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투입해 만든 차 안산다”

현대차 일부 생산재개...정규직노조 간부 점거농성장 철수

현대차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노조) 점거파업 24일째, 현대차 회사가 8일 오후 1시부터 2차 1공장 생산 재개를 시도해 생산라인이 ‘정상 가동’된다고 밝혔다.

현대차 회사는 지난 6일 도장공정을 마친 차체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3층 도어탈착장과 자동창고(PBS)를 거치지 않고 의장공장 트림라인으로 수동 운반해 컨베어벨트를 다시 가동했지만 3시간여만에 중단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로봇 자동공정인 글라스 장착작업을 수동으로 대체할 수 없어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 2차 생산 재개는 로봇을 수동으로 조작, 최종 품질관리 공정에서 유리를 수작업으로 부착하는 임시방편을 이용해 라인 가동을 재개한 것이다.

그러나 생산라인이 ‘정상 가동’된다고 볼 수 있을까. 1공장 정규직 대의원 A씨는 1공장 11라인, 12라인이 가동되고 있지만, 현재 시간당 6~7대 차량이 생산된다고 전했다. 평소 11라인은 시간당 53대, 12라인은 26대 생산된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의 생산 재개를 ‘흉내내기’라 표현했다. A씨는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생산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며 “생산 라인 가동이 목적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정규직 대의원 B씨도 “회사는 생산 재개가 목적이 아닌 것 같다. 점거농성장 생산 라인을 돌리는 것 자체를 비정규직 파업 압박카드로 쓰고 있다. 6일 경우, 언론에 생산 재개했다고 알리고, 시스템 자체의 문제임에도 비정규직지회가 전기를 차단해 생산을 못했다고 여론전을 펴면서 파업을 압박했다. 회사가 차를 생산하려면 그렇게 했겠냐. 회사는 잔업이든 뭐든 여태껏 한 라인만 돌려서 생산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1공장 라인을 수동으로 가동하자 불량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도어(차량 문)는 기계로 작업하지 않고 손으로 작업하면 미세하게 어긋나 문틈이 벌어지고 차에 물이 새는 불량이 난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우리가 하청이지만 직영들과 똑같이 몇 년간 일한 숙련공들이다. 차량조립은 볼트를 적정하게 조이는 게 매우 중요한데 아르바이트생들이 할 때는 토크 적정이 아닌(볼트의 조임 정도) 토크 오버나 미달이 많고 나사 머리가 깨지는 경우도 많다. 또 나사 머리의 페이트가 벗겨지는 경우도 있어 나중에 녹이 스는 경우도 있다. 나 같으면 지금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해 만드는 차량은 안 살 것이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차 1공장 12라인 생산이 8일 오후 잠시 재개되자 농성장 계단에서 이를 지켜보는 농성 비정규직. 생산 재개를 위해 투입된 아르바이트생의 조끼와 농성 조합원의 조끼가 같다.

8일 새벽 정규직노조 상집간부 점거농성장 철수

한편 회사의 생산 재개에 앞서 8일 새벽 1시30분경 현대차지부(정규직노조) 상집간부들이 점거농성장 1층에서 모두 철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 3층을 점거하고 있다.

상집간부 관계자는 “이경훈 지부장의 지침으로 점거농성장 1층에서 상집 간부들이 철수하기로 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야4당 국회의원들의 권고안을 비정규직지회 쟁의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가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자 철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상집회의를 위해 철수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상집회의는 점거농성장 철수 전에 했다”고 덧붙였다.

1공장 정규직 대의원 B씨도 “현대차지부는 야4당 권고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고, 쟁대위 결과를 듣기 위해 금속노조 간부와 현대차지부 간부가 농성장으로 올라갔다. 쟁대위가 권고안을 받을 수 없다고 한 뒤 상집간부들이 모두 나갔다. 그리고 3분 후 바로 단전됐다”고 말했다.

회사의 생산 재개 시도, 현대차지부 상집간부 점거농성장 철수에 비정규직은 말한다.

“어차피 (정규직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이 나든 부결이 나든 교섭이 안 되면 언젠가 침탈이 있을 거다. 그 시기가 조금 당겨지는 것일 뿐이다. 상집간부들이 없어도 이미 각오한 거라 두려울 게 없다. 용역깡패들이 들어와도 우리는 이길 자신 있다.”

“우리는 끝까지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지부가 하라고 해서 남고 해제하라고 해서 해제할 문제가 아니다. 가결이 되면 정규직 형님들이 우리를 믿고 지지해 준다는 의미지 어차피 우리들 싸움이다. 지부에서 안 도와줘도 물러설 수 없다. 회사가 우리를 끌어내려고 하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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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혁명14중대장

    나도 현대차 안 산다!
    자본가 미친놈들이 노예인력이 동원해 만든 차는 매우 싫다!(불량품 사고 당하기는 더 싫다!)
    노동자 동지들이 만든 것이 최고다 불량품으로 인한 사고율 0%이다.(노동자동지분들의 최고의 안전 기술을 짓밟고 불량차 타라고 유도하는 것은 자본가이다. 모든 원흉은 자본가다!)

  • 투쟁

    경북에서도 응원하겠습니다 끝까지 싸웁시다 연대를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투쟁 현대차 정규직들의 10%는 적극 연대하지만 나머지는 믿을 수 없습니다 분열의 의미가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는 남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정규직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연대대오의 연대투쟁과 함께 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