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동자 상처 치유가 가장 먼저

77일 파업 1년, 구치소에서 만난 한상균 전 지부장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77일 파업 1년, 매각추진이 한창이다.

쌍용자동차와 매각주간사는 지난 5월 28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고 7개 업체의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6개 업체를 예비실사 적격자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상업체는 오는 7일부터 예비실사에 착수한다.

인수의향서는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 국내의 대우버스 최대주주인 영안모자, 사모펀드(PEF)인 서울인베스트, 르노ㆍ닛산얼라이언스 등이 제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당장에 쌍용차 사태로 죽은 노동자와 공장 밖으로 쫓겨난 노동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매각 추진의 전제조건은 숙련 노동자인 해고자들의 복직이라고 논평을 통해 전했다.

더불어 지금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 자본들이 과연 쌍용차 정상화의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쌍용차 사태는 사태유발 책임자인 한국정부와 산업은행 나서서 정상화하는 것이 답이라고 지적했다.

10개월째 구치소에 있는 한상균 전 지부장의 생각은 어떨까.

“노동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쌍용차 정상화에 대한 비전과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금융적인 부분으로만 판단해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노동자 상처 치유가 가장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쌍용자동차의 정상화는 그동안 훼손된 기업가치, 희생당한 노동자의 치료와 복원 같은 것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산업은행이 이제라도 쌍용차 경영을 책임져야 하며, 현 법정관리인과 경영진의 해임과 처벌, 상하이차의 형사상, 민사상 책임 역시 쌍용자동차 정상화를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들로 지적되고 있다.

  77일 파업 당시 한상균 전 지부장. 2009년 5월 22일 파업 돌입 날, 배낭을 메고 파업에 참가하기 위해 온 조합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지난 3일 접견을 통해 만난 한상균 전 지부장은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건강하다고 했다. 그리고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한 현 쌍용자동차 노조가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사측에게 대거 양보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안에 조직(노조)도 자주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측의 입장이 그대로 묻어난 것 같다. 대단히 안타깝지만 안에 있는 조직들만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그렇다.”며 여전히 노동자들이 단결해 싸울 것을 간절히 전했다.

자본의 철옹성 안에서는 관행상 시행해 오던 월차제도를 자동차 업계 최초로 폐지하고, 타임오프제를 시행키로 노사가 합의, 임금피크제 도입 등 일상적인 구조조정이 노조의 합의하에 진행되고 있다.

파업 1년.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이지만 1년 전이나 1년 후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것도 없다. 그들은 여전히 ‘해고는 살인이다’고 외치며, 쌍용자동차 사태의 주범인 정부, 산업은행을 비롯 경영책임자들이 노동자에게 경영의 책임을 돌리지 말고 그들이 책임질 것을 주장한다.

달라는 진 것은 매각을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 쌍용자동차 공장 안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나날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주가가 다시 상승하고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며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여전히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삶 자체에 대한 권리는 비어있다. 회사발전과 성장이란 이름하에.

3일 오전 재판에서 실형 1년을 선고 받은 한상균 전 지부장은 얼마나 더 감옥에 있을지 모른다. 다른 건으로 한상균 전 지부장을 비롯해 노조 간부 21명의 심리재판이 7일 열린다. 노조 간부 21명 재판에서 검사는 한 전 지부장에게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 전 지부장뿐만 아니라 다른 노조 간부들, 조합원들도 감옥에서 지옥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주장, 실천했다는 이유로. 한 전 지부장은 말한다.

“사법부는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상하이 자본에게는 국가가 면죄부를 주면서 노동자들에게는 탄압의 본보기로 삼으려고 하는 것인데, 이러한 사실에 대해 재판부가 눈감고 있다. 쌍용차 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고통은 진행 중이며, 해고 노동자들은 투쟁 중이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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