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이경훈 지부장이 비정규직지회와 회사를 동시에 압박해 대화 자리에 끌어내서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회사는 ‘4자협의’에 금속노조가 들어오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현대차지부에 공문을 보냈다. 애초 회사는 비정규직지회 점거농성 해제를 전제로 현대차사측, 하청업체,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로 구성된 ‘4자협의’를 제안한 바 있다.
[출처: 현대차지부] |
비정규직지회 “일방적 통보에 사실관계도 달라”
현대차지부의 결정에 비정규직지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지부가 투쟁의 주체인 비정규직지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사항을 통보했으며, 사실관계조차 다르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현대차지부는 마치 비정규직지회가 확운위 결과를 동의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이경훈 지부장은 이상수 지회장이 확운위에 참여한다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지부장은 지회장을 따로 불러 확운위 결정을 통보하고 ‘내가 욕먹으면 된다’고 말한 뒤 나가버렸다”고 전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있는 논의 없이 점거농성을 해제하지 않으며, 협력업체가 아닌 현대차 원청과 대화한다고 지난 4일 결정한 바 있다.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비정규직지회) 송성훈 지회장은 “비정규직 울산, 아산, 전주 3개 지회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4일 논의를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대차지부의 결정은 비정규직지회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 향후 지부와 지회간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있는 현대차지부 [출처: 현대차지부] |
더불어 현대차지부 확운위의 결정은 ‘5주체 회의’ 결과와도 배치된다. 지난 4-5일에 걸쳐 진행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 아산, 울산, 전주 3개지회 ‘5주체 회의’는 새로운 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현대차지부가 ‘5주체 회의’ 결과와 무관하게 입장을 정해 이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또, ‘5주체 회의’에서 비정규직지회는 ‘교섭’을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협의’로 제한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지부 확운위 결정은 ‘교섭’과 ‘협의’를 분명히 정하지 않았다.
또, 현대차지부의 8일 조합원총회 결정은 노동자간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노동계 일부에서는 현대차지부가 ‘조합원총회 카드로 비정규직지회의 점거농성을 해제시키려고 한다’는 제기가 나올 정도다.
현대차지부의 결정은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승리를 위해 총파업 일정을 결정하기로 한 10일 금속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중앙쟁대위)를 앞두고 이루어져 금속노조 중앙쟁대위 결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주공장 사내하청지회(비정규직노조) 강성희 지회장은 현대차지부 확운위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송성훈 지회장도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다"며 “파업의 주체는 비정규직지회이다. 투쟁의 수위를 현대차지부가 결정할 수 없다. 아무리 현대차지부가 비정규직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해도 일방적인 통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발했다.
한편 ‘5주체 회의’ 주체이자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이번 현대차지부의 입장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속노조 관계자에 의하면 노조는 6일 상집회의에서 △8일 확대간부파업 △10일 1차총파업 △15일 2차총파업을 중앙쟁의대챙위원회에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은바 있다.
현대차지부 확대운영위원회는 임원 6명과 각 공장별 9개 사업부 대표, 판매-남양-정비-아산-전주-모비스 6개 위원회 대표가 참여한다. (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