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의 4대강 촛불, 100만이 될 때까지

4대강 반대 촛불문화제, 범국민적 움직임 보일까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30미터 떨어진 인도. 어둑한 하늘 아래 200여 개의 촛불이 일렁이고 있다. 지난 14일 저녁, 개발 논리에 파헤쳐지는 강을 지키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이 강을 아프게 하고, 사람도 아프게 한다고 했다. 보 위에서 목숨 걸고 농성을 하는 활동가들, 멸종 위기에 놓인 식물들, 오염되고 있는 강과 개발로 인해 생존권마저 박탈당하는 사람들까지, 그들이 털어놓는 4대강 사업은 ‘파괴’와 ‘착취’의 사업이었다.

“4대강 사업 하면서 모래를 다 퍼냈습니다. 그래서 모래를 파서 일을 하는 골재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버렸어요. 생존권을 되찾기 위해 근 1년 동안 전국 곳곳을 다니며 호소하고 있는 조합원들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전국을 다니며 3보 1배를 진행 중인 골재노동자의 이야기를 꺼냈다. 실제로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서 골재노동자들은 생계를 꾸리기도 어려워졌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비를 맞으며, 경찰에 연행을 당하며 3보 1배를 하는 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은 무엇을 위한 사업일까? 불도저식으로 진행되는 개발 정책은 이미 정권의 이성을 잃은 ‘건설’과 ‘공사’ 욕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격차와 비정규직 문제 등 중요한 사회적 현안을 뒤로 하고 오로지 ‘토목 공사’에만 뿌리 깊은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4대강 예산안은 무려 11조에 달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예산을 4대강이 아닌 다른 곳에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한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예산 2조원, 높은 등록금의 대안으로 소득별 차등을 둔 반 값 등록금 예산 3조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지원금 예산 3-4조원. 4대강 사업 예산 11조를 이런데 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4대강 사업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지적하며 “정기국회 때 11조 예산을 꼭 막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건설 CEO대통령이 어려운 서민을 위해 투자해야 할 예산을 건설족을 배불리기 위해 쓰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4대강 검증 특위를 만들 때 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결같이 염원하는 것은 4대강 사업을 막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모아져야 함을 알고 있다. 때문에 200의 촛불들은 앞으로 50만, 100만의 촛불들로 번져나가 일렁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자유발언에 나선 윤영전씨는 “다시 2년 전의 50만, 100만의 촛불이 모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4대강 반대 촛불문화제는 더 크고 다양한 촛불들로 채워질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매일 저녁 8시에서 9시, 바로 이 장소에서 강을 지키고 사람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든 사람들이 또 다른 시민들의 촛불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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