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조 체불임금 사태 MBC만 미타결

“부실 외주제작자 선정 책임 방송사에”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2일부터 방송사 외주제작 드라마 촬영거부를 선언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가 KBS에 이어 SBS와도 원만한 협상타결에 이르렀다. 반면 타결에 이르지 못한 MBC는 2일 부터 촬영거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2일 오전 한예조 관계자에 따르면 “MBC는 국장선에서 실무적인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김재철 사장의 최종 결재가 나지 않아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오늘 MBC의 외주 제작 드라마 촬영거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예조는 MBC의 경우 리더스 제작 <동이>, 그룹에이트 제작 <장나스러운 키스>, 신영 이엔씨 제작 <글로리아>, 스토리 허브 제작 <김수로> 등 4편의 촬영거부를 선언한 바 있다.

한예조 소속 연기자들의 미지급 출연료는 7월 말 현재 KBS 10억5천만원, MBC 22억원, SBS 11억5천만원에 이른다. 한예조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3사 임직원들은 수당을 포함해 1억원이 넘는 평균연봉을 받으며 고액 연봉으로 호사를 누릴 때, 저희 대중문화예술인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일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4대 보험조차 소외되어 있는가 하면, 연평균 수입이 1,000만원도 되지 않는 연기자가 72%에 달하는 것이 저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외주제작사가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은 다름 아닌 방송사로 방송사는 외주 제작사를 선정하는 기준과 원칙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한 뒤, 검증되지 않은 부실제작사에 제작을 맡긴다”며 “그렇게 선정된 제작사에 터무니없이 적은 제작비를 지불하고 작품을 만들어내라고 한다. 물론 연기자에 대한 출연료나 스태프의 인건비도 모두 제작사의 책임이라고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예조는 이번 사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재갑 한예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촬영거부선언은 밀린 출연료를 지급해달라는 아주 일상적인 요구며 앞으로도 밀리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것”이라며 “KBS는 미지급문제에 관해 KBS가 전액 지급보증을 하고 앞으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재갑 정책위의장은 이번 사태의 원천 책임은 방송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외주제작사들이 방송이 끝난 후에는 거의 대부분 경영 부실로 회사를 더 이상 존속시키기가 어렵거나, 빈 껍데기가 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그런 부실한 외주 제작자를 선정 한 방송사에 원천적인 책임이 있고 KBS는 그런 안에 대해서 법률적인 책임 문제를 떠나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책임감이 있다고 느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근본적으로 방송사들에 외주제작사를 선정할 때의 책임감을 주문했다. 문재갑 의장은 “저희도 모르는 신생 외주사들이 편성을 많이 받다보니 그 회사의 경영능력이나 제작능력, 지불능력 이런 것을 검증할 방법이 전혀 없다”며 “이런 검증을 위해 원천적으로 방송사에서 외주사를 선정하는 원칙이나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과거에 미지급이나 지연지급과 같은 불리한 일들이 있었던 제작사나 또는 제작 책임자들이 그 이후에도 다시 편성을 받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런 경우는 시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 방송사에서 한예조 행동에 동참하는 연기자들을 대상으로 협박을 했다는 사실을 두고는 “모 방송사 촬영현장에서 우리 배우들을 불러모아놓고 이번 촬영 거부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 손을 들어라 그러면 우리가 대본에서 빼주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며 “배역에서 제외를 하겠다는 것인데 어느 배우가 자기 인생이 걸린 이 문제에 관해서 책임 있는 그런 조치가 되어있지 않다면 나서서 촬영거부에 참석하겠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가 수집을 해본 결과 PD뿐만 아니라 제작사도 ‘참석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계속 따져묻는다든지 식의 무언의 압력이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그걸 물음으로 해서 사람들이 위압감을 느끼고 참석하면 불이익이 오겠구나 하고 그렇게 이해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요법개정 방향으론 “대중문화예술인들이 4대 보험으로 같은 사회안전망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유형의 보호법이 필요하다”며 “일부 의원은 연예산업 발전을 위해서 이제는 진흥법안이 나와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갑 의장은 촬영거부를 두고는 “오늘 오전부터 실질적으로 촬영현장에서 촬영거부를 하도록 일정이 잡혀있다”며 “저희가 이번에 촬영 거부하는 것은 며칠 사이에 결정된 것이 아닌, 최악의 경우는 촬영거부까지 할 수 있다고 하면서 2년이 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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