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노동자, 그들은 한이 맺혔다!

[인터뷰] 비정규지회 점거농성 노동자

“우리는 정규직이 돼야죠. 지도부가 굳건하니까 믿고 따라 갈 갑니다.”

“힘든데 목표가 있으니까 끄~읏까지 갈 겁니다.”

점거농성 11일차인 26일 오후, 이상수 지회장은 조합원들 앞에서 “교섭이 열려도 저희의 요구가 관철 되지 않는다면 계속 농성을 진행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 뒤 이뤄진 인터뷰에서 10년차 사내하청 노동자와 8년차 사내하청 노동자가 한 말이다.

25일부터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그리고 비정규3지회가 교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현대차 사측은 정규직화도 비정규지회와의 교섭에 대해서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리고 사측에 의해 봉쇄당한 점거농성. 하지만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면서 8년, 10년을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로 일해 온 두 사람은 여전히 정규직의 목표를 강하게 꽉 움켜쥐고 있었다.


10년차 사내하청 노동자 A씨는 야간일 경우 마지막 금요일 5시 출근해서 토요일 아침 8시에 퇴근하면 그날 저녁 5시에 다시 출근하고 일요일 아침 8시에 퇴근했다. 그리고 주간조인 월요일 아침에 다시 출근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정규직과 바로 옆에서 일한다. 그런데 임금 차이가 너무 난다. 10년차 비정규직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야 12시간을 일하고, 특근까지 해서 한 달에 한 달에 한 번도 안 쉬거나 하루정도 쉬면서 1년을 꼬박 일해야 대략 연봉 3,300만원 받는다. 그나마 특근 수당도 다르고 달아주는 시간도 다르다. 정규직과 시급 3천 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다가 정규직은 6시간정도 더 달아준다. 우리들에게 그 돈 몇 만원이면 큰돈이다.”

‘정규직과 다른 차별은 없었냐’는 질문에 A씨의 답변이 늦다. 가만히 보니 ‘뭐가 있나’하는 생각 때문에 늦은 것이 아니라 갑자기 너무 많은 것이 떠올라 말을 하려고 입을 벌렸는데 막혀버린 것이다. 그 때 옆에 있던 동료가 거들었다.

“차이가 엄청나죠. 정말 설움이 많았어요. 끝이 없이 많으니까 무슨 얘기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정규직이 불량은 내면 원청 조반장이 내려와서 크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하청노동자가 불량은 내면 엄청 뭐하고 한다. 심지어는 ‘저 새끼 잘라’라는 소리도 들어봤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하청업체 소장한테까지 찾아가서 항의해요.”

A씨는 이어 원청에서 나눠주는 마스크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그는 1회용 마스크를 한 달에 4개씩 지급 받았다. 하루 이틀이면 시커멓게 떼가 묻는 마스크를 쓰고 일주일 내내 일했다. 그나마도 정규직을 먼저 다 지급해야만 그에게도 차례가 돌아왔다. 사정은 8년차 사내하청 노동자 B씨도 다르지 않았다.

“토시나 안전화, 마스크, 장갑 같은 것을 보급품이라고 부르는데, 조금밖에 안 주니까 시커멓게 기름기 좔좔 흐르는 장갑을 계속 사용했어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바로 앞에서 같이 일하는 직영 형님에게 얻어서 썼어요. 업체 사장들이 그 걸로도 돈을 남겨 먹는 거죠. 심지어 대놓고 ‘얻어 쓰라’고 우리한테 말해요. 내가 업체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지도 아닌데… 뭐 한 두 번도 아니고… 정말 서럽더라구요.”


B씨는 원청 조반장이 작업지시를 할 때도, 직영 형님들보다 하청한테 주는 양이 더 많은데 소모품은 훨씬 더 적게 지급받았다고 했다. 사내하청 노동자의 설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임금보다도 더 고약한 차별이자 인권침해인 문제가 있었다.

