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 노조, 타임오프도 양보...“사측, 노조말살 목표”

회사 쪽 협상 요구안 한 번도 공개한 적 없어

“회사 쪽에 임금 단체협상 요구안이 없습니다. 노조가 뭔가를 양보하면 또 다른 걸 들고 나옵니다. 결국 협상이 아니라 노조를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KEC 노조원들의 공장 점거 사태 해결의 협상카드가 현재 회사 쪽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대다수 언론에는 이번 사태의 핵심이 타임오프제에 있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타임오프 문제는 이미 노조가 대부분 회사 쪽에 양보한 상황이다. 더 이상 쟁점도 아니라는 것이다.

  25일 오전 KEC 노동자 가족이 서울에 올라와 민주노총에서 KEC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눈물로 공권력 투입 계획을 중단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노조가 타임오프 문제를 양보하자 이번엔 구조조정이니 정리해고 등의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회사의 구체적인 요구안이 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쪽은 한 번도 제대로 된 교섭에 나오지 않았고 요구안다운 요구안을 내 본적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노조는 회사 쪽의 피말리기식 직장폐쇄후 무대응 기조를 치밀한 노조말살 계획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 수준에 맞는 최후 수단으로 공장을 점거하고 사회적인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카드를 쓴 것이다.

이미 노동조합은 타임오프 법적한도 수용의사를 밝힌 데다 심지어 인사.경영권을 두고도 지난 6월 7일 회사제시안의 수용의사도 밝혔다. 그러자 회사 쪽은 지난 9월 1일엔 “타임오프는 문제가 아니다. 분사와 희망퇴직, 구조조정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10월 초에는 현 집행부를 인정치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다 흘러나오는 얘기일 뿐 공식 요구안은 전혀 없다.

지난 2주 전까지 노조는 합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 경찰은 KEC 노조 지회장을 두 번이나 연행해 영장실질심사를 거쳤지만 모두 기각됐다. 노조가 합법투쟁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조합원들은 불법 점거를 택했다. 택하기 보다는 밀려서 공장에 들어갔다.

이번 점거 농성은 2주전 노조가 공장 순회 투쟁을 하다 사쪽 용역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처음으로 불법 시비에 휘말리면서 경찰의 노조 집행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애초 농성은 50여명을 생각하고 식량을 준비했지만 그에 3배가 넘는 조합원들이 분노해서 한꺼번에 돌발적으로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공장 점거 농성자 200여명 중 115명은 여성이다.

아직도 회사 요구안을 모른다

노사 공식 교섭은 그 동안 한 번도 없었고 간사회의만 몇 번 했지만 사쪽은 아무 내용도 내놓지 않았다. 농성에 들어가고 나서도 일체의 대화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김봉윤 부위원장은 “우리는 아직 회사 요구가 뭔지도 모른다. 노조와 교섭을 못하겠다는 것인지 뭐가 목표인지도 알 수가 없다”며 “이미 노조는 이 사태를 풀기위해 웬만한 요구안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회사의 요구안 자체가 전혀 없다. 소문처럼 요구안이 정리해고라면 그런 것을 가지고 협상이라도 해볼 텐데 요구안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KEC 노조는 10 년 전 4일간 파업을 해 본 게 전부다. 투쟁이라곤 해본적도 없는 조합원들인 데도 노조를 무력화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 여성 조합원이 저에게 아저씨는 누구예요? 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래서 금속노조 부위원장이라고 했더니 금속노조가 뭐하는데 냐고 물을 정도로 조합원들이 노조에 대해 잘 모를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김봉윤 부위원장은 “경주 발레오만도나 상신 브레이크 상황처럼 KEC도 비슷하게 노조말살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는 법을 지키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 결국 압도적인 힘으로 법을 능가하는 싸움을 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불법으로 내몰렸다”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25일 오전 KEC 노동자 가족대책위가 서울에 올라와 민주노총에서 KEC-기륭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족대책위 전희정 씨는 “우리 가족들은 그래도 KEC 다닌다 하면 삼성이나 LG가 아니어도 어깨가 올라갈 정도로 자랑스러워 했다. 그런 가족들을 파탄 내는 공권력 투입은 제발 하지 말고 서로 대화와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승아 씨는 “KEC에서 20년간 몸 바쳐 일한 남편을 살려 달라. 남편은 20년 동안 열심히 일한 죄 빡에 없다. 그 동안 열심히 일해서 회사를 이만큼 키워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날 가족대책위는 호소문을 통해 “KEC노동자들은 대체 회사가 왜 교섭을 안 하는지, 무엇을 바라며 이렇게까지 피를 말리는지 알지 못한다. 타임오프 때문이라고 했다가 구조조정을 하고 싶다고 했다가, 집행부를 절대 인정 못한다고 하는데 대체 무엇이 사태해결을 가로막고 있는지 우리도 답답하다. 사태해결의 유일한 걸림돌은 딱 하나다. 노동조합을 깨지 못한다는 걸 뒤늦게 안 회사의 오기다”라고 개탄했다.

