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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비정규직’ 말만 바꾼다

“실제 착취수단인데 용어만 바꾸는 건 기만”

김용욱 기자 2010.02.05 12:22

노동부는 5일 “어렵거나 부정적인 어감의 정책용어를 쉽고 친근한 용어로 바꾼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노동부 용어 개선 추진에 어려운 용어 외에도 ‘비정규직’, ‘중간착취 금지’라는 용어도 들어있어 노동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노동부는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속하지 않는 계약직, 일용직, 임시직등의 고용형태를 의미하나 ‘정규직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집단’이라는 부정적 가치 확산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간착취 금지’라는 용어를 두고는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8조)”며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 담겼으나 ‘착취’라는 용어로 인해 부정적 어감을 내포한다”고 풀이했다.

노동부는 “정책 및 법령 용어 중 난해하고 낯선 용어들이 정책에 대한 인지도 및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노동계는 노동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노동시장에서 착취수단으로 비정규직이 쓰이고 있는데도 단어나 용어 바꾸기로 감추겠다는 조삼모사식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용어인데도 노동부는 이전부터 노동시장 자체가 변하면서 노동도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다는 필연성 때문에 ‘비정형’ 개념으로 하려고 했다”면서 “그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려면 그에 맞게 불이익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봉 대변인은 “실제 비정규직을 노동착취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착취의 본질을 용어만 바꾸는 식으로 감추려는 것은 기만”이라며 “실제 차별을 없애고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진 전국 불안정노동 철폐연대 대표도 “이미 2000년도에도 노동부가 ‘비정형 근로자’라는 단어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비정규직이 스스로를 그렇게 규정하고 투쟁하면서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대세가 돼서 노동부 가 손을 대지 못했다”고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김혜진 대표는 “노동부가 다시 용어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은 비정규직이 정상적인 고용형태라며 앞으로 계속 갈 수밖에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비정규직 법 개정도 마치 정상적인 고용인 것처럼 간주하려는 시도였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중간착취’문제도 파견문제와 연관이 있는데 파견법을 통해 더욱 파견을 확대해 나타나는 문제를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작년 10월부터 정비 대상 용어 107개를 우선 선정했고 보다 많은 용어 발굴 및 대체어 개발을 위해 오는 3월부터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연구 결과물을 토대로, 사용 가능한 대체어는 즉시 반영하여 사용하고 법령 개정을 요하는 용어는 우선 사용하다가 법령을 개정하는 등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영희 전 노동부 장관도 작년 7월 초 비정규직법이 시행되자 한 라디오 회견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비정규직이라는 말을 바꾸자”고 말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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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노동부 / 비정형 / 중간착취 / 용어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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