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양재동 농성 시작

울산 2공장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1공장 조합원들에게 힘되어 기쁘다”

다시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이 시작됐다. 4일 현대차 울산공장 2공장 해고자들은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대각선 맞은 편 스티로폼을 깔고 비닐을 쳤다. 애초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현대에서 동희오토 농성장이 있던 하나로 마트와 길 건너 맞은 편 인도까지 모조리 집회신고를 내놨기 때문이다.

상경투쟁 5일 만이다. 간접고용 철폐 30일 아침 1인 시위 때는 용역들에게 폭행당하고, 기자회견 뒤에는 간접고용 철폐 공동행동 대표단과 함께 조합원이 연행되기도 했다.


노숙 농성 돌입 소감을 물으니 조합원 A씨는 “저희보다 힘든 1공장 동지들에게 힘 보탤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1공장에서 사원증 받아 나올 수 있도록 2공장 해고자들도 최선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했다. 조합원 B씨는 “비록 멀리 있고, 춥고 힘들지만, 저희가 양재동 상경투쟁해서 동지들에게 큰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했다. 상경한 울산 2공장 해고자들은 추운 날씨보다 공장점거 투쟁을 벌이는 1공장 노동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밝은 표정들이었다.

촛불 문화제 주변에는 경찰들과 회사 관리직들이 빙 둘러 서잇기도 했다. 조합원 C씨는 한 사람을 가리키며 “울산공장의 생산관리 2부 관리직이다. 수요일 하나로 마트에서 밥 먹을 때부터 봤는데, 목요일 한남동 오거리 1인 시위 할 때, 오늘 서울역 집회에서도 봤다. 계속 2공장 해고자들을 따라 다닌다”고 했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러 카메라를 들이미니 그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농성 1일차 촛불 문화제가 7시30분경 시작됐다. 금속노조 김창근 사무처장은 “이 나라 법은 자본가에게만 관대하고, 노동자들이 하는 모든 것을 불법이라 한다. 연대단위가 봤을 때에는 금속노조가 부족하겠지만, 격려하고 독려하면서 현대차 정규직을 포함해 동지들이 이 투쟁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민주노총 노우정 부위원장은 “우리의 힘이 약해서 승리하지 못하는 것이지 적들의 힘이 강해서 우리가 패배하는 게 아니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정규직, 비정규직이 폭 넓게 단결해 투쟁할 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대표는 “이 싸움이 현대차 비정규직들만의 싸움이라면 우리가 하는 것은 연대겠지만,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간접고용을 막아내는 싸움이기에 우리의 모든 것을 투쟁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국제연대의 발길도 이어졌다. 사회진보연대 임월산 씨(재미교포)는 “인도 현대차 노조에서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건은 인도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조건이다. 동지들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다. 동지들의 투쟁은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노동자, 세계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이다.’라는 연대의 메시지가 왔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국제적으로 많이 알리겠다. 힘 얻고 끝까지 투쟁할 수 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일본 건설운수연대노조 박승화 씨(재일교포)는 “화요일 MBC PD 수첩에 현대차 비정규직 나온 것을 보고 예전에 일본 자동차 공장에서 파견 노동자로 일하면서 노조를 만들었던 한 선배생각이 났다. 그 선배는 열심히 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노조가 없어졌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서, 꼭 이기면 좋겠다.”고 했다.


GM 대우차 비정규직 농성장에 간 동희오토 조합원들을 대표해 참석한 심인호 씨는 “동희오토는 회사가 없다는 이유로 법적으로 지고, 현장에서 모두 쫓겨났지만 투쟁해서 이겼다. 현대차 동지들은 법원 판결이 있고 공장을 잡고 있다. 동희오토 보다 더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싸움이다.”고 했다.

사노위 서울지역위 김재광 대표는 “현대차가 1공장 비정규직들이 공장을 점거한 20여 일 동안 수백억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얼마나 바보 같은 얘기인가. 그 공장 노동자가 20여일을 일하면 수백 억을 벌었다는 얘기인데, 돈이 없어서 정규직화 못 한다는 사측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회사를 비판했다.

진보신당 김은주 부대표는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으로 함께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힘을 얻고, 그 투쟁이 들불처럼 번져 더 많은 곳에서 노조를 결성할 수 있을 때까지 같이 하자. 진보신당도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문화제의 마지막은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들의 결의발언이었다. 그들은 모두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이 승리할때까지 점거농성을 풀지 않겠다며, 연대투쟁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12월 1일 수원역에서 간접고용 철폐,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수원 촛불과 민주노총 경기본부,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 사노위 등 15개 경기지역 노동시민 사회단체들은 경기지역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결의와 함께 모금한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또한 진보신당 한 당원이 갈비를 준비해 와 농성 첫날 푸짐한 뒤풀이가 이어졌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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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치기달인들

    남들 공부할때 놀다가 지금와서 직영으로 새치기하려는 족속들, IMF지나고 참여정부에서 취약계층 고용확대차원에서 비정규직고용을 확대하라고 정부가 압박하여 사내하청근로자가 증가하게 되었다. 사내하청근로자는 입사할때 하청업체 도급업무를 알고 입사한 상태에서 일부선동가들이 선동하여 정규직근로자로 신분변경해 달라고 떼쓰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 비정규직이 850만일경우, 이를 정규직화 시키라고 하면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적어도 350만명의 일자리를 없애고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여 500만명은 정규직되더라도 350만명은 해고되어 일자리가 축소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