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맞고 밤샌 동희오토 비정규직

현대기아차본사 노숙농성...경비업체 물대포, 헤드라이트, 사이렌 동원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는 12일 12시 동희오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현대기아차와의 직접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양재동 본사 앞에서 진행한 후 교섭요청 공문을 정몽구 회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80여명의 용역경비들에 의해서 가로막혔고 결국 본사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지회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부터 본사 앞에서 직접교섭이 이루어질 때까지 무기한 노숙농성을 진행하기로 결의하고 자리를 잡았다.

[출처: 동희오토]

해가 지기 전까지 몇몇 연대단위 동지들이 다녀갔고 밤 11시경 지회 조합원들만 남아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조합원들이 모기장을 설치하려는데 갑자기 경비들이 달려와 모기장을 치는 것은 안 된다며 조합원들을 제지했고, 이러는 와중에 경비 한명이 재빨리 화단을 뛰어올라 지회의 현수막이 묶여있던 나무를 뿌리째 뽑아냈다. 잠시 실랑이가 있은 후 조합원들은 침낭속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런데 11시 30분경 30여명의 경비들이 달려들어 조합원들의 침낭들을 강탈했다. 결국 침낭 2개를 빼앗겼고, 지회는 경찰에 신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경비들 중 책임자는 강탈했던 침낭 2개를 바닥에 던져놓고 경비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경찰은 지회 조합원들의 한참의 설득 끝에야 책임자의 인적사항만을 조사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소음, 헤드라이트

경비들은 경찰이 사라진 후부터 노골적으로 조합원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잠을 청하는 조합원들에게 차량 2대를 동원해서 강력한 헤드라이트를 비추고 핸드마이크를 이용해 계속해서 사이렌 소리를 울려 조합원들이 잠들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 모든 과정은 조합원들의 잠자리를 20여명의 경비들이 인간벽을 만들어 둘러싼 채 이루어졌다.

[출처: 동희오토]




물벼락

경비들은 12시경 태연하게 "지금부터 건물외벽 청소를 하겠습니다"라고 방송을 하더니 소화전을 이용해 조합원들의 잠자리에 물을 퍼부었다. 바닥부터 모든 것이 젖어 들어갔고, 이 물대포는 2시간 30분동안 계속되었다. 물대포가 지속되는 동안 전해투,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등의 연대동지들이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주었고 함께 싸웠다. 동지들의 신고로 소방차까지 출동했지만 그냥 돌아갔고, 물대포는 결국 2시간 30분만에 물이 다 떨어졌는지 스스로 멈추었습니다.





계속된 경적, 사이렌, 헤드라이트

물이 다 떨어진 후에도 경비들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자동차 사이렌과 라이트, 거기에 자동차 경적까지 울려대며 조합원들이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을 방해했다.

새벽 5시 20분경 경비들은 다시 물대포를 쏘았다. 물탱크가 채워진 모양이다.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물줄기를 막아서자 이제는 대놓고 사람을 향해 쏘다가 몸싸움까지 일어나자 슬그머니 나무와 계단을 향해 청소하는 척 하면서 물줄기를 돌렸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는 오로지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절차로서, 교섭요청공문을 정몽구 회장에게 전달하겠다는 목적만으로 본사 앞에서 노숙을 하며 기다리기로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 사측은 비겁하고 잔인하기 짝이 없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해고자들을 말 그대로 ‘괴롭히며’ 밤을 꼬박 새웠다. 7시간 동안 지속된 비열한 탄압은 인간이라면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정도의 만행이었다. 뒤늦게 농성장을 찾은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은 쌍용차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러나 지회는 이러한 탄압에 굴하지 않고 목적했던 노숙농성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며, 아울러 이러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현대기아 자본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그들을 상대로 더욱 끈질기게 싸워나갈 것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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