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화 조합원은 지난 11월말경에 중환자실에서 나왔다. 그동안 두 차례의 팔목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고 얼굴 표면은 다행히 흉터가 남지 않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양쪽 귀와 주변 피부는 여전히 진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14일 황인화 조합원은 양쪽 귀 치료를 받았다. 황인화 조합원은 "의사 선생님이 귀가 녹아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성형수술이나 인공보형물을 이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잘 먹어야 한다. 잘 먹는 게 회복의 80%라고 했다"며 "얼굴 흉 안지고 우리 동지들 떳떳하게 볼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잘 먹고 있고 편하게 생각하려 한다"며 재활 의지를 드러냈다.
황인화 조합원이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은 "교섭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였다. 황인화 조합원은 분신 이후에도 언제나 '동지'들 생각, '동지'들 걱정이 떠나지 않는 것 같았다.
황인화 조합원은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빨리 나아서 현장으로 복귀해 일하는 것"이고 "친구들이 보고싶다"고 전했다.
이어 "시간과 명분은 우리 편이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지 않게 끈기 있게 투쟁한다면 우리는 승리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황인화 조합원은 자신의 몸보다도 '동지' 걱정, 투쟁 걱정 뿐이었다. 황 조합원은 "절대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시간과 명분은 우리 편이다. 탄압이 들어와도 동지들 믿고 꿋꿋하게 버텨야 한다. 가슴 좌악 펴고 좀더 당당해져야 한다. 내 자신부터가 떳떳하다. 우리 모두가 떳떳한 사람들이다. 절대 기죽지 말라"고 현대차 비정규직조합원들에게 부탁했다.
황인화 조합원은 14일 1공장 거점파업 농성장에서 한 조합원이 챙겨놓았다가 힘들 때 먹으라고 챙겨준 '자유시간' 한 개가 자신의 소지품으로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결코 먹어서 없애 버릴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라며 함께 투쟁했던 '동지'들을 그리워했다.
기자의 손을 잡은 황인화 조합원의 손은 참 따뜻했다. 그 따뜻함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황인화 조합원은 자신의 몸보다 동지들에 대한 사랑, 투쟁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