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 해고 노동자, 공장 점거

'세금으로 살린 월스리트가 노동자 목 죈다' 비난

증가하고 있는 미국 실업률이 각종 기록을 갱신하는 가운데, 시카고의 한 건축자재 공장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하고 싸움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리퍼블릭 윈도 앤드 도어스' 건축자재 공장 260여 명의 노동자들은 공장을 점거했다. 회사가 갑자기 해고와 공장폐쇄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세금으로 살린 월 스트리트가 노동자 목 죈다

"공장을 폐쇄하려면 노동법에 따라 60일 전에 통보해야 한다"고 리히 프리드 전미전기노조(UEW) 조직 담당자는 설명했다. 이들은 해고수당과 휴가수당을 요구하며 회사를 계속 운영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리히 프리드 조직 담당자는 에이피(AP)와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속에서 회사가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했고, 채권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회사재정 악화를 우려해 임금 지급에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리히 프리드는 에이피(AP)와 인터뷰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미국 정부로부터 2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그런 조치를 취할 자격이 있냐"고 반문했다.

시카고의 팀스터노조 743지부 위원장 리차드 버그는 "이 구제금융이 부끄럽다. 만약 이 구제금융이 어디론가 흘러야 한다면, 이 나라의 노동자들에게로 가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생존을 외면한채 월 스트리트 살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비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 기업 노동자들에게는 자신들이 질 금융적 책임이 없다고 6일 에이피(AP)에 전했다.

노동자들은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금융권을 비난하며 "당신들은 구제받았고, 우리는 처분당했다.(You've got bailed out, we've got sold out)"는 선전물 붙여 놓고 농성중이다.

신기록 갱신 美 실업률...다시 등장한 점거농성

13년간 이 공장에서 일한 블랜카 퓬스는 해고수당이라도 받지 않으면 가족들이 먹고 살수 없고, 집도 처분해야 한다며 딱한 사정을 스페인어로 에이피(AP)에 호소했다. 이 공장 대부분 노동자들은 히스패닉계다.

리히 프리드는 이번 점거농성을 1930년대 있었던 지엠(GM)노동자들의 싸움에 빗댔다. 리히 프리드는 "1930년대 이후 하지 않았던 일을 하고 있다"며 1930년대 당시 지엠(GM)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이후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의 싸움이 확산되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미 노동부는 지난 달 53만 3천명이 일자리를 잃어 실업률이 6.7퍼센트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월간 실업률은 10월 6.5퍼센트에서 다시 0.2% 상승한 것으로 실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월간 실직자 수는 1974년 12월 한 달간 60만 2천명이 실직한 후 34년 만에 최대이며 실업률은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5일 지난 한 주 적어도 3만 3천명이 실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160대 기업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지난 4일 60퍼센트 이상의 기업인들이 감원을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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