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철폐” 현대차 정문에 켜진 600개의 촛불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지역노동자들이 마침내 만나다

27일 오후 6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 "불법파견 철폐"를 외치는 600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이날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지역 노동자들이 처음 만났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파업을 준비하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평조합원들

매주 수요일은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전공장 조합원들이 만나는 날이다. 지난 한 달 동안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수요 본관집회를 통해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많은 조합원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치 떨리는 경쟁에 내몰렸던 조합원들이 400명, 500명, 700명 나의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단결 속에서 우리는 결코 나약하지 않다는 확신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왔다. 단결은 언제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도록 만드는 힘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스스로의 힘을 확인할 뿐만 아니라 그 힘을 체계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자신의 투쟁체계를 만들어냈다. 현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대의원과 현장위원을 선출함으로써 자신들의 투쟁하는 지도부를 선출했던 것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150명의 지회 임원, 상집간부, 대의원과 현장위원 등 자신들의 지도부에 대해 투쟁의지를 점검하고 확인해왔다.

매주 본관 집회에는 전체 조합원의 6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스스로의 힘을 확인하고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힘을 더욱 체계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평조합원들은 스스로 단결하고 스스로 투쟁체계를 만들어갔던 것처럼 이제 집단적인 토론을 통해 자본이 갈라놓은 2년 이하자들, 2차.3차 비조합원들을 조직함으로써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연대와 지역연대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연대를 요구하고 이 연대를 위해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그 첫 번째 걸음으로 불법파견 정규직화투쟁의 또 다른 힘인 지역연대투쟁의 주체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단호하게 싸우는 노동자만이 모든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27일 저녁 현대차 정문 앞에 켜진 600개의 "불파촛불"은 바로 비정규직 현장조합원들과 지역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만나 공동의 주체로서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27일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열사광장에 집결해 대오를 갖추고 정문을 향해 이동했다. 하나둘씩 촛불이 켜지고 600개의 "불파촛불" 속에서 현장과 지역은 하나가 됐다.

오후 6시경부터 '부당노동행위 중단, 교섭 촉구 투쟁결의대회 및 촛불 문화제'가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서쌍용 조합원의 사회로 시작됐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지역 불파대책위 소속 단위들과 회원들, 제일고 해고 급식노동자들이 참여했다.

현대차지부 노래패 '노래모둠'과 함께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율동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파업가에 맞춰 율동을 하면서 조합원들은 행동을 통일시켜 나갔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과 사업부 대표들이 조합원들에게 투쟁 인사를 했다. 1공장 김성욱 대표, 2공장 이승희 임시대표, 3공장 장병윤 대표, 4공장 황호기 대표, 시트1부 전태곤 대표, 시트2부 박영현 대표 등 이들이 불파투쟁의 지도부들이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조직체계를 정비해왔다. 36명의 대의원과 곧 금속노조 대의원 7명이 합류한다. 그리고 100여명의 현장위원들이 선출됐다. 150여명의 간부들이 조합원들 앞에서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며 "우리는 절대 질 수 없다고 확신한다. 현대차가 치졸한 짓을 했다. 파견법이 위헌소지가 있으니 위헌소송을 했다고 한다. 현대차가 불법파견하고 있는데 잘못됐다고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수년동안 하청노동자를 불법으로 사용했다. 사과와 마땅히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으로 법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현대차를 규탄했다.

이어 "30일 특근을 거부하고 서울 상경투쟁에 결합할 것이다. 서울 상경투쟁에 결합하지 못하는 동지들도 특근거부 투쟁에 동참할 것"이라며 "교섭에 나오지 않는다면 서울 중노위 조정신청 등 쟁의행위 절차를 밟아갈 것이다. 결코 흔들림없이 운영위 대의원들, 현장위원들은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우상수 해고 조합원은 "양재동 올라갔을 때 동희오토 동지들이 노숙을 하고 있었다. 집회를 하려면 경찰서에 가서 집회를 해야 한다. 우리가 울산에서 비정규직의 사슬 끊어내지 못한다면 영원히 노숙을 할 수도 있다. 기회가 너무 좋다. 우리는 집회를 할 수 있지만 양재동은 경찰과 구청 용역경비가 집회를 막고 있다. 30일 양재동 가서 동희오토 동지들에게 힘을 실어 주자. 불파투쟁의 선봉에 서서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제일고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비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결의를 밝힌 제일고 노동자들이다.

