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욱 질기게 버텨야 합니다”

“더 이상 자기 몸에 불 지르는 노동자는 없어야 합니다”

“투쟁이란 단어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정당한 요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자기 몸에 불 지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더욱 질기게 버텨야 합니다.”

울산 현대차 4공장 비정규직 황인화 조합원의 분신으로 중단됐던 결의대회는 오후 7시, 간접고용 철폐 공동행동 집회로 이어졌다. 조합원들을 비롯한 연대단체들에게 황인하 조합원의 분신은 충격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더욱 견고한 농성장 사수와 연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커졌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40년. 그 시간 동안 사회는 빠르게 변했지만, 노동자들의 처지는 변하지 않는다.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노동자들이 분신을 선택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때문에 사람들은 “언제까지 노동자의 몸에 불을 질러야 하나”며 분노한다.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는 “또 한 명의 동지가, 자신의 동지들 앞에서 몸을 불사르는 일이 일어났다”며 “분신을 통해 온 몸으로 절규하고 있는 이 노동자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고 분노했다.

정동석 현대차 정규직 조합원은 분신한 황인화 조합원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황인화 동지는 2005년 불법파업 투쟁에서부터 꾸준히 활동해 왔던 동지”라며 “또한 나와 4공장에서 같이 활동하던 조합원으로, 우리는 하나의 동지였다”고 이야기했다.

정규직과의 갈등으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던 비정규직의 투쟁은 결국 정규직과의 연대라는 힘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동석 조합원은 “정규직 조합원들은 지지방문이나 물품전달을 넘어서 연대파업을 조직해야 하며, 여기 있는 동지들 모두 전국적인 연대파업에 돌입해야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몸에 불을 붙이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며 “정몽구, 바로 그 자가 비정규직의 목숨을 앗아가는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영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은 “비정규직 조합원 여러분은 현재 정권과 자본의 노동유연화 분쇄 투쟁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만큼,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점거 농성이 6일째를 맞으면서, 그들의 분노와 결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공장 점거 사수 투쟁 역시 많은 연대 단체들과 결합해 행동하고 있다. 지회 쟁대위는 오후 8시, 회의를 열고 더욱 견고한 공장 사수 투쟁에 대해 논의했다. 그들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전원이 농성장을 사수 할 것, 사측의 침탈 시 공장 진입 투쟁을 벌일 것, 금속노조 대의원대회를 울산에서 진행하도록 제안할 것을 쟁대위 결과로 도출했다. 또한 조합원은 20일 오전 8시부터 48시간 공동 농성을 진행하고 강력한 공장 사수 투쟁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48시간 공동농성, 연대 단위 결합 ‘공장 사수’

48시간 공동행동은 사측과 경찰의 주말기간 공장 진압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으로, 20일 오전 8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총회를 시작으로 각종 집회와 결의대회 등이 계획 중에 있다.

20일 오후 3시에는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울산, 부산, 대구, 경남, 경북지역본부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노위 등 제정당.정치조직들과 구미 KEC노조 등의 연대 단체 회원 약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투쟁은 지난 10여 년 전부터 절박한 노동개선과 고용안정을 요구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터져나온 것”이라며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안에 처한 노조 활동을 지켜온 만큼, 이제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전보다 훨씬 단결하고 각성된 힘으로 싸우고 있는 이 기회야말로 우리 모두가 함께 승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상수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오늘 오전에도 한판 싸움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며 “아무리 외롭고 힘든 투쟁이라도 오늘 현대차지부 동지들이 보내주신 연대의 모습이라면 반드시 이곳 농성장 동지들을 반드시 이루고자했던 정규직화 승리를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21일에도 이어지는 48시간 공동농성은 오후 3시, 민주노동당 1000명 당원결의대회와 오후 5시 울산지역 집중집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울산=울사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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