“직영 형님들은 한 달에 얼마씩 돈을 걷어서 회식도 하고 그러는데, 저희 하청은 회식도 못해요. 한 달에 1만원 정도 모으면, 석 달에 한 번 정도 우리끼리 회식하면서 술도 한 잔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한다는 얘기만 돌면 업체 관리자들이 난리를 쳐요. ‘너희들 미쳤냐? 노조활동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하면서 ‘계약할 때 다 잘라버린다’고. 그래서 하청은 직영 형님들 회식할 때, 꼽사리 껴서 가죠. 얻어먹으러……. 그래도 직영 형님들이 잘 챙겨줘요. 계산 할 때 “너희는 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잘 해주죠. 그렇지만 아니 하청은 술 한 잔 먹는 것도 마음대로 못 먹느냔 말이에요. 왜 공장 밖 사생활까지 터치를 합니까. 자기들이 뭐 내 부모도 아니고. 심지어는 동료들끼리 상조회를 만들어서 서로 경조사 챙기는 것도 못하게 해요. 업체 소장이 꼴랑 돈 십만원 주면서…….”

10년을 그렇게 일해 온 A씨는 파업 첫날인 15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의 느낌이 아직도 가슴이 벅찬지 가슴께에 손짓까지 해가면서 입은 열었는데 또 말은 잘 안 나온다.

“파업 첫날 우리가 시트1부 앞에서 집회를 하고, 본관 쪽으로 행진을 해서 갔어요. 그런데 경찰차들이 먼저 가서 막으려고 우리를 앞질러 가는 거에요. 그때 지회 지도부가 갑자기 도로 중간에서 “이제 우측으로 뛰겠습니다”라고 외치니까 우리 하청 노동자들이 시트2부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달리는데, 그걸 감동이라고 해야 하나… 가슴에서 뭔가… 확 올라오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딸 둘을 둔 한 사내하청 노동자가 파업의 첫날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반면 B씨는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만들어질 때부터 가입을 했었고, 2006년 파업에 함께 했었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파업에 참가는 데는 웃지 못 할 곡절이 있었다.

“처음 파업을 할 때, 정말 미친 듯이 싸웠어요. 그리고 정말 죽도록 쳐 맞았죠. 그 결과는 정말 비참했어요. 질질 끌리면서 엄청 두들겨 맞았어요. 그 때만 해도 조합원이 몇 안 됐으니까 나만 바보 된 느낌이었요. 파업이 끝났는데 수고했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왕따 비슷한 걸 당했거든요.”

그리고 그는 노조를 탈퇴했다가 이번에 대법원 판결을 나고 다시 가입했다. 물론 한 번 경험이 있었던 지라 가족의 반대가 심했다. 부모님은 ‘당장 나오라고, 한번 했으면 됐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또 노조활동을 한다고 하냐’고 난리가 났었다. 작은 사업장에서 노조활동 경험이 있는 아내도 ‘포기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어렵게 설득했어요. ‘이번만 더 해보자. 한번만 믿어달라. 이번에도 두들겨 맞고 끝나면 다시는 내가 노조활동 안 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아빠가 집에 안 오니까 아이들이 자꾸 ‘아빠 어디 갔냐’고 묻나봐요. 그래서 일이 많아서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퇴근한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차피 파업을 안 해도 보통 하루 12시간씩 일을 했거든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어렵고 힘들어요. 파업 때문에 결혼식 준비도 제대로 못한 친구도 있고, 애기 돌잔치에 못 간 친구도 있어요. 그런 거 옆에서 보면서 ‘이게 그 만큼 중요한가’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중요한 거더라구요. 살아야 하잖아요. 대부분 가정 꾸리고 있는데, 생존권이 걸려있는데…….”


따로 인터뷰를 했지만 두 노동자 모두 봇물 터지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혹여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묻지 않아서 못 한 말이 있을 수 있겠다’ 싶어 원하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권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부탁합니다. 그 말뿐입니다.”

“회사 사장들은 걸핏하면 법대로 하래요. 뭐 항상 법대로 하라 그러죠. 그래놓고 정작 우리가 법대로 하라니까 자기들은 안 하잖아요. 그것도 대기업인 현대차에서… 정부도 모르는 척 방치하면서 회사편만 들고……. 우리는 지침에 따라 가요. 우리 때문에 부담 가질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가요. 다들 소망이 있잖아요. 말리던 가족들 생각해서라도 정규직 명찰 한 번 달아봐야죠. 여기서 꼬~옥 정규직 명찰 달고 내려갈 겁니다.”

