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농성해제, “현대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2신]현대차 비정규직 관련 노사 4시부터 상견례

  울산 현대차 정문으로 나오는 농성 비정규직 조합원들

  농성자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김미진 대의원이 농성을 해제하고 나가는 조합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2신]9일 오후 4시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지회 점거농성 해제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이 9일 오후 2시 30분께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농성을 풀었다. 비정규직 지회는 농성을 푼 후 이날 오후 4시부터 현대차 사쪽과 상견례를 열었다. 비정규직 지회는 이후 지회 사무실 앞에서 거점 농성장을 만들고 천막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애초 비정규직노조(지회)는 이날 오전 긴급 총회를 열고 선교섭 후농성해제 안을 결정하고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이상수 지회장이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경훈 현대차 정규직 노조(지부) 지부장과 만난 3주체 회의에서 선농성해제로 최종입장을 정리했다.

  농성을 풀며 공장 안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3주체와 현대차는 △농성장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해결 △ 금번 농성자의 고용보장(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 지회 지도부의 사내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대책 요구를 놓고 교섭을 벌인다.

  농성장 입구 계단으로 내려가는 조합원들

  기자회견

이어 쟁대위와 박유기 위원장, 이경훈 지부장이 오후 2시 10분께 다시 농성장으로 올라왔다. 쟁대위는 “3주체 협상결과 농성을 중단 하고 현 시간부로 저희는 농성장을 나간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지회 1공장 김성욱 대표는 “이상수 지회장이 힘겹게 결단 했다. 우리 요구를 100% 관철하지 못했지만 7-80% 요구안을 수용했다. 제 2의 거점을 만들어 투쟁을 함께 해 나가자”고 지회장 결정 사항을 전했다. 김성욱 대표는 “우리는 25일 간 기적을 이뤄왔다. 끝까지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히 걸어 나가자. 현 시간 부로 농성장을 정리하라”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여러분의 소망을 끝장 보겠단 결의를 관청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쟁 전환 시점이 된 것 죄송하다”며 “여러분 투쟁은 대한민국 사회전체의 쟁점을 만드는 투쟁이다. 이제 여기서 강고한 결사의 의지로 다시 조직화 하고 추스르고 더 높은 수위로 만들도록 현대차 지부와 지회, 저에게 주어졌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우리의 불법파견 특별교섭 4대 요구는 지회와 지부 공동책임으로 관철하기로 했다. 이후 불법파견 투쟁 공동투쟁단으로 승리하겠다고 발표 할 것이다. 언론을 통해 전사회와 국민에 약속하겠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성 25일째 농성장에서 마지막 구호를 외치는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

  본관 앞 약식 집회를 마치고 조합원들을 배웅하러 정문으로 이동하는 3주체. 왼쪽 부터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 이경훈 금속노조 위원장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도 “다시 힘을 내자. 그동안 현대차 지부장 뭐했냐는 비판도 많았고 발을 빼려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많았다. 서운한 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우리 또 다른 싸움을 시작한다. 시대의 아픔을 현대차 사업장에서 제대로 고생한 여러분의 마음을 새기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또 “제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여러분과 같이 생활을 했다. 이분들의 약속과 중재가 있었다. 중재에 사측도 동의를 했다. 그런 내용을 오늘 기자회견문 한 장에 함축해 담았다. 제가 지켜 나갈 것들은 하나하나 지켜 나가겠다. 발전과 희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농성장 안에서 마지막 발언에 나선 마지막 이상수 비정규직 지회장은 “벌써 25일이 지났다. 올라온 게 어제 처음 같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투쟁 제대로 끝장을 못 봤지만 현대자본의 심장에 비수를 한 번 꽂았다. 당당히 어깨를 펴고 투쟁의 전사로 현장에 서자”고 강조했다.

이상수 지회장은 “분명히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과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이 얘기 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함께 약속했다”면서도 “그 약속을 떠나 저희가 힘이 부족해서 내려가는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비정규직 노동자 현장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자. 눈물 보다는 웃음으로 따뜻한 밥 한 공기 나누며 이번 투쟁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어 금속노조와 현대차 지부, 비정규직지회는 농성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비정규직 지회가 이후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사쪽과 특별교섭 4대 요구안을 관철해 나갈 것을 선언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자회견을 마치자 조합원들은 농성장에서 내려왔다. 조합원들은 25일 농성이 급물살을 타자 못내 서운해 하면서도 농성장을 치우고 서로 격려하며 악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조합원은 “오늘은 우리가 부족해 내려가지만 다음엔 더 큰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고 웃음을 보였다.

조합원들은 농성 중이던 1공장을 빠져나와 울산공장 본관 앞에 모여 약식 집회를 열고 오후 4시께 현대차 정문을 빠져 나왔다.

  조합원들은 공장 밖에 나오자 '하늘이 이렇개 파란 줄 몰랐지만 공기는 농성장이 더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농성장에서 마지막 인사



[1신: 9일 12시 30분] 현대차 비정규직, 선교섭-농성해제 지도부에 위임
이상수 지회장 “오늘 어떻게든 끝내겠다”
농성조합원 총회, '농성사수'와 '일단 교섭' 안 두고 치열한 토론


9일 현대차 공장을 점거 중이던 비정규직 노조(지회)가 회사와 교섭에 나서고 교섭결과에 따라 농성해제 여부를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비정규직 지회는 이 같은 결정을 농성 조합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 중으로 지회의 안을 회사가 받아들여 교섭에 응하면 하루 이틀 사이 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지도부가 농성해제에 대한 판단을 위임받아 현대차와 비정규직 지회 사이 일정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면 오늘 중으로 농성해제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9일 오전 농성장에서 열린 조합원 총회

이상수 울산 비정규직지회장은 “오늘 교섭을 하자는 안이 결정되면 오늘 어떻게든 끝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농성 조합원들은 오전 9시께부터 총회를 시작해 사전 질의응답을 벌였고 11시부터 본격적인 교섭 안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총회에서 논의 된 안은 3가지 였다.

