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해가 가고, 또 다른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았지만 여전히 마포구 동교동 두리반의 이브는 ‘추위’와 ‘암흑’이다. 두리반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은 전기도 끊긴 자그마한 공간에서 서로의 온기로 추위를 달래고 있다. 이들은 연탄 난로에서 나오는 온기보다 체온의 온기가 더 따듯하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그들이 맞는 크리스마스이브는 결코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두리반 농성 1년을 맞이하는 12월 24일, 두리반에는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두리반에서 365일간을 보냈던 소회를 터놓으며, 또한 ‘막개발을 멈추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농성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연대해 온 만큼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람들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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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반 사태가 1년이나 지속되고, 해결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나 참담합니다. 정말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그 어느 곳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곳 두리반에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작가회의에서는 두리반 안에서 이런저런 행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사람을 중심으로 이 두리반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한국작가회의소속 김금 시인은 지난한 1년의 소감을 밝히며, 유채림 소설가가 다시 ‘펜’을 들고 작품을 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지만 ‘생계’와 ‘생존’이라는 칼날이 유채림 작가로 하여금 ‘피켓’을 들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존’으로부터 시작된 투쟁은, 어느새 사람들에게 연대와 희망으로 옮아져 갔다. 마포주민으로 1년간 두리반 농성에 함께했던 김성섭 씨 역시 두리반으로부터 희망과 미래를 보았다고 털어놓았다.
“한 잡지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는 설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설문에 국민들은 ‘미래’와 ‘내일’이 가장 무섭다고 답했습니다. 최소한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미래가 국민들에게는 두려움이었던 것입니다. 한 번의 좌절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세대, 두 번째의 좌절 기회조차 주지 않는 사회에 두리반은 희망이었습니다. 작년 이날부터 시작된 농성은 연대의 힘으로 점점 더 강해지고 있으며, 이는 내일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연대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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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손길도 점점 커져가고 있지만, 건설사 측의 압력 역시 끊이지 않는다. 지난 15일과 23일, 용역 직원들은 또 다시 두리반에 들이닥쳐 농성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채림 소설가는 “이달 말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자신들의 방식대로 두리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종려, 유채림씨를 비롯한 두리반 식구들은 ‘지지 않겠다’고 입을 모은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돈과 법과 깡패가 있는 저들이 두리반을 함부로 밀고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우리에게 그들이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며 “두리반은 분명 철거운동의 새로운 투쟁방식을 만들어냈고, 앞으로 계속될 시간과의 싸움에서 우리는 승리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마스이브, 연대단체 회원들의 방문으로 시끌벅적한 두리반의 풍경은, 밤까지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은 두리반 농성 1년을 맞아 오후 6시부터 ‘두리반 365 막개발을 멈춰라’ 행사와 공연을 준비했다. 본 행사에는 영상상영, 안종려 유채림과의 대화의 시간, 돌잡이 퍼포먼스 등이 진행되며, 8시부터 시작되는 공연에는 그간 두리반과 연대해온 모나미, 조한석, 쏭의 빅밴드 등 16개 뮤지션들이 7시간이 넘는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