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창원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허홍만 부장판사)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GM대우자동차 전 사장 데이비드 닉 라일리 씨에 대해 혐의를 인정하고 7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GM대우 협력업체 대표 김 모 씨 등 6명에 대해서도 4명에게는 벌금 400만원씩, 2명에게는 벌금 300만원씩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GM대우가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협력업체들의 기술이나 자본이 투입되지 않았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담당업무가 동일작업을 반복하는 등 일의 완성이라는 측면보다는 근로자의 노동력 제공 자체에 있기 때문에 원심과는 달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파견근로에 해당된다”고 선고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GM대우 근로자들과 혼재해 근무했고 GM대우에서 배포한 표준작업서와 단위작업서 등에 따라 단순반복적 업무수행을 한 점, 생산방식이 변경되면 GM대우 소속 조장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교육 또는 지시를 한 점, GM대우 정규 근로자의 결원발생 때 GM대우에서 투입부서와 기간, 공정 등을 정해 통보한 점 등에 비춰볼 때 협력업체들의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조퇴나 월차, 휴가 여부를 GM대우 소속 직장에게 보고해야 한 점, 연장, 야간, 휴일근무도 GM대우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한 점, GM대우 소속 직장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일지를 작성한 점,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복리후생비, 제안시상금 등을 GM대우가 지급한 점도 파견근로의 근거로 봤다.
이에 대해 이영수 GM대우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은 “우리가 농성을 시작한 후 부평 GM대우차 공장 안에서는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현대차와 GM대우는 다르다. 우리는 불법파견을 한 적이 없고 합법적 도급을 사용하고 있다’고 악의적 선전을 하고 있는데 이를 깨부술 수 있는 판결이 나왔다”며 “법원에서 불법파견임을 확인한 만큼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 |
라일리 씨는 지난 2003년 1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13개월 동안 협력업체 여섯 곳으로부터 근로자 843명을 불법으로 파견받아 생산 공정에 투입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06년 12월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되자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에 지난 2009년 2월, 1심 재판에서는 “GM대우와 협력업체 사이에 일부 종속적인 관계가 인정되지만 전체적인 근로관계를 종합해 보면 불법 파견이 아닌, 도급계약 관계로 판단된다”며 라일리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솜방망이 판결”이라고 규탄하고 불법파견 사업주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판결 직후인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노동자를 착취해 수백억 원의 이익을 챙긴 GM대우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법원이 고작 700만원의 벌금형을 내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법이 잘못 됐다고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수십억의 손해배상, 가압류 등 쇠방망이를 휘두르는 사법부가 불법을 저지르는 기업주에게는 솜방망이를 휘두르는 편파적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GM대우자동차가 불법파견 노동을 사용했다고 확인하면서도 책임을 사측에 묻는 데 있어서는 지극히 인색해 유감스럽다”며 “사법부의 솜방망이 판결은 자본가들로 하여금 아무런 사회적 책임과 가책을 느끼지 않고 불법적 노동을 사용하도록 부추기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은주 진보신당 부위원장도 “어느 자본가가 700만원의 벌금을 안 물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느냐”며 “이 정도 처벌이라면 대한민국이 스스로 자본가 천국임을 밝히고 자본가에게 법을 어기라고 종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그리고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투쟁을 통해 알려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GM대우 인천 부평공장에서 23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비정규노동자들 역시 불법파견 노동자”라며 “이들이 원직복직 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고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