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사회주의노동자정당 언론법 논평 씁쓸

두 정치세력은 '사회적 논의' 방안 제시해야

언론관계법 공방 2라운드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100일 이내 논의와 표결처리’ 합의로 싱겁게 끝이 났다. 언론관계법의 심각한 내용으로 미루어본다면 여야 간 이전투구를 해도 한참을 더 해야 할 텐데 뜻밖이다. 직후 언론노조가 발표한 입장 대로라면 이제 100일 후에는 표결처리에 임하는 여야와 이에 반대하는 미디어 주체간 직접 대립이 불가피하겠다.

중재안은 2일 오전 김형오 국회의장이 던졌다. 김 의장의 중재안은 언론관계법 중 민감한 법안을 국회 문방위 산하에 여야 동수로 참여하는 '사회적 의견 수렴기구'에서 4개월간 논의한 뒤 국회법에 따라 처리하자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이 반발하고, 민주당이 ‘4개월’을 ‘100일’로, ‘국회법에 따라 처리’를 ‘표결처리’로 하겠다며 물러서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합의에 따르면 사회적 논의기구는 3월초에 여야 동수의 추천을 받은 위원들로 구성된다. 여야 정치인 외 언론학계와 언론사회단체 인사의 참여도 어떤 형태로든 구색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언론관계법은 법안 통과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로 미루어 범국민적,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사회적 공론화는 배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 점에서 직권상정과 표결 강행 대신 ‘사회적 논의’의 계기를 갖기로 합의한 것 자체는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100일이란 제한된 시간과 표결처리라는 전제, 그리고 문방위 산하에 설치한다는 사회적 논의기구의 구성과 운영으로 ‘사회적 논의의 사회적 합의’를 원만히 이루어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언론노조는 성명에서 “사회적 합의기구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단 100일 동안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 합의로 한나라당은 앞으로 백일의 시간만 보내면 6월 국회에서 표결처리를 강행할 명분을 얻었다”며 개탄했다.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은 미디어의 산업적 측면과 공공성의 측면을 다루되 전자의 강화와 후자의 후퇴를 뚜렷이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회 문방위에서 여야 동수의 논의기구 구성과 논의는 법안의 표결처리를 전제한 정치적 조율 과정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책임있는 사회적 논의를 하려면 미디어 주체들의 참여 속에 사회적 논의기구의 성격과 구성, 운영, 합의에 대한 사회적 통제 등을 가닥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진보신당.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비모임 '대안의 미디어' 의제 끌어내야

오늘 여야 합의 발표 후 진보신당과 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비모임이 밝힌 입장은 그런 뜻에서 적잖게 안타깝다.

진보신당은 “미디어법 논의를 위한 기구 구성에 착수하는 것이다. 시한이 그다지 길지 않으므로, 곧바로 착수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민주적으로 구성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비모임은 “미디어악법 폐기 투쟁은 국회 내의 법안 문제를 넘어서 미디어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주체들의 논의가 ‘미디어 독립성과 공공성 보장을 위한’ 사회적 통제방안을 설계하는 논의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 이야기이지만 보다 책임있는 정치세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진보신당은 민주적 구성 방안과 논의 계획을, 준비모임은 사회적 통제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계획과 내용 없는 정치적 입장 표명은 정치조직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늦은감 없지 않지만 이미 제도권 여야 차원의 문제로 깊숙이 빠져있는 ‘언론관계법’의 뒤통수를 쳐서라도 ‘대안의 미디어’ 의제로 형질전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듯이, 두 정치세력은 지금까지 미디어공공성을 위해 노력해온 미디어운동 주체들과 교감조차 제대로 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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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 미디어 , 미디어공공성 , 사회주의노동자정당 , 언론관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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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주 기자님!!! 진보신당과 사노정 이 두 단체 안티가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제대로 물었네요..^.^**......

  • 독자

    안티가 아니라...안타까웠겠지......과연..미디어악법저지가 이닌..협의기구에 들어가서 뭘 하겠다는 건지....

  • 독자2

    유기자님. 지금 미디어법을 저들 맘대로 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구체적인 우리의 방안이 없어서의 문제일까요?? 방안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알듯이 라는 표현 참. 기사같지 않은 표현이네요..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얘기하든가 아니면 본인 속으로 생각하던가 하는 게 맞지 않나요???

  • ㅋㅋㅋ

    유영주 기자님 팬될래요~~^^

  • 노동자

    독자2님 모든 기사에는 기자의 생각이 들어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생각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것일 때만이 의미있겠지만요, 그런 뜻에서 유영주 기자님의 의견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 독자

    사회주의노동자정당 준비모임의 논평은 '사회적 논의를 말하기 전에 악법 폐기가 먼저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제되지 않고 '표결처리를 전제로 하는 사회적 논의'는 여야의 정치적 정쟁거리로 전락할수밖에 없다는 것이 입장이었습니다.

    유기자님. 정말 기사 똑바로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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