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백혈병 소송, 삼성과 공조 문건 공개돼

이미경 의원,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복지공단이냐” 개탄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을 삼성전자와 공동대응 하고 있다는 내부 공문이 공개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부 문건을 공개한 이미경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복지공단이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출처: 이미경 의원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이 15일 근로복지공단이 산하 경인지역본부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월 22일 ‘소송지휘 요청에 대한 회신’이라는 내부공문을 통해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들이 제기한 행정소송(2010구합1149, 원고: 황상기 외 5명)에 대해 “귀 지역본부의 소송지휘 요청사항을 검토한 바 신속히 해당 법원에 소송고지신청서를 제출하여 삼성전자(주)가 보조참가인으로 동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휘했다.

이 공문에는 또 “소송결과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판단됨을 감안하여 본부 관련 실국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소송 진행 중 특이사항을 보고 하라”고 했다.

이미경 의원은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백혈병 피해자들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중인데 근로복지 공단이 삼성측 변호사를 앞세우는 바람에 삼성전자와 민사소송하는 형국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신영철 이사장은 “일반 행정소송도 직접 이해관계가 있고 공단이 단독 소송이 어려우면 소속 사업장을 보조참가인으로 참가시킨다”고 답했다.

이미경 의원은 “소송 정도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본부와 긴밀 협조하라. 소송수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니. 정말 기가 막힌다.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복지공단이냐”며 “이런 방식으로 대법원까지 대기업의 로펌이 근로복지공단과 손을 잡고 맞서면 어떻게 행정소송에서 맞서 이길 수 있나. 민간보험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삼성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게 근로복지공단이 할 일이냐. 왜 이게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회신공문을 보냈나. 어떤 사회적 파장 걱정하나”라며 “공단이 삼성의 경제적 타격이나 삼성이 입을 이미지 실추를 왜 걱정해야 하는가. 이렇게 한 몸 처럼 움직여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유능한 변호사 6명과 맞서 자료도 없이 싸우게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