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기관장 평가는 MB식 선진화 충성도 평가”

공공연구소 대안평가 추진...공공성 평가 지표 개발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200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두고 공공운수노조준비위원회가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오히려 공공기관을 망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공공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제고하기 보다는 정부의 선진화정책을 추진하는 수단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본연의 목표인 ‘공공서비스의 보편적 제공’ 과제는 사라지고, 효율성, 상업성, 노사관계 무력화가 핵심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준비위는 보도자료를 동해 정부 기관장 평가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대안평가 연구를 제시했다.

준비위는 2009년 공공기관 기관장 평가중 가장 중요한 기준이 정부 선진화 정책 이행 여부로 변질됐다고 봤다. 공공기관의 존립목적과 사회적 가치 등을 고려하지 않고 ‘MB식 선진화’ 이행실적을 통한 ‘충성여부 평가’가 됐다는 것이다.

이날 결과를 두고 준비위는“한국시설공단은 정부 선진화 정책인 현원 감축이 없는 등 정부 선진화․ 경영효율화 실적이 부진하다 이유로 ‘아주 미흡’ 평가를 받아 기관장 해임 조치를 당하게 됐다”며 “반면 평가 우수 사례인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각각 ‘불법파업에 대한 무관용 원칙 견지’, ‘직무성과 중심의 연봉제 도입’ 등 정부 정책의 모범적 실천을 근거로 지난 3월 공공기관 선진화 우수사례에 포함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준비위는 “작년 한국소비자원,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청소년수련원 등의 기관장 해임과 유사한 사유로 결국 기관장평가가 기관 고유 과제 평가가 아닌 정부의 선진화·경영효율화 이행 실적 여부가 결정적으로 좌우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준비위는 철도공사가 기관평가에서 C등급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기관장 평가는 전체 96개 공공기관 중 5개 기관만 선정된 우수등급을 받을 것을 두고 “이는 작년 11월 철도노조 파업에 강경대응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보인다”며 “철도공사의 파업유도 문건이 발견돼 물의까지 빚고,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등 공공기관장의 자질이 의심스런데도 가장 좋은 등급으로 평가받은 것은 기관장 평가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대안평가, 기존 경영평가방식에서 보면 근본적인 변화

이런 정부의 공공기관장 평가를 넘기 위해 준비위는 “현재는 대부분 효율성을 다루는 지표들만 존재하고, 공공성 내용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공공기관을 공공성이 아니라 효율성의 측면에서만 접근해왔음을 보여준다”며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대안평가틀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7일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대안평가틀 다루는 공공성을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제시했다.

사회공공연구소는 공공기관의 고유 목표로서 공공성을 ‘필수서비스의 보편적 접근성’으로 정의하고 △공공기관 요금의 사회성 △공공서비스 인프라의 보편성 △지속가능성 △공공재정 방안 등과 같은 평가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의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추계 평가와 공공기관의 사회책임 역할도 평가한다. 공준비위는 “대안평가틀은 효율성과 공공성을 각각 5:5로 가중치를 부여해 공공성을 사실상 평가대상으로 삼지 않는 기존 경영평가방식에서 보면 근본적인 변화”라며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공공기관의 역할이 규정되고 운영되어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연구는 공공서비스 이용자와 생산자를 대표하는 시민사회, 노동조합이 공공기관 혁신의 주체로 나서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고 소개했다.

이번 작업은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김주일 한국과학기술교육대 교수(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연구진 공동연구로 진행했다.
태그

공공기관 , 공공부문 선진화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