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4만2천명 쟁의조정 신청, 파업예고

6월 7일부터 파업권 발동...노조법 시행 전 단체협약 갱신 목표

금속노조는 25일 오후 4시 임금인상-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중앙교섭과 지부집단교섭, 그리고 사업장 보충교섭 및 대각선교섭 등 각 교섭단위 의견불일치 내용을 모두 모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금속노조가 이날 조정신청을 넣은 곳은 1백 61개 사업장 4만 2천 명의 조합원에 해당한다. 금속노조는 25일 오후 2시부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해 6월 첫 주까지의 구체적인 파업전술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속노조 파업일정은 개정노동법 시행일인 7월 1일 전에 관련 요구안이 담긴 단체협약 갱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파업 집중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6월 7일부터 18일까지 12일 간을 총파업 집중투쟁시기로 정한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중앙교섭 타결을 이끌어내고 그 뒤 지부집단교섭과 사업장교섭 타결수순을 차례로 밟아 6월말까지 올 임금단체협상투쟁을 끝낸다는 목표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을 통해서는 최저임금인상을 비롯 비정규직 처우개선,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했고, 임금과 단체협약 갱신을 각 사업장에서 요구하고 있지만 노사 간 의견접근이 이루어진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중앙교섭에서 사용자 쪽은 최저임금은 인상 불가 입장이다. 사업장별로도 노조법과 5월 1일 강행처리된 타임오프 한도를 근거로 단체협약 ‘개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속노조는 올해 요구안으로 △노조전임자 처우 보장 등 노동기본권 보장 △금속산업최저임금 인상(월 1,076,770원) △신규채용 확대 등 고용창출 △사내하도급 제한과 사내하청 성과급 동일지급 △현행 퇴직금제도 유지 및 산별퇴직연금위원회 구성 △연 노동시간 2천7백 시간 제한 및 노동시간구좌제 등을 확정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제출한 상태다. 또 사업장별로는 △기본급 130,730원 인상(8.3%인상) △유사산 여성 유급휴가 등을 요구안을 지부별로 제출한 상태이며, △일방적 단협해지 금지 △중복휴일 유급 대체휴가 △성폭력 예방 △직장보육시설 및 방과후교실 설치 운영 등의 요구도 공통으로 제출했다. 자동차업종 노동자들에게 해당하는 공동요구로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실시 △국내외 생산 비율제 도입 △원하청 불공정거래 폐지 △원하청 성과공유제 도입 △산업정책 논의기구 구성 등을 담아 회사 쪽에 발송했다.

금속노조 중앙교섭은 금속노조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아래 사용자협의회)와 벌이는 교섭으로 현재 금속노조 관련 기업 중 1백 7개 사업장이 사용자협의회에 가입해 있고 해당 조합원 수는 2만 5천 여 명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사업장은 케피코, 현대모비스(창원), STX엔진, 에코프라스틱, KEC, 한국델파이, 한라공조, 한진중공업, 티센크루프E/L코리아, 덕양산업, 타타대우상용차, 위니아만도, 유성기업, 만도 등이다. 지부집단교섭은 금속노조 지역지부와 그 반대편인 지역 사용자들이 집단적으로 벌이는 이른바 ‘지역교섭’으로 모두 1백 25개 사업장 3만2천 여 명에 해당한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나 GM대우차, 두산그룹사 등 몇몇 대기업은 중앙교섭과 지부집단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사업장은 금속노조와 지역지부가 교섭권을 갖고 ‘대각선교섭’을 한다. 이날 쟁의조정신청에는 대각선교섭 단위인 두산중공업, S&T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제철(당진) 등 1만 여 명도 포함됐다.

금속노조는 올 3월 19일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 요청’을 산하 사업장에 일제히 보냈다. 중앙교섭은 같은 달 2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 7차까지 교섭을 진행했다. 지부집단교섭은 최대 9차까지 펼쳤으며, 사업장 보충교섭과 대각선교섭은 평균 7차까지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