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 적용되는 당신의 삶

[포토뉴스] 누구나 최저임금 인상률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또 6월이 왔다. 청소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5-60대 가난한 여성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강남의 서울세관 건물 앞에 은박 돗자리를 깔고 앉는다. 이 건물엔 최저임금위원회가 있다. 본격적으로 날이 뜨거워지기 시작할 무렵이라 구호를 외치는 입으로 아스팔트 열기가 진하게 스며든다.


6월 29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농성시기도 항상 비슷하다. 이들이 해마다 요구하는 말이나 문장은 매년 같다. 문장 속 수치만 다르다. 노동계 내년 요구안은 시급 5180원으로 책정됐다. 작년엔 시급 4000원에서 110원 인상해, 올핸 4110원이 적용됐다.

이들은 대부분 여성연맹 조합원들로 주로 지하철 등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로 일한다. 몇 년째 이곳엔 이들이 도맡아 집회에 참석했다. 대부분 지하철 역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라 밤새 일하고도 집회에 참석하는 이가 많다. 뜨거운 여름 은박 돗자리 위에 앉아 구호를 외치다가 잠시 기댄 동료의 등은 편하기만 하다.

최저임금은 이들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기업체 기본급을 정할 때도 기준이 되지만 재난·사고 피해자나 사회변동 희생자, 서민, 사회적 약자 등에 정부가 돈을 지급할 때도 기준이 된다. 이렇게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활용하는 주요 법률은 14개, 사안별 제도는 20개로 모두 34개의 법제도에 적용된다.

고용보험법이나 사회보장기본법, 산업재해보상보호법 등과 같은 법의 적용은 당연하다. 전염병예방법은 예방접종을 하다 숨진 사람에게 월 최저임금의 240배를 일시에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도 특별재난으로 사망하면 월 최저임금의 240배를 지급한다. 형사소송법도 구금을 보상해야 할 때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해의 최저임금을 기준해 그 5배를 물도록 한다. 이외에도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정착금), 국군포로의 송환 및 대우 등에 관한 법률(포로가족 지원금), 북한 이탈 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정착금),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공로금) 등에도 최저임금이 기준이다.

최저임금 적용은 이렇듯 알게 모르게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의 고단한 농성에 빚을 졌다. 최저임금 ‘나만 아니면 된다’는 복불복적 생각에서 벗어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