제일고 노동자들은 김복만 교육감과 김장배 제일고 설립자의 탄압, 남부경찰서의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인권침해에 대해 비판하면서 "투쟁의 의지는 더 확실하게 굳어져 갔다. 추운 날씨에 투쟁의 의지를 활활 태워 내년 봄에는 승리할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때까지 제일고 노동자들도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가는 연대, 이심전심의 연대, 보면 좋고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부터 물기가 촉촉히 젖는 연대가 바로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들과 제일고 노동자들의 연대다.

이어 서울 양재동 동희오토 노숙투쟁 영화를 전체가 봤다. 그 투쟁의 얼굴들, 그들의 저항의 몸짓들을 보면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오세일 지회장은 노래로 연대했다. "함께 연대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3월25일 대법원은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사용주는 현대중공업이라고 판결했다. 박일수 열사의 투쟁과 전국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노조로 단결하는 것은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얼마나 단결해 투쟁하느냐에 달려 있다. 1차와 2차.3차의 단결투쟁, 중요하다.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할 것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촛불이, 1000명이, 1만명이 참여할 때 현대차도 교섭에 나올 것"이라고말했다.

오세일 지회장과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아침이슬'과 '사노라면'을 부르며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 안으면서 투쟁 승리를 다짐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불법파견정규직화와 비정규직철폐를 위한 울산대책위' 소속 단위 대표자들의 투쟁발언이 이어졌다.

현대중공업 조돈희 해고자는 "얼마 후면 정규직이 될텐데 좋습니까? ("투쟁"), 기필코 승리하자"고 격려했다.

울산해고자협의회 이춘식 의장은 "난 공무원 해고자다. 몇 년 전까지 남구청에서 일했다. 동지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당연히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 승리할 때까지 울해협도 함께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사회당 이향희 울산시당 위원장은 "이 자리는 현대차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도 있다. 불파투쟁은 현대차 비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문제이다. 현대자본은 자본 전체의 이해를 걸고 완강하게 버틸 수 있다. 굳건한 연대로 불파 대책위가 함께하겠다.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고영호 울산시당 위원장은 "현대차에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은 현대차 노동자들이다. 차 만드는 모든 노동자는 금속노동자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기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이주민센터 조은정 사무국장은 "울산에도 100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여러분보다 훨씬 어려운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이주민센터에서는 임금체불, 산재 문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고 억압받고 착취받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댓가를 받을 때까지 함께 싸우고 싶다. 아름다운 연대의 전통을 보고 싶다. 울산에서도 이 전통이 퍼지기를 바라고 함께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관 노동자배움터 회원은 "모든 싸움이 어떻게 승리하고 패배했는지 지켜봐 왔다. 싸워야 할 때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승리하고 싸워야 할 때 싸우지 못하면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현대차 6000여명의 비정규직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리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규직과의 단결 방안을 아야 한다"며 "2년 이상, 이하 그리고 1차와 2,3차 분열의 벽을 갈라내고 하나로 단결했을 때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단호하게 싸우는 노동자만이 모든 권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불파대책위도 두려움 없이 힘차게 연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김대환 울산 대표는 "비정규직노조 7년의 역사가 있다. 류기혁 열사가 있었고 600여명 조합원들의 고초와 분투가 있었다. 이제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 조합원들이 2000명이 넘는다. 이제는 찾아온 기회를 디딤돌 삼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고 승리하는 투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2차와 3차 하청노동자들과 모든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현대차 불파투쟁을 지역에서, 전국에서 바라보고 있다. 현대차가 승리해야 현대중공업과 지역과 전국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철폐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춥고 어려운 조건이지만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가자"고 역설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모든 노동자들이 투쟁해왔다. 여러분들에게는 노조가 있고 노조를 믿고 힘차게 투쟁한다면 불파 정규직화 투쟁은 승리할 것이다. 지역에서도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교섭촉구 결의대회 및 촛불문화제는 파업가를 부르며 마무리됐다.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스스로의 단결과 지역연대투쟁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제 다음 행보는 정규직과의 연대, 현장연대를 실현하는 걸음을 내딛을 차례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출처: 울산노동뉴스]

[출처: 울산노동뉴스]
태그

비정규직 , 현대차 , 촛불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성웅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