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없는 수원시 신동, 권선3지구

[포토뉴스] 개발은 사람을 위한 개발이어야 한다

도시에서 쫓겨난 가난한 이들은 버려진 황무지에 삶터를 만들고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땅에 싸구려 재료로 겨우 누울 수 있는 작은 집을 칸칸이 만들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어느 날 세입자라는 이름으로 낙인찍히고 무조건 퇴거명령을 받게 되었고, 개발이라는 칼부림으로 결국 이 땅 아니 이 가난이 찌든 집에서 대책 없이 쫓겨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허름한 회벽에 작은 창틀 그래도 이 작은 창틀에서 들어오는 햇볕은 아주 따뜻하지 않았을까?


30여년을 이곳 수원 신동에서 살고 계신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노가다를 하시며 겨우 생활하고 계신다는데, 신도시 개발을 해야 한다며 퇴거명령을 받았단다. 그리고 이주비용으로 몇 백만 원을 보상받았다. 하지만 노가다를 하며 겨우 연명하고 있는 실정에 고작 몇 백만 원으로 어떻게 두 다리 펴고 지낼 집을 구할 수 있겠냐며 속상한 속내를 털어놓으셨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이미 이주했다. 특히 땅주인과 집주인들은 보상금을 받아서 쉽게 이주 할 수 있었겠지만 이곳에 세 들어 사는 세입자가족들은 일인당 몇백만원 정도의 이주비용 외엔 일체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수원에서 멀지않은 동탄 신도시이다. 도시는 자연을 잡아먹는 거대한 괴물로 변해버렸다. 결국 자연을 잡아먹는 이 거대한 괴물은 사람을 마구 잡아먹고 있다. 문제는 자연을 죽이는 비정상적인 개발이다. 대한민국에서 개발은 오로지 투기만을 조장하지 않는가.


수원 신동에는 10여 가구 남았다. 그래도 우체부 아저씨는 바쁘다.


건너편 마을엔 몇몇 공장이 있다. 그 넘어 마을은 거대 삼성전자가 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삼성전자 공장 단지가 있다.


철거반대를 위한 주민대책위가 있는 집이다. 며칠 전 수원 권선3지구에서 한바탕 난리가 있었다. 3가구 정도가 퇴거를 거부하고 맞서서 싸우고 있었는데, 결국 폭력적으로 온몸이 들려져 쫓겨나고 말았다. 그래서 갈 곳이 없어 이곳 대책위가 있는 집에 들어와 있다고 한다.


힘차게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느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일단 끝까지 버티기로 결심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대책위와는 함께 하지 않으신단다. 왜인지는 끝까지 말씀하지 않으셨다.


아주 좁은 골목길이다. 아니 골목길이라기보다 집과 집 사이에 작은 틈이다. 하지만 저 좁은 틈새가 아니면 이곳으로 들어 올 수가 없었다.


도시의 불빛은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희망을 줄 수가 없을 것이다. 퇴폐와 향락만이 도시를 불 밝힐 것이고 시기와 투기만이 존재하는 죽음의 공간을 전락 할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하고 있는 신도시 개발이다.


며칠 전 강제 철거된 권선3지구 현장이다. 어린이 공원 조성 현장이라고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진 않지만 용역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천주교 성당이다. 그리고 오른쪽에 건물은 학교다.

혼란스럽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지금 개발을 강행하고 있는가.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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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 , 백승호(현장기자) , 신동 , 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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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희

    경기도시 공사는 투기 집단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철거민들을 전과자로 만들고도 미안해 하지 않는다.
    -가정 파괴범 파탄 주범 이면서도 당당하고 뻔뻔하다
    -경기도시공사는 3가구 10인의 철거민들을 이 엄동설한에 맨몸으로 쫒아내 길거리 노숙자로 만들어 놓고 법집행 을 하였다며 티끌만한 죄의식도 미안함도 없으며 철거민들이 감당해야 할문제지 본인들의 책임은 없다고 도리어 분노스러워 한다
    뻔뻔한 공기업의 투기 놀음을 이젠 용서 하지 않겠다
    -권선 철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