또 “만약 정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다면 내 남편과 아내가 짓밟히기 전에 우리가 먼저 죽음을 각오하고 맞설 것이다.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KEC를 끝장낼 것”이라며 “KEC 곽정소 회장은 당장 사태해결에 나서라”고 공권력 투입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정부는 KEC, 기륭, 고대병원 등 현안해결 없이는 G20의 ‘성공’도 요원할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KEC, 기륭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 구미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조직의 명운을 걸고 폭력정권에 항거하는 중요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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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ㅇ

    븅신들 삽질하내

  • zㅋㅋㅋ

    개그하냐 폭력단들아? 연봉 2700이 적더냐? 금속노조 사업장이라면 현기차정도 받아야 연봉 축에 끼이니 .. ㅋㅋㅋ 수소탱크협박 사무실집기 무단반출 비노조원 출근저지 협박 이게 합법이냐고?

  • dd

    누가 잘못을 했든 잘했든간에..
    현제 불법시위는 정당하지 못하다.
    이것에 대해 고소 고발 취하라는 요구조건은 절때 성립할수 없다. 분명 KEC 측에서는 1공장 가동중단이란 엄청난 피해를 본것뿐 아니라..그외 직원들 또한 지금 피해를 입히는 중죄를 짓고 있는것이다.
    노조측은 방법이 틀렸다
    어떤한 경우라도 이런식으로 민심을 얻기에는 틀린방법이다. 불법을 보고다 이것을 법으로 다ㅡ리지 못하다면 이같은 법죄는 반복적으로 일어날것이며
    예를들어, 남의집에 쳐들어가서 문걸어잠그고 돈 안내놓으면 나갈줄께라는 소리로 들리는데 어느누가 고소고발 안하겠는가..
    정말 KEC측이 잘못을 하였다면 노조측은 법을 앞세워 정당한 권리를 찾았어야 했었으며 민노당측은 이것을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방안을 내주었어야하는데 현제 하는거보면 불법을 하라고 지시하는걸로 보인다.

  • dd

    하루가 지날수록 피해는 커져만 가고..
    노조측 죄도 점점 커져만 갈것이다.
    분명 이것은 누구가 책임을 지어야 할것이며..
    민노당측에서 책임을 짓을수 있다면 계속해서 불법시위를 도와주었음한다.

  • 노동자

    위에 악플들...요새 용역깡패는 이런 일도 하나. 옵션인가보다. 아님 회사의 사주를 받은 일부 사원들이거나...보도에 나지도 않은 구체적인 막말과 협박을 하는거 보면 일반시민은 확실히 아닌듯.

  • ㅋㅋㅋ

    난 KEC주주요 욕할 권리 있소 그러니 참견마쇼.. 또 더러운 악질자본이네 뭐네 욕하겠지만.

  • xxx 법대로

    우리나라만큼 노동법 잘못된 곳없다. 똑같은 기술로 현대차에서 용접하면 엄청난연봉받고 중소기업에서 용접하면 기껏해야 쥐꼬리월급..... 법을 위반하는 노조 다 해체시켜야....

  • 나두노동자

    요기 아래 '노동자'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가졌네요. 이 기사의 내용을 읽고 노조의 편을 들지 않으면 회사용역또는 회사의 사주에 의해 욺직이는 사원.

    혹시 그런생각 해본적 있으세요?? 같은 노동자, 같은 현장에서 땀흘리며 같이 일한 사람들이 회사에 사주도 받지 않고도 사측의 손을 들어 준다는 것.
    왜 그런지 아세요? 정당하게, 합법적으로 그간 투쟁을 해왔나요?? 타임오프제의 명분이 없어지자 임금등의 사유로 투쟁을 하신것. 아래 다른 분의 리플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봉 2,700만원 결코 적은 연봉은 아닙니다. 4년제 대졸 사원들도 2,700만원 받기 힘든 시기입니다. 그리고 근무조건, 복지혜택등은 같은 지역 대기업보다 결코뒤지지 않는다는걸 구미시민은 다 알고계실텐데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지금까지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댓가는 충분히 치뤘겠죠. 그간 정리해고는 사무직 또는 계열사 직원들 위주였죠?? 아시죠??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기업 거래처에 신입, 초보자들이 만든 KEC부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어떻게 한 가족이며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사람들이 자기 부모가 자기 뜻데로 욺직여 주지 않는다고 다른 집에가서 부모욕을하고 집안 욕을 하고 다닌답니까? 너무 번번하지 않습니까?? 일반 시민들도 이건 알아야 하지않나요?? 기자들도 이런 사안은 왜 안쓰고 노조입장에서만 편드는지.... 원....

