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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위험한 존재라 인식하는 사회

관련부처 조차 노동에 대한 이해 부족

김용욱 기자 2010.03.17 13:06

경찰이 흉악범 수배전단지 인상착의를 ‘노동자 풍’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우리사회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들은 노동자 비하가 아닌 일당, 잡부 등 육체노동을 하는 블루칼라 노동자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흉악범 수배전단지가 불러올 효과에 대해선 전혀 고민이 없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당시 노동자들은 민주화 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다. 노조 활동가는 사회적인 존경을 받았고 우리사회의 건강한 비판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수배전단지 사례는 이런 노동자의 비판적인 역할을 축소시키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  2008년 11월 과천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 용의자 전단지를 방영한 KBS화면캡쳐

배경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노동자 풍’ 전단지 인상착의를 두고 “부당한 고정관념”이라며 “흉악범을 ‘노동자 풍’으로 설명하는 것은 노동자는 거칠고 공격적이며 개념이 없는 위험한 존재라는 이미지를 반복재생산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떤 범죄자가 노동자라는 등식’이 부당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배경내 활동가는 “모든 약자 집단은 주류사회가 부과한 집단적으로 대상화된 이미지가 있는데 예를 들면 ‘성소수자는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식’”이라며 “어떤 집단을 위험 집단인 것처럼 부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그 집단의 권리뿐만 아니라 다른 집단의 권리에도 부정적인 심리적 장벽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며 투쟁을 하면 위험한 집단이 이기적인 요구를 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노동을 천시하고 범죄시하는 정부의 천박한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면서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승희 한국노총 부대변인도 “과거부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블루칼라 노동자를 지칭한 것 같지만 노동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노동부의 최근 행보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정승희 부대변인은 “노동부가 최근 고용노동부로 이름을 바꾸려는 것도 노동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 드러난 것”이라며 “노동자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제공할 중앙부처가 그런 노동 배제적인 생각을 하고 있으니 경찰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태그:
노동자 / 노동부 / 노동자 풍 / 범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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