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오써멀시스템코리아(주) 주소이다. 법원 등기부등록 열람 결과 이 회사는 오00 씨가 대표이사이며, 현재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발레오공조코리아(주)와 올해 5월까지 같은 주소였다. 충남 천안시 입장면 기로리 111-7번지에 두 개의 법인 회사가 있었다.
새로 바뀐 경주시 주소로 전화해보니 그곳은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였다.
사측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오00 씨냐는 질문에 “그런 사람 없다. 여기는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명 ‘경주 발레오’로, 사측이 직장폐쇄, 용역투입을 해 올해 노사 갈등이 깊었던 곳이다. 1986년 만도기계(주)로 출발해 발레오공조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전세계 125개의 공장과 6만여명의 노동자를 거느린 프랑스 자동차부품회사 발레오가 인수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발레오써멀시스템코리아는 유령회사인가?
청산한다는 발레오, 다른 법인 통해 영업 판매 계속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은 발레오 그룹이 청산이 아닌 ‘신종위장폐업’을 했다고 주장한다.
발레오 그룹이 발레오공조코리아를 청산한다면서 발레오써멀시스템코리아(이하 써멀시스템)을 통해 완성차(르노삼성 등)에 자동차용 에어컨 컴프레셔 영업과 판매를 계속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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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
금속노조 충남지부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는 발레오가 써멀시스템을 이용해 발레오 그룹의 일본공장, 중국공장을 통해 역수입한 컴프레셔를 공급. 영업과 판매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써멀시스템은 역수입한 컴프레셔를 대구의 신성델타(주)에서 조립하여 모듈화하고, 이것을 완성차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단다.
박상수 지회 사무장은 “써멀시스템은 생산기지 및 사무소조차 없는 유령회사이며, 단순한 수입판매상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시장상황이 어려워 청산하는 게 아니라 사명만 변경해 계속 완성차에 납품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자동차에 납품되는 시스템 및 컴프레셔는 발레오가 90% 이상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발레오공조코리아는 써멀시스템로 납품하고, 써멀시스템이 완성차에 납품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같이 복잡한 구조에 대해 지회는 “당시 사측은 고객인 완성차가 ‘컴프레셔 단품만 생산하는 회사는 수주경쟁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모듈화를 완성한 시스템 회사에만 입찰의 참여를 보장한다’며 발레오 그룹이 임의로 만든 법인이라고 했다. 두 회사가 같은 회사인 것처럼 설명했다”고 전했다.
사측은 써멀시스템 회사에 대해 ‘유령회사가 아니며 발레오공조코리아와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써멀시스템은 △07. 12. 21 설립한 회사로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주문받아 일본에서 생산한 에어컨부품을 구매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생산공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4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업무 수행한다는 점 △회사 지분 100% 발레오제팬이 보유 등을 들었다. 지회의 주장과 같이 사측은 제품 판매를 계속한다고 인정했다.
이처럼 신종위장폐업이 사회적으로 제기됨에도, 한국 사회는 그 여부를 판단할 기준뿐만 아니라 막을 장치조차 없다.
법률사무소 새날 소속 김차곤 변호사는 “영업활동을 계속하고, 기업자체만 없애는 것은 다국적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이다. 기업을 해산하지 않고 외형만 만드는 한국 기업의 위장폐업과는 좀 다르다. 현재 법으로도 막을 장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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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들의 투쟁은 11개월이 넘어간다. [출처: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
수백억 원 비용 감수하며 공장 청산?
신종위장폐업에 대한 의혹은 계속된다.
써멀시스템이 대표이사 오00 씨 포함 총 4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회는 오씨는 발레오공조코리아 간부였고, 양 사가 단일경리부 체계였다며 ‘이상한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사무장은 “써멀시스템 주소도 없고, 경리는 한 명이고, 직원 임금까지 함께 계산해서 경리이름으로 쏴주고... 한 회사로 봐야 해요, 다른 회사로 봐야 해요?”라며 격앙했다.
재무재표상 170억원 가량의 기계 및 설비가 2억5천만원 가량의 헐값에 매각된 것도 의문이다. 또한 사측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160억 가량의 비용이 들었다고 노동위원회에서 주장했다. 수 백 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수하며 공장 청산한 것을 노동자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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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04년 발레오가 지분 100%를 확보해 경영권을 전부 인수하고 2005년 발레오공조코리아(주)로 상호가 바뀐 뒤 회사는 계속 흑자를 냈다. 2005년 약 5억7,000만원, 2006년 약 34억2,000만원, 2007년 약 13억1,000만원, 2008년 약 2억9,000만원이다.
그러나 발레오는 경영이 어렵다고 했고, 매년 매출액의 3.9%를 브렌치 수수료로 명목으로 이윤을 따로 챙기는 이중적이 모습을 보였다.
청산절차도 문제이다. 법률사무소 새날 소속 김차곤 변호사는 “사측은 청산 절차 과정을 일부 지키지 않았다. 청산 절차를 이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사측은 2008년 국내자동차 총 판매대수를 근거로 컴프레셔가 공급과잉 상태에 처해 있으며, 고객사(완성차) 동향을 볼 때 납품물량이 대폭 감소, 매출 급감 등 대외적인 경영변화에 따라 청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산절차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긴박한 경영상의 정리해고... 필요했나?
해고 요건도 쟁점이다. 해산, 청산은 회사측의 재산권 행사로, 정리해고 요건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대법원 판례가 있다. 사측은 이를 주장했다.
반면 지회는 정당성이 결여된 부당한 정리해고라고 주장했다. 법인이 해산되더라도 그 사무 및 근로관계가 존속되며, 청산절차라고 해서 청산인이 아무런 제한 없이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경영상의 해고는 정리해고에 부합한다는 점이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다.
때문에 당기 순이익 누적액이 상당한 상황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정리해고가 필요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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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지회는 사측의 해고 회피 노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해고 선정의 합리성과 공정성 문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노조에 통보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었다.
노동자들은 “지회의 양보도 받아들이지 않고, 노사 갈등을 유발시킨 회사가 정리해고를 했다”며 분노했다. 그동안 퇴직금 중간정산 유보, 유류비, 회식비 유보 등 많은 부분을 양보했어도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단다.
급기야 사측은 2009년 8월 경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했고,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11월 31일부로 해고를 강행했다.
이택호 지회장은 “회사는 청산의 이유조차 제대로 설명한 적 없다. 라인에서 기계 돌리고 있는데 청산한다며 관리자들이 나간 식이다. 노사 관계도 좋지 않았는데, 준비된 청산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공장청산, 노동자 전원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1개월째 싸우고 있다. 지난달 21일 용역이 기습적으로 공장에 들어와 폭력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회에 의하면 용역이 항상 공장 주변을 맴돈단다. 노동자의 일터는 위험천만한 공간으로 변했고, 일촉즉발 분위기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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