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몇 개 죽이려고 나라 법 개정이라니

“한국노총 협상, 4자 야합에 노동관료의 사기극”

민주노총이 복수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를 놓고 한국노총, 정부, 경총, 한나라당이 벌이는 협상을 4자 야합에다 출세욕에 눈먼 노동관료들의 사기극이라고 규정하고 협상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노조는 국익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천부적 인권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 차원의 문제”라며 “지금도 노조설립 자유마저 복수노조 금지조항에 묶여 신음하는 노동자들이 존재하는데 이 천부적 권리를 기득권을 가진 노동조합이 가로막는 것은 비열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30일 한국노총이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입장을 선회하자 4자 대표들은 복수노조 허용 3년 유예, 전임자 임금 규모별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복수노조 허용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국제적 기준이다. 정부 입장은 그동안 복수노조 허용 즉각 시행을 전제로 교섭창구 단일화만을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30일 담화문에서 복수노조 전면 허용에서 복수노조 허용을 부정하는 듯한 입장으로 180도 돌아섰다. 실제 한국노총 소속 일부 사업장은 이번 총파업 찬반 투표 과정에서 ‘복수노조’ 반대를 걸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노총이 복수노조 문제를 물러선 것은 조직 내 일부의 반발을 잠재우면서도 전임자 임금 문제를 좀 더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할 수 있다는 일종의 맞바꾸기라는 지적이 크다.

게다가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내년 법 시행 시에는 조합원 1만 명 이상 사업장부터 우선 시행하고 1만 명 미만 사업장은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만 명 이상 사업장은 민주노총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특히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속한 현대, 기아, GM대우 자동차 3사가 모두 1만 명 이상 사업장으로 금속노조의 주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노사관계에서 이들 사업장은 전임자 임금 문제를 가지고 파업을 한 적이 없다”면서 “임금 금지로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면 정부와 사용자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유기 위원장은 “어떻게 노동조합 6-7개를 잡으려고 한 나라의 법 개정을 추진하느냐”면서 “실제 전임자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금지를 강행해도 현장 정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기 위원장은 “당장 현대자동차도 대의원대회가 진행 중이고 특별결의도 나올 수 있다”면서 “임금지급 금지가 강행되어 1월 급여를 안 주면 노사관계가 파국을 맞고 금속노조 2010년 결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무너지고 주저앉아 사실상 연대와 공조는 끝났다”면서 “한나라당, 경총, 한국노총, 정부의 4자 교섭이 어느 수준에서 타결될지 알 수는 없지만 노동3권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규 위원장은 “전임자임금은 노사자율에 맡기는 것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마치 조합원 이 많으면 여유가 있고, 적으면 봐주는 식의 분리는 노동조합 조직이 할 수 없는 사고”라며 “한국노총 지도부는 자본과 정권에 속지 말고 다시 노동자 편으로 돌아오라”고 비난했다.

임 위원장은 철도 파업을 두고서는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했지만 불법이라는 증거를 잡지 못했다”면 “정부가 성실한 교섭 자세를 보이면 철도노조에 파업 일시 중단도 권고할 수 있지만 정부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파업은 공고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민주노총은 현 정권의 노조탄압이 단순히 반노조적 이념에서만 시작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4대강에 쏟아 넣고 그 이익은 재벌귀족이 다 챙겨가는 정책 때문이라고 봤다. 따라서 4대강사업. 세종시 문제, 용산참사 등의 해결과 연동하여 현 정권 심판투쟁을 선언했다.

또 12월 12일 공무원, 공공부문과 함께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16일에는 1만 상경투쟁을 진행한다.

임성규 위원장은 “연말의 추울 때 파업도 없이 1만 명을 서울에 올리는 것은 쉽지 않지만 확실히 조직이 된다면 바로 총파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투쟁은 96-97년 총파업 당시와 같은 사안이라 완강한 투쟁이 내년 투쟁으로까지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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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 전임자 , 복수노조 , 민주노총 , 4자 야합 , 노동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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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돌핀

    맞습니다. 동참 가능

  • 안드레아스 바더 사령관

    이명박 자본재벌 정권을 몰아내자!
    "호화 친일매국노의 집 여러 채 불지르는 것은 정치행위다!"라는 정치 전면전 정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