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근 안하고 비정규대회 참석하면 ‘불법’?

불법파견 둘러싸고 갈등 고조...100여명 모여 촛불 들어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들이 비정규 노동자가 특근을 하지 않고 30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불법 쟁의행위’라고 못 박았다.

지산기업은 ‘30일 토요일 특근을 집단적으로 거부하려는 행동이 예정된 것을 우려’해 공지한다며 ‘30일 특근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집회를 참가하는 것은 집단적 휴일근로 거부로 현행법상 쟁의행위이고, 그 목적과 절차 등에서 정당성이 없어 불법파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불법파업’에 참가할 경우 ‘현행법상 업무 방해죄와 징계책임 등이 되므로 사후에 엄중하게 인사상 및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불법행위에 참가하지 말고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총 6개 하청업체가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공지했다.

[출처: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업체측의 이같은 논리는 집단적인 연차, 특근거부가 ‘쟁의행위’에 해당하며, 목적과 정당성이 결여됐을 시 ‘불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상 집단적인 연차, 특근거부는 쟁위행위로 볼 수 있지만 ‘불법’ 행위 규정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업체측 주장에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는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사내하청업체가 이미 불법파견이라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 정당성을 잃은 논리라고 반박했다.

지회는 대법원 판결로 현대차의 불법파견이 드러났고, 수많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상적인 근로’가 아닌 ‘불법적인 근로’로 현대차가 이윤을 남겨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대차에서 관행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생산특근은 연장근로시간 초과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이며, 비정규 노동자들은 현대차, 하청업체와 특근실시에 따른 그 어떤 합의도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지회 오지환 교육부장은 “특근거부가 두려워 불법 이미지로 비정규 노동자들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30일 특근거부는 단 하루라고 불법노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야말로 현대차에서 하루라도 빨리 불법파견, 비정규직이 철폐되어 정상적인 노동을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징계, 폭력사태, ‘위장폐업’...

30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참석건 뿐만 아니라 불법파견 문제를 둘러싸고 현대차, 사내하청업체와 지회의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성희롱 피해자를 해고한 ㄱ물류가 11월 4일 폐업을 예고했고, 신규업체로 들어올 예정인 업체가 경력직 사원을 중심으로 신규채용 공고를 낸 것도 논란이다.

경력직 사원으로 신규 채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업체 사장만 바뀌는 것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의 근속년수와 상관없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2년 이상 일한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채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근속년수, 근로조건이 승계될지도 의문이다.

피해자 대리인 권수정씨는 “ㄱ물류 경우 97년부터 7번 업체가 바뀌었는데, 피해자처럼 14년간 근무했던 노동자는 11월 5일부로 모두 신입사원이 된다. 2년이상 근무한 비정규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잠재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ㄱ물류는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자 사장의 ‘건강상의 이유’로 폐업을 선언해 이미 위장폐업 논란중이다.

또, 송성훈 지회장이 소속된 보광산업 업체는 송 지회장을 28일 감봉 3개월로 징계했다. 26일 지회는 징계위를 무산시켰으며, 당시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사내하청지회를 일상적으로 노무 관리를 해 왔다는 정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 2개가 공개되기도 했다.

출근투쟁, 선전물 나눠주기, 1인시위, 중식집회 등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등 지회는 현대차-사내하청업체에 의해 일상적인 노조 활동조차 가로막히고 있다.


관련해 ‘비정규직 없는 충남만들기 운동본부’는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8일 저녁 6시30분부터 2시간가량 현대차 아산공장 정문앞에서 ‘현대차사내하청 불법파견 정규직화, 파견철폐, 금양물류폐업 규탄 충남 지역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수많은 주야간 출퇴근 버스, 승용차가 오가는 시간에는 피켓과 촛불을 들고 선전전을 하기도 했다.

정원영 상임 공동대표는 “현대차 아산공장, 울산공장 촛불이 전국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21세기, 이명박 정부가 공정사회라 말하는 사회에 살고 있어도 여전히 사람 장사가 횡행한다. 비정규 노동자 착취에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이 선두에 있다. 노동자성에 기반해 지역노동자,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으로 현대차를 압박하자”고 전했다.

한편 충남 지역 제정당시민사회단체 각계각층이 망라된 ‘비정규직 없는 충남 만들기 운동본부’는 지난 21일 첫 대표자회의를 하며 구성되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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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노동자가 자본가의 노예냐? 오드덴(꼼뿌다도르)냐?
    프로그램 로봇이냐? 노동자 동지들은 인간이다! 인간! 대학에서 경영학 나온 동지들은 똑똑히 보라!
    경영을 배우기 전 졸업하기전 인간을 위한 마음 양심 부터 배워라! 동지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라우! 한심한 반민중 자본분자들이래들아! 더불어 사는 방법을 실천으로 안하면 그동안 대학 공부까지 배운것은 진정으로 헛 배운것이요.인생을 헛 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