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2세의 노동자 폭행, 특수고용직의 비극

화물연대 “유사사례 빈번”...30일, 최철원 고소장 제출예정

최철원(41) 전 M&M대표의 노동자 유홍준(53)씨 폭행사건에 대해 법적 대응이 이루어질 방침이다.

유 씨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내일 오전 중에 서울경찰청에 최 씨를 상대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용산경찰서에서 이미 수사에 나섰지만, 서울경찰청에서 사안이 중대한 만큼, 자신들이 담당하겠다고 연락이 온 상태”라고 전했다.

폭행 전 손해배상 7000만원 청구, 폭행 뒤 7000만원 지급

최태원 SK회장의 사촌동생이자 전 M&M대표인 최 씨는 지난 10월 18일, 용산에 위치한 M&M사무실에서 유 씨를 알루미늄 야구방망이와 주먹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최 씨는 폭행 과정에서 ‘매값’이라며 야구방망이 한 대 당 100~300만원의 액수를 제시하고, 폭행 뒤에는 매값으로 2000만원을 건네기도 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출처: MBC [시사매거진2580] 화면 갈무리]

이번 사건은 M&M이 모 운송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운송회사 직원인 유 씨에 대해서만 고용승계를 거부하면서 일어났다. 화물연대 울산지역 탱크로리 지부장이었던 유 씨가 사측의 화물연대 탈퇴 강요를 거부했기 때문.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화물연대를 탈퇴했으며, 유 씨는 노조 말살 정책과 고용승계 거부에 반발하며 M&M의 원청회사인 SK본사와 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1년간 일을 하지 못한 유 씨는 결국 탱크로리라도 팔아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M&M사무실을 찾았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특히 최 씨는 폭행 후 유 씨의 통장으로 탱크로리 값 5000만원을 입금하고, 유 씨에게 일명 ‘매값’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유 씨가 폭행당하기 10일 전, M&M측은 유 씨에게 손해배상으로 7000만원을 청구했다.

때문에 폭행하기 전 이미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뒤, 폭행 뒤 탱크로리와 매 값으로 7000만원을 건네는 등의 정황으로 볼 때, 이미 사측이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범죄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칠준 변호사는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 같은 경우, 피해가 있다며 정확히 추산한 금액이 아닌, 위자료 명목으로 제기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운수 노동자들 사이에서 빈번한 일”

이번 유 씨의 사건을 계기로 화물, 운수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 씨의 사건이 단순,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빈번하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유 씨와 같이 극심한 폭력을 당한 경우는 처음이지만, 고용승계 거부나 화물연대 탈퇴 강요, 일방적 해고와 같은 유사한 사례는 빈번하다”면서 “작년 박종태 열사 역시 이 같은 일방적 해고와 노조 말살에 맞서 돌아가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당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이었던 박종태 씨는, 대한통운이 노조와의 구두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78명의 택배 기사와의 계약 해지를 단행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운수 노동자의 경우,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리되어 회사에 고용돼 임금을 받고 있지만, 노동자가 아닌 사장이라고 정의돼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사측의 계약해지나 부당해고에도 법적 대응을 마련할 방도가 많지 않다.

이번 유 씨의 경우에도 계약해지나, 노조 탈퇴 압박에 대한 노동권을 보장 받지 못했던 상황으로 직접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돌파구를 찾아왔다. 결국 노동자이지만 ‘사장’으로 포장된 운수 노동자가 거대 재벌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김칠준 변호사는 “지난 한달 간, 피해자는 자신이 개인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이 좌절해 극단적인 사고까지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때문에 언론과 법적인 부분을 통해 해결하면 되니 다른 마음을 먹지 말라고 계속 설득해 왔으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 역시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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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 최태원 , 화물연대 , m , m&m , 최철원 , 야구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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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그랬니...

    야!왜그랬니....

    그러고 살고싶니?

    참 생긴대로 노는구나..

    참....더러운 세상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