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외침 '정몽구 회장님 교섭해요'

동희오토 노조, 현대기아차그룹 무기한 노숙농성 돌입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정문 앞에서 “정몽구 회장님!”을 애타게 부르다 뜨거운 맨 바닥에 앉아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한 이들이 있다.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동희오토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책임자 정몽구 회장과의 직접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정문으로 갔지만 현대자동차 대형버스, 70여명의 경비업체 직원들이 막아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현대기아차 원청 사용자성 인정과 직접교섭 촉구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가 12일 낮 12시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구 회장 원청 사용자성 인정’과 ‘직접교섭 촉구’ 본사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박유기 위원장)도 9일 정몽구 회장에게 기아차 서산공장(동희오토)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교섭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바 있다.

노동자들이 원청과의 직접교섭을 요구한 지는 벌써 6년째이다. 현대기아차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계속 묵살하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원청이 사용자성을 인정하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고용, 근로조건, 노조활동 등 전반을 책임지고 보장해줘야 한다. 때문에 동희오토사내하청뿐만 아니라 원청이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요즘 법원조차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25일 대법원은 원청회사 현대중공업이 하청업체 노동자(현대중공업사내하청)의 노조법상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원청은 사내하청 노조들과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 문제를 두고 교섭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백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장은 “기아차 서산공장 동희오토는 국내 최초의 완성차 외주공장, 무노조 비정규직 착취공장으로 현대기아차는 사회적,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모닝’생산 이후로 현재까지 지회를 탄압하기 위해서 해고, 징계, 계약해지, 업체폐업, 미행, 협박, 조합원 탈퇴공작, 고소고발, 구속 등 모은 수단을 동원해 왔다”며 “동희오토는 현대기아차가 경차의 수익성을 핑계로 ‘무노조-비정규직 착취공장’을 세우고자 했던 일종의 실험이다”고 설명했다.

하형석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현대기아차 사측의 행태를 그냥 두면 이 땅 노동자들은 모두 동희오토사내하청 노동자들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며 원청을 상대로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아자동차 서산공장 동희오토는 2001년 법인이 설립된 후 2004년부터 ‘모닝’을 생산해왔고, 모닝은 2010년 상반기에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기아차 수익의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 ‘모닝’을 직접 생산하는 동희오토 노동자 900여명 전원은 사내하청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그마져도 17개 하청업체로 갈갈이 나뉘어 있으며, 1년짜리 계약직이다.

지회에 의하면 동희오토는 공장토지와 건물은 현대자동차로부터 임대하여 사용하고, 기계 장치는 현대캐피탈에 판매후 리스 계약을 통해 금융리스하여 사용한다. 또한 ‘모닝’은 기아차가 연구, 개발과 생산계획, 부품공급, 주문계약, 판매, A/S 등 모든 것을 담당하고, 동희오토가 기아차의 생산지시에 따라 단지 조립만 해 생산한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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