    그리고 사측에 그간 엄청난 피해를 줬지 않습니까? 사측에서는 자진복귀 기회를 수차례줬다는것도 소문났습니다. 그런데 뭘 더 해줘야하나요? 그간 배불리 작먹고 잘살았으면 과욕버리세요. 청년실업 100만이 넘은 시국입니다. 일하고싶어서 하루 수십곳에 입사지원을 하는 청년들이 태반입니다. 더 편하고자, 더 과욕을 부리고자 하는 행위이면 전혀 정당한 결과가 오지 않겠죠. 스스로를 되돌아보세요. 과연 사측이 해준게 없는지, 또 왜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하셨죠?? 그게 수소폭탄을 볼모로 삼은건가요?? 이게 평화적 해결을 위함인가요??

    그리고 물, 음식전달은 왜 해달라는건가요?? 스스로 뜻하는 바가 있어서 불법점거 농성을 하는거면 죽으나 사나 그곳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나요?? 배고프면, 목마르면 나오세요!!! 거기 들어서가 그런 불법행위하라고 굶으라고 종용한 사람 없습니다.

    다른 동료들에게 회사 복귀했다고 욕하고 상스러운 행동하고, 출근저지하고.... 이로써 정당성을 잃은 투쟁입니다. 구미시민들이 다 알고있겠죠.

    반성들하세요. 회사가 왜 이러는지 본인들 스스로가 더 잘 알지않나요?? 그간 노조를 위했다면 위했지.... 오냐오냐했더니..... 적반하장이네요.

  • 위에섹ㅡ히

    누가초봉이2700이라냨ㅋㅋ 갑부되겟네;;
    과장도과장이 심하시지 솔직히 아시고 말한겁니까? 초봉이2700
    와.. 大박인걸?

  • 122

    위에색휘 ㅋㅋㅋ
    넌 그렇게 할일없냐???
    2700만원정도 나오잖아 아냐??
    너두 KEC 다니냐?? 아님 노조사람이냐??
    알만하다. 넌 그러고있어라

  • ㅉㅉㅉ

    사측 꼬붕들이 와서 설쳐대는구나.
    창피한줄 알아라!!!!!

  • wwg

    회사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것이 노동자로서도 가장 좋을듯 한데, 이번 노조는 시작부터 노조위원장 및 간부의 이익과 영향력만을 위해 전체를 희생시키려 한데서부터 문제. 개인의 영달을 위한 노조는 그만.

  • 답답이

    참세상 ㅎㅎㅎ 참말로 세상에네,,,기사난거 정반대로 이해하면 100점입니다. 불법파업해서 들어오라고 해도 안들어갔는데..중요한건 니네들 없이 공장이 너무도 잘돌아간다는것,,,무엇을 뜻하는고?? 서울 본사까지 팔아 회사 살려볼려는데 고작 한다는 짖거리가 자기네 밥그릇 챙기기만,,,지금 앞에서 지휘하는 강성 노조분들 당신들이 부장연봉보다 많다는건 구미시민은 다알고 있소,,제발 위선 그만~~~토나올라하니,,,

  • ajqalRk

    만약에..어리석게도
    불이라도 낸다면
    그 많은 kec주주들이
    정말 가만히 있지 않을 것같군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러시는게 아니길 바랍니다.

    생각을 잘좀 해보시길..

  • 노동자

    우째 댓글단놈들 ㅅㅏ상이 이모양이냐?
    이게 불법이야?

    좀 삐딱하게만 보지말고 편들었으면 합니다.

  • 허허허

    KEC 사장 시다바리들이 때거지로 몰려왔구만..야이 인간들아 노동조합 활동이 그렇게 죄진거냐.. 지금 시대가 어떤시댄데 아직 폭력단 운운하냐. 독일같은데선 아예 노조가 경영에도 참여한다.. KEC경영진들은 무식해가지고 노동권같은것 고민도 안하겠지.. 돈이 그렇게 좋냐? 일루와서 내발좀 핱아봐라.. 곽정소한테 한것처럼..ㅋ 그럼 섭섭치않게 얹어주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