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인권위 점거농성 돌입

국가인권위를 '국가이권위'로 만드는 위원장의 독재 비판

4일 인권사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아래 인권위) 인권상담센터를 점거하고 현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4일 인권위 앞에서 열렸다.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40여 개 단체는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를 위한 시민인권단체 대책회의'(아래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4일 이른 11시 인권위 앞에서 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인권위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대책회의는 기자회견에서 현 위원장의 국가보안법 존치발언, 용산참사 재판부 의견제출과정의 날치기 폐회사건, PD수첩·박원순 변호사 국가상대 손해배상청구·야간시위 위헌 법률심판 제청 부결사건 등을 예로 들며 "이명박 정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우리 시대 인권을 추락시키고 있는 현병철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많은 열사들과 시민단체들이 헌신해 만든 인권위를 현병철 위원장과 이명박 정부가 헌신짝으로 만들고 있다"라면서 "현 위원장 사퇴는 단순히 위원장 개인의 퇴진 문제가 아닌, 우리 시대가 인권이 발전하는 시대인지 퇴행하는 시대인지 알 수 있는 촉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최은순 부회장은 "인권위는 특정 개인의 전유물이 아닌 국가권력에 독립해 국민의 인권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하는데 인권위의 현 행태는 국민의 자유권과 사회권을 침해하고 있다"라면서 "G20 개최한다고 국가품격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국민의 인권이 보장돼야 국가품격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인권위가 9년 전 출범할 때만 해도 아시아 최고의 인권기구로 평가받아왔는데 지금은 오히려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를 은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라고 꼬집고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현병철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이권위원회, 권력의 치장도구로 전락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물러선다면 차별받는 이 땅의 사람들은 희망이 사라질 것"이라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기자회견 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 등이 '현병철 위원장 사퇴촉구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인권위 7층 인권상담센터로 이동해 ‘현병철 위원장 사퇴촉구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현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몇몇 대표단은 위원장실이 있는 13층에 올라가 현병철 위원장의 면담을 촉구했으나 인권위 측에서 이들의 출입을 막고, "오늘은 면담할 수 없다"는 의견만 전달했다.

대책회의는 현병철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점거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1일에는 인권위 유남영, 문경란 상임위원이 현 위원장의 독선적 운영방식에 항의해 사퇴한 바 있으며, 인권위 직원들 역시 위원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성명서를 내부게시판에 올리는 등 현 위원장 사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사제휴=비마이너)

  참가자들은 G20회의 개최로 국격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국민의 자유권이 지켜져야 국격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점거농성에 돌입한 참가자들


  대표단이 위원장 면담을 촉구하며 13층을 찾았으나 인권위 측에서 13층 복도문을 폐쇄하자,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인권위측에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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