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농성 해제 합의한 적 없다”

비정규직 농성 해제 합의설, 정규직 지부에 사과 요구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 농성 해제 문제를 두고 현대차 정규직 노조 이경훈 지부장이 확대운영위에서 비정규직 지회와 합의한 사항이라며 결정한 것을 두고 비정규직 노조(지회)가 공개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지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과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은 농성해제를 합의한 적이 없으며 이경훈 지부장의 공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현대차 지부는 확대운영위를 통해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파업에 대해 ‘정규직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조합원총회)를 8일 실시한다. 단, 12월 8일 이전 교섭창구가 열리면 현대차지부는 총회 소집을 연기하고 비정규직지회는 농성을 해제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비정규직 지회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이 나오는 과정에서 문제는 이경훈 지부장이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과 ‘합의된 문구다’라고 하며 확대운영위 간담회에서 통과 시켰다는데 있다.

비정규직 지회는 강력히 반발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경훈 지부장이 제안해 확대운영위에서 통과된 ‘농성중단’은 지회 조합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의지를 꺽고,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을 막는 등 불법파견 투쟁을 교란 시켰다고 규정한다. 이는 860만 비정규직노동자의 희망을 송두리 채 망쳐 버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공장 거점파업을 풀지 않으면 협의조차 진행하지 않겠다는 현대차 사측과 일방적으로 거점 파업을 풀 것을 협박하는 이경훈 지부장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도 평가했다.

지회는 또 이경훈 지부장과 이상수 지회장이 이 과정에서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지회에 따르면 또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이 “1공장 농성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면 현대차지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냐?”고 묻자 이경훈 지부장은 “선택은 지회가 해라 욕은 내가 먹겠다. 금속노조 총파업은 한다하더라도 동력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 결국 현대차 지부가 움직여야 하는데 총회가 부결 되서 욕을 먹는 거나, 지금 욕을 먹는 거나 지부가 욕을 먹는 것은 똑같다. 교섭과 관련된 것과 비정규직과 관련된 것은 책임지겠다"고 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밤 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쟁의대책위원들.

비정규직 지회 최악의 상황 염두에 두고 논의할 듯

이상수 지회장은 이날 밤 9시 30분께 농성장으로 돌아와 조합원 보고대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보고대회에서 현대차 정규직 지부의 확대운영위 논의 과정과 여기서 결정 된 사항, 이경훈 지부장과의 협의 내용을 보고했다.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은 당시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에게 “‘비정규직 농성장 해제와 관련된 것은 5자 회의(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아산, 울산, 전주 비정규직 3개 지회)에서 교섭 진행과정을 보고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농성장 해제와 관련된 것은 5자회의에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입장전달을 했다”고 밝혔다.

이 지회장은 지부 결정 사항을 두고도 “저희들이 마지막으로 놓칠 수 없는 농성장 해제 문제가 거론되면서 만만치 않은 상황이 왔고 현대차 지부는 마지막 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렇다면 비정규지회는 거기에 맞춰 논의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지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저희들이 원하는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있는 합의에 대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것을 걸고 이 농성장을 끝까지 사수 할 것인지, 협상에 대한 내용 확보가 우선인지 냉철하게 판단 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지금 이 안을 수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저희들이 결정한 부분과 상충된 부분이 존재하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지회 쟁대위가 심각하게 토론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수 지회장은 이 같은 발언은 현대차 지부가 비정규직 지회의 농성 해제를 거론 할 주체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현대차 지부와 금속노조, 아산, 울산, 전주 비정규직 3개 지회 5자가 그 동한 교섭 방식과 교섭의제를 논의해 왔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논의도 5자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정규직 3개 지회가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진전있는 합의가 없다면 농성을 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해 왔기 때문에 당장 교섭이 열린다고 해서 농성을 풀지 않는 다는 것도 조합원들 앞에서 다시 확인한 것이다.

다만 현대차 지부가 8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이후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 판단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현 국면에서 지부가 파업찬반 조합원 총회를 강행 할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노동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비정규직 투쟁 문제를 걸고 정규직이 파업을 부결할 경우 정규직 지부의 지지와 엄호는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고 노노 갈등이 심화 돼 비정규직 지회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비정규직 지회로선 8일 전까지 교섭과 진전 된 안이 나오지 않아 총회 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경우도 염두에 두고 조합원들과 이후 계획을 논의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현대차 지부의 결정은 이후 국면을 더욱 꼬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8일 금속노조 중앙쟁의대책위를 기점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아름다운 연대를 통한 마무리를 강조해온 현대차 지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울산=울산노동뉴스, 미디어충청, 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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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 불법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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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훈이

    민노당 당원이라는데..
    민노당은 즉각 제명 처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