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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노조를 포기하라 합니다”

[금속노동자] 재벌그룹의 ‘도박’에 얼어버린 금호타이어 현장

김상민(금속노조 선전부장) 2010.02.08 00:12

설 연휴가 코앞이지만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마음은 어둡고 침울하다. 회사가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간데다 작년 12월부터 임금마저 체불됐기 때문이다. “현장 분위기가 꽁꽁 얼어 있습니다. 이번 달이 고비에요” 지난 3일 최광수(가명, 44)씨는 설 연휴가 있는 2월에도 임금이 안 나오면 상황이 더 심각해 질 거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은 5년 전 회사에서 단체로 들었던 보험금을 탈 수 있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개인적으로 들어 둔 보험이나 적금을 해약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  금호타이어 한 조합원이 작업준비를 하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동자 편집국장]

이날 오전, 언론들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1천억 원의 신규자금지원을 추진하기로 해 체불된 임금이 설날 전에 지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부분 ‘노사동의서’가 그 전제라는 사실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채권단 요구를 조건 없이 수용할 것’과 ‘워크아웃 졸업 시까지 생산에 차질을 주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노조가 약속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받아야 할 노동의 대가와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강제로 바꾸는 상황에 직면한 것.

임금 받으려면 노동3권 포기하라?

“억울하지요. 지네들이 욕심 부려 돈놀이 하다 이 꼴 만들어 놓고 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우리한테 이러는지…” 현장에서 만난 김영진(가명, 42)씨는 억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조합원들의 마음 역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억울함은 분노로 발전하고, 분노가 조직적으로 모이면 투쟁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워크아웃’이라는 조건은 이 과정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일단 회사가 살아남고 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논리에 저마다 갇혀 버리기 때문.

워크아웃은 회사가 부도 위험에 처할 경우 채권자로부터 채무유예, 추가자금 지원 등 금융적 도움을 받는 대신 채권자가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수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회사의 ‘명줄’을 쥐고 있는 채권자들은 보통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게 되며 이로인해 정리해고 등 노동자의 희생이 잇따르곤 한다.

▲  금호타이어지회 고광석 지회장. [신동준 금속노동자 편집국장]

이렇다보니 금호타이어지회(지회장 고광석)도 고민이 많다. 고 지회장은 “노사 간 자구안을 합의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했다”며 사측이 제기한 조기 임단협 교섭을 수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채권단이 구조조정안을 내 놓기 전에 노사가 자구책을 미리 합의해 채권단을 설득시켜보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에 따라 통상 4월부터 시작되는 임단협을 2월로 앞당기게 된 것. 하지만 고 지회장은 노사동의서 체결과 관련해서도 “자금지원과 워크아웃 MOU 체결의 전제조건인 만큼 쉽게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지회는 3, 4일에 열기로 했던 조합원 설명회와 교육도 취소했다. 조합원들마저 양보 없이 싸워야 한다는 입장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사실상 의견이 분분한 상태.

결국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위기에 맞서 하나로 의지를 모아내기 위한 지혜가 절박해 보인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현장 조합원들은 이번 정리해고를 ‘진짜’라고 인식하는 분위기가 크다.

많은 조합원들이 지난해 추진된 정리해고는 회사가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한 협박용이라 여겼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임금동결, 복지축소 등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고 지회를 압박했고, 결국 지회가 대부분의 요구를 받아들이자 정리해고는 철회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두고 한편에서는 노동조합이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반발해 조합원간에 의견차이가 심하게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해고’를 둘러싼 이해관계는 노동자간에 관계마저 갈라놓는다. 지난해 정리해고 대상자이기도 했던 최광수 씨는 “작년에 명단이 발표되자 대상자와 비대상자의 관계가 어색해졌었다”며 “겨우 회복돼가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현장 분위기는 또 꽁꽁 얼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경제 위기와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조합원들이 솔직히 위축된 면이 있다”며 “쌍용차 투쟁을 보면서 그토록 치열하게 투쟁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겁먹기도 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장 분위기 꽁꽁 얼어버렸다”

이러자 회사는 이 같은 현장 정서를 철저히 파고들어왔다. 정작 사태의 주범인 회사가 오히려 기세등등한 상황이 되고 있는 것.

“워크아웃을 투쟁으로 극복한 회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3일 사측 교섭대표위원인 황동진 부사장 명의로 현장에 공고된 ‘임단협 자구계획 및 노사동의서 관련 회사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회사는 이 처럼 노골적으로 노동자들을 협박해 왔다. 이미 회사는 지난 1일 임단협 상견례 자리에서 △해고 371명, 도급화 1006명 △임금 20% 삭감 및 정기호봉승급 동결 △단체협약 개악 등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회사는 자료를 통해서도 워크아웃 사례로 대우차와 쌍용차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경영상해고에 대응하여 강력히 투쟁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득보다 희생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들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불안감을 교묘히 자극하고 있었다.

