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비정규직지회, 주/야 공동파업출정식 일정 결정

"비정규직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8일 정오 현대차울산공장 1공장 의장부 종합휴게실에서 1공장 조합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를 조직하기 위해 비정규직지회 간부들과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은 1공장 라인 순회를 진행했다. 의장, 생관, 도장, 서열반까지 1시간 넘게 조합원이 있는 구석구석까지 직접 찾아가서 간담회 취지를 설명하며 참여를 호소했다.

한편 현대차 관리자들은 단협을 거론하며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의 라인 순회를 가로막기도 했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과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관리자들은 "지부 상집간부가 동행해야 하고,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막아섰지만 결국 라인 순회를 막지 못했다.

1공장 조합원 간담회에는 60여명의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은 "사측과 1공장사업부위원회가 모듈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때 우리가 '내 공정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곧장 공장 밖으로 쫓겨난다. 기본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 정규직 조합원들이 원하청 총고용 보장을 위해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자리에 비정규직은 없다. 이것은 아니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아무런 행동이 없다. 이제 동지들이 행동해야 될 때가 됐다"며 단결 투쟁을 호소했다.

이어 "1공장 A/B조 현장위원회를 구성했다. 중식 피켓팅을 정규직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러한 여러분의 행동이 일자리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간부들에게만 맡겨놓으면 올 투쟁 망한다. 함께하지 않으면 힘도 실리지 않고 교섭도 안된다.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달라. 집행부에서 간부파업을 주문하고 있다. 집행부와 간부들이 앞장설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간담회에 참여한 정규직 1공장 의장사업부위원회 엄길정 대의원은 "1공장 대의원 비상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측이 금속노조 부위원장 라인 순회를 막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장운동이 얼마나 뒤로 퇴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라며 현대차 운동상황을 성토했다.

이어 "신차 투입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3공장에서는 516명 인원 던졌다가 288명은 취소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90여명의 인원협의를 사측은 요구하고 있다. 3공장 편성률이 52%다. 1공장은 51%다. 사측은 편성률을 70%까지 올리겠다고 하고 있다. 편성률이 1% 올라갈 때마다 11명의 여유인력이 발생한다. 사측은 1공장 의장부에 500여명의 여유인력이 있다고 흘리고 있다. 1공장 비정규직 430~440여명을 해고시켜도 인원이 남는다. 이것이 현실이다"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엄길정 대의원은 "의장부 정규직 노동자들이 총고용 보장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뭐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지금까지 비정규직 해결사 역할 많이 해왔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없다. 더이상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그냥 있으면 사측이 휘두르는 칼날 앞에 그냥 날아간다. 정규직 조합원들이 자기 일인데 왜 나서지 않느냐고 문제제기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투쟁을 주문했다.

또 "1공장 신차 협상은 비정규직 투쟁이다. 사측이 던지는 인원에 정규직은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 첫걸음이 힘들다. 하는만큼 일자리는 지켜질 것이다. 간담회 끝나면 어떻게 하면 우리 일자리 지킬 것인지 삼삼오오 논의했으면 좋겠다. 모범답안은 없다. 투쟁하지 않으면 일자리 지킬 수 없다. 원하청 총고용 보장을 위해 제가 맨 앞에 서겠다. 하다하다 안되면 10월1일 신차 생산되지 않도록 할 거고 버틸 것이다. 임기가 9월30일까지다. 차기 대의원들이 맨아워 협상하도록 할 것이다. 제 임기 내에 여러분들이 투쟁한다면 맨 앞에 설 것이다. 뒤를 든든하게 채워달라"며 결의를 밝혔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은 "사업부위원회 회의실 밖에 '조합원이 침묵하면 현장이 무너지고 활동가가 무너지면 노동조합이 무너진다'는 표어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다. 간부만으로 안된다. 집행부에서 출근투쟁, 집회, 파업지침 결정하면 비조합원들까지 설득해 자리에 참석해달라. 동지들 앞에서 머리 빠개지도록 투쟁하겠다"며 투쟁 참여를 호소했다.

간담회는 짧은 점심시간이라 조합원들과의 토론은 진행하지 못했다. 1공장 60여명의 조합원들은 간담회 내내 진지하게 이야기를 경청했다. 간담회는 '원하청 노동자 단결투쟁, 원하청 총고용 보장 쟁취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됐다.


<B>현대차비정규직지회 6차 교섭단회의, 투쟁 전술을 둘러싸고 이견 드러내</B>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8일 오전 10시1공장사업부위원회 회의실에서 6차 교섭단 회의를 열고 7월 투쟁 일정을 표결에 부쳐 결정했다.

이날 교섭단 회의에서는 7월 투쟁 계획을 두고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핵심 쟁점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집행부가 제출한 7월19일 예정돼 있는 "2차 지노위 조정신청 이후 일체의 조정을 진행하지 않는다"(20일부터 간부파업에 들어가서 23일 3개 지회에서 잔업거부 후 주/야 공동파업출정식을 진행한다)는 안에 대해 교섭위원들이 "조합원들의 동력을 끌어오기 위해 파업 없이 3차 조정을 넣고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해 8월에 투쟁하자"는 안을 제출해 논쟁됐다.

집행부 안에 반대하는 교섭위원들은 "조합원, 비조합원이 참여하지 않는 간부파업에 반대한다. 조합원들의 동력을 이끌어오지 않는다면 간부파업은 무의미하다"며 "파업 없이 3차 지노위 조정까지 가자. 왜냐하면 파업을 해도 2공장 라인공사 때문에 휴가 가서 8월에 돌아온다. 이 기간에 3차 지노위 조정 가서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면 조합원 동력 이끌어 올 수 있고 2.3 공장 비정규직 해고 문제 가지고 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지회 집행부는 "대법원 판례에서도 노동위원회가 반드시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해야지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즉 행정지도를 받은 후 진행된 파업은 절차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또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해서 투쟁이 저절로 되지 않고 사측은 언제나 노동조합의 투쟁을 불법으로 몰아간다"며 "금속노조 파업과 연동해 원청사용자성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확대하고 금속노조 파업대오의 엄호를 받으며 10투쟁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교섭위원은 "지금까지 정규직 노조에 의한 대리교섭과 직권조인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부 마무리 시점에 지회장이 임단협 싸인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간부파업을 통해서 준비해야 한다. 싸인 못하게 해서 8월 투쟁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이상수 지회장은 "싸인하지 않을 것이다. 3개 지회 지회장들이 결정하지 않고 교섭단 전체 회의 속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띤 토론 끝에 안은 결국 표결에 부쳐 집행부 안이 다수안으로 통과됐다. 비정규직지회는 10일 대전 청소년 수련관에서 개최될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교섭위원 수련회에 이날 교섭단회의에서 통과된 다수안을 갖고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비정규직 3개 지회는 교섭위원 수련회를 통해서 2010년 임단협 투쟁 방향에 대해 전체 토론과 분반 토론을 진행한다. 이날 토론을 통해 3개 지회의 서로 다른 조건과 투쟁 전술을 둘러싼 차이를 넘어 공동투쟁, 공동파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교섭단 수련회에서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는 공동대의원대회를 열어 '쟁발 결의'와 함께 쟁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15일에 3개 지회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16일에는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및 기아차분회가 함께 참여하는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태그

현대차 비정규직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성웅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