1, 2, 3안 두고 치열한 논쟁, 2안 결정

1안은 기존 현대차 지부가 제시한 교섭개최 시 즉각 농성해제 안이다. 교섭의제는 기존 3주체가 합의한 △농성장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해결 △ 금번 농성자의 고용보장(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 지회 지도부의 사내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대책 요구다. 1안은 지난 7일 야4당 의원들이 제시한 중재안과도 비슷하다.

2안은 현대차 지부가 제시한 안을 보완해 수용하는 안이다. 교섭의제는 같지만 농성해제 시기를 교섭결과가 나오는 동시에 지도부에 위임 된 권한으로 지도부가 농성 중단을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불법파견 교섭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교섭하되 이 안을 조합원 총회가 아닌 지도부가 판단해 농성해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농성 조합원들은 이 2안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

이상수 지회장은 2안을 두고 “불법파견에 대한 구체 내용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수위인지는 교섭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한 것은 지도부 위임해 달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3안은 기존 비정규직 지회 쟁대위 안으로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명백히 성과 있는 합의가 도출되면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를 통해 농성 해제를 결정하는 안이다. 3안은 현 국면에서 회사와 타결에 이를 때까지 교섭 없이 농성장을 사수하며 물리적 충돌도 감수하겠다는 안이었다.

  만장일치로 교섭권한을 위임받은 비정규직 쟁대위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날 2안과 3안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특히 ‘농성을 풀면 얻을게 없다’와 ‘농성을 유지하면 오히려 다 다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지만 이상수 지회장이 만장일치로 위임을 요청해 조합원들의 마음이 기울었다.

이상수 지회장은 “저에게 위임을 해주시면 오늘 어떻게든 결정을 지을 생각이다. 저희들 투쟁을 접자는 것이 아니다. 최대한 가져갈 것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분명히 교섭에 갔다오면 욕을 먹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계신 조합원들은 분명 지회 조합원이다. 거기에 따라서 어떤 형태든 간에 최선을 다해 협상을 만들 것이다. 위임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회장의 요청에 따라 밥을 굶고서라도 끝까지 농성을 사수하자던 조합원들도 만장일치에 동의했다. (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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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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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세요

    꼭 좋은쪽으로 교섭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근 한달이 다되가도록 잘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힘들게 투쟁하셨는데 잘풀릴겁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그리고 1공장 밑에서 작업하고 계신 비조합, 조합 비정규직원들 참 그렇습니다.
    같은 공장 위에선는 같은 신분으로 투쟁하면서 캄캄한곳에서 먹지도 추워서 잠도 못자고 있는데
    같이 일했던 직장동료인데 정규직은 그렇타치더라도 같은 업체에 일하고 같은 신분인 분들이 교대돌며 일하는건 좀 그렇네요.... 외부 친척을 대리고와 일하는 분도요... 불지를일 있음니까?
    나중에 파업 끝나고 얼굴을 어떻게 볼려고 그러는지
    이번 교섭에서 좋은소식이 있으면 그분들한테 묻혀갈려고 그러는 심상입니까?
    제발 좀 그러지 맙시다
    끝으로 정말 정말 고생했습니다.
    끝까지 힘내세요

  • 해제 불가...

    야이 시벌새기들아 내가 울산까지 가거 그렇게 연대했는데 지금 해제하면 우리 연대대오들은 뭐 개짓거리 했더냐?? 결과도 보지 않고 위임한다고?? 개새기들아...

  • 위에 해제불가//뭘 얼마나 열심히 싸웠길래 조합원들의 결정에 이래라 저래라 하나? '연대'대오들도 지금은 일단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뿐이지.. 연대의 기본도 모르는 넘이구만..니 할일이나 잘하길 바란다. 연대란 말 함부로 주워다 쓰지 말고..

  • 에구

    해제하면지는거지 머 할말있나 쯧쯧

  • 찐따

    좆찐따같은새끼들 싹다 구속시켜야돼

  • 화이팅

    진짜 수고하셨습니다.
    초딩 같은 현대의 만행;;
    단전 단수, 하루 김밥 한줄... 온갖 고생속에서
    25일이나 버티셨지요
    꼭 그 노력이 빛을 발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현대는 제발 대기업이면 대기업답게
    해결하세요 -_-
    위엣 분들 님들 형, 동생들이 저기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말씀들을 참...거시기 하게
    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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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경제 말아먹는 것들은 싹다 구속시켜야한다..
    마스크쓰고 모자이크처리하고, 진정 생존권 보장해달라 요구하고싶으면 당당하게 나와서 얘기해라

  • 잘되어야할텐데

    힘내세요..!
    무기를 내려놓은 것 같아 불안하지만,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 비정규여성

    지금은 고생많으셨는데 힘내시길 바랍니다. 동지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고 반듯이 심판 받을자는 역사가 심판할것입니다. 억울해 하지말고 분개하지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