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화, 이제 시그네틱스만 남았다”

영풍, 또 한 번의 구조조정 칼날...“비정규직화의 과정이다”

영풍그룹의 계열사인 반도체후가공업체 (주)시그네틱스에 또 한 번의 구조조정 칼날이 닥칠 예정이다.


시그네틱스는 이미 2001년, 고용승계 이행을 촉구하는 조합원 130명을 대량 해고 한 바 있다. 중노위 및 대법원의 판결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3차례에 걸쳐 64명의 해고자가 복직되었지만, 2010년 사측은 또 한 번의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댄 것. 구조조정의 이유는 ‘경영난’이었다.

하지만 경기금속지역지회 시그네틱스분회는, 시그네틱스가 정리해고를 해야 할 경영난이 존재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풍그룹은 5개의 전자업종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며, 매출규모 1조 억 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그네틱스만해도 2009년에 1,99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순이익 112억 원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시그네틱스 사장은 얼마 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 공장 증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노조는 이번 구조조정이 영풍 그룹 전자업종 계열사 중 유일하게 정규직 노동자가 남아있는 안산 시그네틱스를 외주화 하려는 공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엄미야 금속노조 경기금속지역지회 사무장은 “현재 영풍그룹은 계열사 회사를 모두 외주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시그네틱스는 민주노조가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정규직이 남아있는 공장이지만, 사측은 이마저도 비정규직화 하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그네틱스의 비정규직화 과정은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이미 안산공장에는 외주 회사가 들어와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사원 150명과 정규직 사원 80여 명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은 정규직 노동자로, 사측은 총 26명을 해고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사측은 지난 3월부터 안산공장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주장해 왔으며, 5월부터 진행된 단체협상에서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오는 10월 말까지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겠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금속노조와 시그네틱스분회는 22일, 논현동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 자본의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하용수 경기금속지역지회 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한 교섭에서 사측은 교섭을 중단시키기 위해 불성실한 자세로 임해왔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교섭 인원을 조정하자며 3개월 간 시간을 끌어 온 것. 본 교섭에 들어가서도 ‘경영설명’을 해야 한다면서, 이 자리에서 “안산공산으로 분리 한 뒤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26명을 정리해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용수 지회장은 “사측이 민주노총 조합원도 해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니 구조조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자고 했다”면서 “하지만 이에 동의할 수 없어 지금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측은 10월 15일자로 공장에 정리해고 공고문을 붙인 상태다.

이와 관련해 윤민례 시그네틱스분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영풍그룹의 모든 현장이 외주화, 도급화 되어가고 있다”면서 “사측은 무한 이윤 창출을 위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비정규직화 시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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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구조조정 , 금속노조 , 시그네틱스 , 영풍 , 외주화 ,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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