▲  금호타이어 워크아웃에 따른 구조조정이 임박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 조합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동자 편집국장]

심지어 회사는 현 사태의 원인마저 노동자에게 덮어씌우려 하고 있었다. 지난 1일 회사는 사측제시안 문서를 통해 “지난해 우리가 노사 간의 마찰로 지체하는 동안 국내 경쟁사는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며 마치 노동조합 때문에 금호타이어의 위기가 초래된 것처럼 주장하기도 했다.

워크아웃, 노조 탄압의 보검처럼 휘둘러

“회사가 노동조합 때문에 맘대로 못했던 것을 이번 기회에 모조리 제시한 것 같습니다”
고 지회장이 사측의 임단협 요구안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인원감축과 임금삭감 외에도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회사는 금호타이어지회가 투쟁을 통해 정규직화했던 직무를 다시 비정규직으로 되돌리는 계획을 내 놓았다. 또한 기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 총 38개 항목에 대해 후퇴시키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연월차 축소 및 폐지와 복리후생 축소 외에도 △각종 조합활동 제한 △징계 절차 개악 △해고 제한 약화 등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고 회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징계, 해고 등을 노조의 방해 없이 마음대로 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 한마디로 노동3권을 포기하라는 것이었으며, 이는 노조이길 포기하라는 뜻으로도 들린다.

과연 워크아웃을 노조 탄압의 보검처럼 휘두르는 회사태도를 그냥 지켜만 볼 것인가. 결국 투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 지회장은 “회사가 제시한 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설 연휴 전까지는 대시민 선전전과 정치적 노력을 통해 회사를 압박하겠지만, 회사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너무 막나간다…투쟁 불가피”

조합원들 역시 회사가 정리해고를 고집할 경우 싸움을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김영진씨는 “조합원들이 많이 불안해한다”며 “다들 노동조합이 다른 건 양보해도 고용만큼은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년 근속의 최광수 씨는 “투쟁 수위나 방법을 두고 현장에서 갈등과 혼란이 많은 현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조합이 한번 결정하면 최선을 다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자랑스러운 금호타이어지회의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위기가 닥친 만큼 탄탄하기로 유명한 금호타이어지회의 조직력이 다시금 발휘되지 않겠냐는 희망도 덧붙였다.

워크아웃이라는 경영위기 상황이 오히려 자본의 노조 탄압 무기가 되듯, 일방적인 정리해고와 노조 탄압이 역설적으로 투쟁과 단결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투쟁수위와 방법을 둘러싼 ‘차이’를 통합해낼 지혜와 함께, 단결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노동조합 생리의 힘이 절실하다.

잘 나가던 금호타이어가 왜 갑자기?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듯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사태는 금호그룹이 무리하게 대우 건설을 인수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금호그룹은 2006년 부동산 가격 상승만을 믿고 건설업계 1위였던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당시 금호그룹은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3조5천억원을 대출받으면서 2009년 말 주식가격이 31,500원이 안되면 차액을 보존해 준다는 ‘풋백 옵션’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대우건설 주가는 12,000원으로 떨어졌고, 금호그룹은 4조 2천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결국 금호그룹은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금호타이어는 그 희생양이 돼 워크아웃이 결정되게 된다. 그룹 경영진의 무책임한 도박성 투자가 원인인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국내 생산 물량 계획이 충분히 잡혀 있으며, 워크아웃 발표 이후에도 1월 중순까지 공장가동률 100%를 넘어설 정도로 건실한 기업이다. 하지만 현재는 노동자의 파업이나 태업이 아닌, 채권단이 자금지원 지연으로 원재료 공급이 안 돼 생산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지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노동자와 지역시민들의 생존을 볼모로 노동자만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민주노총 광주본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전농 광주전남연맹, 광주전남 청년단체협의회 등 5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산업은행 광주지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와 신중한 판단없이 자금을 빌려준 산업은행이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며 공동대응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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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타 선봉대
2010.02.08 16:36
감사합니다.
뭐냐?
2010.02.08 17:44
잘읽었냐고?
결국 투쟁하자는거 아니냐?
그래....고광석 너살자고
다른사람들 다 죽여라..
니미랄~~~
아웃
2010.02.09 13:51
왜 내탓이라고는 못하는지... 투쟁이라.. 쌍용차처럼 만신창이가되었다가 기억속에 사라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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