쳐넣고 싶은거지?

  • 춘양촌놈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에 속아 대통령을 만들어 줬는데..이젠 한번 속지 두번 속지는 않는다..한번 재미를 보더니만 매번 위기때 마다 써먹을 려고하니..국민들도 이젠 이말에 식상하다 못해 노이로제 걸리겠다. 오히려 시대에 뒤 덜어진 정책으로 그나마 조금 살아있는 경제도 죽이고 있으니..한숨만..잘못된 국가정책을 바로 잡으라는 국민의 질책을 군사독재시절의 공안정국으로 잠재우려고 만하고..만사가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만 쓰고 있으니..갑갑

  • 허허...

    외양간 망가뜨려 놓고, 국민들한테 소 잡고 외양간 고치라는 격!

  • 비웃음

    흐유...이명박 볼 때마다....국민들에게 욕 먹을 것이 뻔한데, 저렇게 관심 받고 싶을까? 우리나라가 이명박 정권 시절에 경제가 발전하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 bar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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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쥐먹이

    제발 교육에도 힘써주세요 말도안돼는 시험이다뭐다 해서 힘빼지마시고.. 경제,교육 학생들 등이 휩니다

  • 이승엽

    조금 그러한 것도 어느정도 있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습니다 라는 큰 주제를 주고 있는 것이 안보인지 참 모른다는것을 떳떳히 밝히는 무식이 아름다운 사회를 보여준다.

  • 너나잘해

    정말 싫습니다...
    티브이 보는것도 고통인데... 이제는 라디오까지...
    싫다는데 왜 그렇게 따라다니지요?
    이젠 벽면수행 할까봐요.ㅠㅠ

  • 꼴도보기싫다

    무슨 말이 필요? 이름 그대로임... 아 저 양반 임기 언제 끝나나...

  • dreamst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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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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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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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f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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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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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천환

    대통령후보등록서류에 "전과기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경정신과 검진기록""이 첨부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낌니다.
    대통령자리는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 r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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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ze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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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출근길 버스 안. 라디오를 틀어놓던 버스기사님이 대통령 연설이 나온다니까 바로 다른 주파수로 돌리더군요. 그리고 그 모습에 승객들도 공감한다는 표정.
    현재 민심이 이렇다는 걸 청와대는 아려는지요.

  • 소피스트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하고 만수는 잘하고 있으니 니들만 잘하면 된다라는 소리군....

  • comkid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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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

    70년대도 아니고 이런 방송하실 시간에 나라 살림에 대해 한번더 고민하심이 좋을듯합니다. 글고 일방적인 연설보다는 서로 대화가 오가는 방법이 21세기형이 아닐까요? 20세기에 공부하시고 사회생활전념하셔서 그런건가요? 시간의 흐름에 적응해주심이 벽보고 이야기하시는 것보다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