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노조사무실 압수수색...경찰 ‘과잉대응’ 논란

불법단체 취급 받는 화물연대...화물연대 충남지부 파업 20일 넘어

경찰이 충남 대산유화단지에서 파업중인 화물연대 충남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파업 중 사무실 압수수색은 흔치 않은 일이다.

노조는 경찰의 과잉대응을 비판했고, 노조가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여전히 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노사 갈등 증폭은 화물연대 노조 불인정 문제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노조사무실 압수수색 ‘파업 와해 공작’

서산경찰서는 19일 경찰4대중대 병력을 투입, 충남화물연대 서부지회 대산읍 독곶리 사무실에 ‘업무방해’ 조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부에 의하면 경찰은 컴퓨터 본체 2개와 전단지, 비협조차량 메모지, 지회 회의문서를 압수해갔고, 이외에도 충남지부 사무실과 방송차를 포함해 조합원의 차량까지 수색했다.

경찰측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운행차량에 대한 계란투척 및 방화를 하는 등의 ‘불법행위’로 정상운송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 중에 노조에서 조합원들에 파업 지침을 내리는 일은 매우 당연한 일이나 이 또한 문제 삼았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일련의 상황으로 보아 충남지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이를 더욱 명백히 하기 위해...압수수색하며 충남지부 집행부에 대한 범죄 관련성 여부를 수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화물연대는 경찰이 ‘과잉대응’을 한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매우 불쾌하다. 노조를 업신여기고, 조합원들의 사기를 꺾는 행위이다. 경찰은 사측과 운송사를 보호하는 역할만 한다. 노조가 허가 내고 합법행진을 해도 경찰은 교통통제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과잉대응’은 조합원 연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남지부에 의하면 노조사무실 압수수색 이후 20일 출두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조합원이 삽교천 부근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자 경찰은 영장을 발부해 현장에서 바로 체포했다. 또한 같은 날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의 언쟁이 오가자 비조합원이 상대편을 고소, 경찰은 바로 현장에서 조합원을 연행했다. 민주노총 충남서부지역지부에 따르면 인근 파출소는 화물연대가 차량에 방화를 한다며 차량을 대피시키라는 안내문을 배포했다며 분노했다. 관계자는 “이같은 행위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화물연대를 불법행위로 규정짓는 것 일뿐만 아니라 화물연대의 총파업 투쟁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다.”고 일축했다.

화물연대 충남지부도 “근거 없는 사실을 갖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파업행위를 와해시키려는 공작”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인정한 노조였다

노동자의 파업권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 중 경찰의 과잉대응하는 이유는 화물연대 노조 불인정 문제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충남지부 파업에 대해 “경찰과 사측이 노조가 아닌 불법단체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2006년 무렵 화물연대를 노조로 인정했다. 화물연대측 주요 요구사안인 유가보조금지급 문제를 두고 정부와 중앙교섭을 계속해왔다. 다른 사안인 표준요율제 문제 관련해서도 무역협회 및 사측과 교섭과 협의를 했다.

그러나 2009년 초 정부와 노동계는 화물연대는 노조법상 노조가 아니라고 딴죽 걸었다. 그 무렵 서울지방노동청이 “덤프·레미콘, 화물차주들은 노동자들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와 운수노조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더불어 대법원이 특수고용직인 경기보조원, 보험모집인, 레미콘 기사, 학습지 교사 등에 대해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다고 볼 수 없다며 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화물차주들은 차량 지입을 통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뒤 화물운송 업체와 화물알선 업자를 통해 물량을 받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따라서 화물차주를 노동자로 인정해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노조 역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산유화단지내의 화물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충남지부 서부지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운송비 10%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으나 삼성토털과 LG화학, 호남석유 등 화주들이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대산읍 독곶리 일대 도로에 차량 150여대를 세워놓고 매일 집회를 벌이고 있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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