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붕괴, ‘살인자’들이 사고조사 하나”

서교 자이 타워크레인 붕괴사고, GS건설 외주 위탁회사도 참여

지난 6일,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교동 (주)GS건설 타워크레인 사고조사에 GS건설 외주 위탁회사가 참여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사고조사위원회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주)한국산업안전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중 유일한 민간조사 단체인 (주)한국산업안전은 GS건설이 연간 자체검사 용역기관으로 외주 위탁을 준 회사다. 때문에 건설노조는 “살인자들에게 사건조사를 맡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노조는 국과수를 제외한 참여 단체들이 모두 이해당사자들뿐이라며 사건의 은폐를 우려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경우, 인장력이 부족한 개량형 볼트타입 타워크레인에 대해 설계승인합격을 내 줬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인 CTT 561-1A는 CTT 516 장비 기종이 국내에 수입 된 후 개조된 장비로, 핀 형태 타입에 비해 인장력이 부족한 볼트 타입으로 변형된 장비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 2004년 9월 17일, 이 장비에 대한 설계승인합격을 내렸다.

오희택 건설노조 대외협력국장은 “해당 장비는 얇은 볼트로 인해 핀 방식보다 1/3정도의 힘이 떨어진다”면서 “때문에 97년에도 볼트가 부러져 사고가 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고 현장에 사용된 타워크레인은 현재 전국적으로 10대가 가동 중인 상태로, 추가적인 재해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구조적 장비 결함에도 검사 승인을 내린 산업안전보건공단과, GS건설 외주 업체인 한국산업안전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도 믿지 못하게 됐다. 건설노조는 “투명한 조사를 기대하는 것조차 코메디가 아닐 수 없다”면서 “이번 현장조사는 장비 업체의 관리부실로 은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사고 진상조사에 있어 현장 경험이 많은 노동조합의 자문을 배제시켜, 건설노조는 ‘사건 은폐를 위함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희택 국장은 “지속적으로 노조에서 진상조사 참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외국에는 타워크레인이 넘어가는 사고가 전무한 만큼, 우리도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건설노조는 잦은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해 “수백개의 장비 임대업체들이 난립하여 덤핑 출혈경쟁을 하다 보니 장비에 대한 유지 및 보수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이후 국토해양부에서 민간단체로 위탁검사를 맡긴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장에서 민간 검사단체들이 수익을 이유로 업체 봐주기삭 검사가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국토해양부는 사고다발 업체의 수시검사를 통해 퇴출해야하며, 벌점제 도입 등의 종합적인 관리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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