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동희오토 농성장 강제 철거

[금속노동자] 경찰은 조합원 연행... 교섭하자더니 뒤통수 치나

8일 오후 3시, 현대기아차가 용역경비를 동원해 양재동 본사 앞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했다.

당시 지회는 본사 앞 인도에서 천막 없이 매트를 깔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자신들의 집회를 방해한다며 직원들과 용역경비 150여 명을 동원해 지회 물품과 바닥 매트까지 강제로 빼앗아 현대차 옆 길가에 버리는 등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철거했다.

  7월29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동희오토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이백윤 지회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신동준]

한 달 가까운 농성기간 동안 노숙농성에 대해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경찰은 집회 방해 및 불법집회 등을 이유로 해산을 명령하고, 용역경비에게 물건을 빼앗긴 채 인도에 앉아있던 이백윤 지회장과 이청우, 김주원 조합원 등 3명을 강제로 연행했다. 연행 과정에서 이청우 조합원이 손목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강제 철거는 지회가 11일 하청업체와 조건 없는 대화 자리를 갖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벌어져 더욱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이 지회장이 소속됐던 하청업체에서 지회가 투쟁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교섭을 요청했다. 업체는 농성장 철수를 교섭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지회가 이를 거부하자 조건없이 대화를 하자고 요청해왔다. 이에 몇 차례 공문을 통해 시간과 장소 등을 협의해 11일 대화자리가 예정돼 있었다.

지회는 “현대기아차가 앞에서는 대화에 응하는 척 하고 있지만 해고자들의 농성에 대해서 언제든 기회만 있으면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교섭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고 현대기아차 자본의 행태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지회는 9일과 10일 저녁 7시 양재동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자본의 폭력 탄압을 규탄하는 투쟁문화제를 진행하며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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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정몽준 , 동희오토 ,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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