인터뷰 뒤, 밤 10시 30분이 넘은 시간 이상수 지회장이 조합원 앞에 섰다. 이 지회장은 “우리가 왜 여기에 올라 왔으며, 어떻게 내려가야 하는 지가 중요하다”며, 다시 한 번 “우리의 목적인 정규직화가 관철되지 않으면 점거농성은 계속 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정말 한이 맺혔다! (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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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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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쳐죽일

    너희들이 왜 정규직이 되어야 하는데???
    현대차 인력관리가 그렇게 허술하게 보이더냐?
    핫바지들도 2년이상 하청으로 와서 일하면
    전부다 정규직 시켜주게?
    이런 쳐죽일 놈들.....................

  • 한치앞도 모르고...

    위에분 참 어이없습니다.
    아마도 정직이시라 비정규직의 설움을 느껴보시지 못했나봅니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은 위에 기사에 대해서 욕하고 비난할지 몰라도 본인이 업체가 될지도 또는 당신 형제나 자식이 업체가 되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똑같이 아들아 니는 핫바지로 2년 10년을 일해도 그대로니까 그냥 그대로 궁상맞게 살다가 디져라 운명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실껀가요
    그렇타고 당신 자식이 하청이 되어도 쳐죽이지는 마세요 큰일 납니다.

  • 최용수

    한치앞도님~내가보기에는저분 알바생이이에요~
    이런댓글달면 용돈바리돼겠죠 ㅋㅋㅋ씨발

  • 이런 때려죽일...

    니들은 비정규직으로 한달만 살아봐라!
    마누라한테 밥도 못얻어 먹을끼다

    니들이 뭔데,,,]

    용역들꺼져라

    이젠 용역깡패도 모자라 인터넷 댓글다는 용역도 쓰네...^^

    니가 쳐 맞어 죽일놈일쎄

    ..

    야 임마!!
    챙피한줄이나 알아라

    너 같은 썩어빠진 사상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있기때문에 투쟁은 계속될것이다
    ...
    투쟁!!!!싸우자...이기자...

  • 너쳐죽일란다..

    그런 당신은 왜 정규직에 있는데?

    참 웃기시네...

    야!

    너같은위인은 비정규직으로 살라면 하루도 못가 머리에 빨간띠 두룰끼다..
    씨발넘아,,,

    잡히면 죽는다이

  • 댓글용역

    이젠 하다하다 깡패 용역에서 댓글다는 용역까지 투입하다니....
    몽구씨!!

    참..대단도 하십니다

    그러면 이길것 같소..
    그럴수록 국민들은 더욱더 악에 받친다는걸 가르쳐 주겠소이다..
    오늘 손주자식들 데리고 투쟁에 동참하러 가겠소

    당신 하는것 보니까 속이 허파가 팍 디짚어 집니다이..

    노인정 동무들과 같이 갑니다..
    몽구 양반 잘 보시요잉..
    흰 백발 보면 난줄 아시요잉
    오죽하면 늙은 내가 가겠소

  • 투쟁!!!1투쟁!!

    다같이 조합원들께 용기를 줍시다

    힘들 내십시요

    국민들도 같이 있다는걸 절대 잊지마시고...투쟁

  • 함부러 말하지마요

    댁이 왜 흥분을 합니까?

    댁도 용역이요?

    입닫고 가만 계시오

    죄받소이다

    댓글이나 다쇼

    그래야 몽구가돈주잖소

    참 젊은 사람이 불상도 하시오...

    그런식으로 공산당 처럼 살고싶소?

    당신도 불쌍고,,당신 부모도 참,,,말년이 훤이 보입니다

    효도나 하쇼

    함부러 지꺼리지마사고잉

    칠순을 바라보는 사람이자만 이건 아니지 않소..

    인정할껀 회장이든 대통렬이든 인정을 하셔야지...

    참 세상이 어찌될라고,,,

    노동자눈에 눈물나게해서 얻는게뭐가있겠소.

    참회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