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투쟁은 평조합원들 자신의 싸움이었다"

[인터뷰] 보석으로 풀려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장병윤 3공장 대표

7일 선고재판을 앞두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장병윤 3공장 대표가 지난 3일 저녁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날 울산에는 유례없는 폭설이 내렸고 장병윤 대표는 폭설을 뚫고 가장 먼저 입원해 있는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형을 잃고 아파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그의 마음 속에서도 유례없는 폭설이 내리고 있었을 것이다.

장병윤 3공장 대표는 지난 11월17일 3공장 파업투쟁 과정에서 용역들에게 납치, 동부경찰서로 연행돼 구속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장병윤 3공장 대표를 만나 구치소 생활과 최근의 근황, 이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장병윤 3공장 대표는 "징계최소화로 불파투쟁의 의의를 훼손할 수 없다.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요구로 내걸고 힘차게 싸워야 한다. 지금 일시적으로 힘의 관계에서 밀리는 것 같지만 승기는 우리가 잡고 있다. 명분도 우리가 가지고 있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밑바닥에서 고통 받았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을 세웠던 그 초심의 정신을 살아나게 하고 있다. 새로운 운동의 충분한 가능성을 본 만큼, 여기서 마음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정말로 부끄럽지 않은 싸움으로, 우리 같은 비정규직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투쟁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17일 3공장 파업 과정에서 용역들에게 납치돼 동부서로 인계되고 구속된 과정에 대해서 말해달라

납치되고 두드려 맞고 정신이 없었다. 3공장 대오를 유지하고 파업을 확대하기 위한 고민이 있었다. 용역깡패들이 현장에 들어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처음 봤고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현장이 이 정도까지 무너졌구나', 위기의식을 느꼈다.

회사도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 같다. 여러가지로 착잡했다. 헤쳐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구속이 결정되고 나서 심정은 어땠나?

3공장 대표로 선출되고 지회 쟁대위원이었다. 불파싸움은 비정규직 싸움에서 피해갈 수 없는 싸움이었다. 각오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속이 결정되고 나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느 정도 투쟁의 성과물, 결과물이 나온 상태라면 위안이 됐겠지만 시작하자마자 초기에 구속돼서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다.

구치소 생활이 힘들지는 않았나?

안에 있으면서 밖에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했다. 제대로 한판 싸워보고서 달려왔으면 나았을텐데, 밖에 농성장 지키는 동지들, 연대동지들에게 미안했다.

불파투쟁의 사회적 파장을 구치소 안에서도 알고 있었다. 구치소 관계자들,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알고 있었다. 공감대 형성되고 어느 정도 혜택(?)을 누렸다. 신문 같은 것도 구치소에서 일정기간 동안 보라고 넣어줬다. 수염을 기르거나 머리가 길거나 해도 다른 수감자들은 뭐라 해도 아무 이야기도 안했다. 혼거방에서 함께 생활했다.

형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평생 안고 가야 할 문제다. 모친이 더 걱정이 된다. 평생을 가슴에 안고 가야 할 문제다.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법파견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조합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불파투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일상적인 임단협 같은 그런 싸움이 아니고 전국적인 투쟁이다. 판은 벌어졌다. 힘의 논리에 의해 정리되겠지만 소기의 성과를 쟁취하고 비정규직 투쟁의 밑불,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새롭게 시작하는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

석방되고 나서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있나?

현장에 들어가서 내 몫을 해야겠다. 출입증 신청을 했고 바로 출입증이 나왔다. 우선적으로 조직력 복원, 조직력 확대를 통해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것이다. 이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게, 단순히 뒷수습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그 본질에 입각해서 싸워야 한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것은 모든 조합원들의 요구였고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을 대변하는 대중적 요구였다. 가장 계급적인 요구가 가장 대중적인 요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중적 지지도 함께했다. 하지만 지금은 요구안이 현안문제 해결로 후퇴돼 있다. 요구안의 의의에 대해서 말해달라

불파싸움의 시작은 단순하게 신분상승, 임금상승의 측면이 아니고 자본에 의한 착취구조를 깨는 투쟁이었다. 조합원 개개인이 이 요구를 자기문제로 받아 안았고 임금 몇 푼 올리는 문제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불파투쟁은 쟁대위와 간부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현장조합원들 자신의 싸움이었다. 이 정신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끝까지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요구를 가지고 가야 한다.

대표(쟁대위원)로서의 자기역할에 대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언제 현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들어가면 현장 조합원들을 만나겠다. 불파투쟁은 몇몇 간부의 싸움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받아 안고 가야할 싸움이다.

25일동안의 거점파업을 통해서 조합에 가입한지 두 세달도 안된 조합원들이 상당히 질적으로 성장했다. 이 싸움은 학습이나 이런 걸로는 절대 습득이 되지 않는, 조합원 스스로가 겪여낸 싸움이다. 한번 싸워본 사람으로서의 경험이나 노하우로 운동에 대한 인식을 갖추게 될 것이다.

대표로서 제 자리 찾아야겠지만 몇몇 간부들만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행동하는 힘으로 복원하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파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다시 시작해야 할 싸움이라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패배감에 휩싸이지 않고 현재진행형으로 생각하고 흐트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섭이 지지부진하다. 2차 파업투쟁에 대한 요구도 현장에서부터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까 말한 본질에서 크게 훼손되지 않은 범위에서 요구와 정신을 끝까지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 징계 최소화로 불파투쟁의 의의를 훼손할 수 없다.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요구로 내걸고 힘차게 싸워야 한다.

지금 일시적으로 힘의 관계에서 밀리는 것 같지만 승기는 우리가 잡고 있다. 명분도 우리가 가지고 있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얼마전까지 사내하청이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정말 하찮은 하청들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운동권이 상상도 못했던 촛불투쟁이 터졌다. 촛불투쟁처럼 하찮은 하청노동자들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가장 밑바닥에서 고통 받았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을 세웠던 그 초심의 정신을 살아나게 하고 있다. 새로운 운동의 충분한 가능성을 본 만큼, 여기서 마음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정말로 부끄럽지 않은 싸움으로, 우리 같은 비정규직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투쟁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현대차 불파투쟁은 지역과 전국 노동자들의 연대가 함께했다.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불파투쟁은 현대차 안에 일하는 하청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비정규직의 문제가 동생들, 친척들, 다 자기 자신의 문제가 됐다. 자기의 문제로 인식하고 연대했던 동지들에게 감사하다. 도와주는 수준이 아니라 자기 문제로 안고 싸움을 했고 이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비정규직 문제는 부분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비정규직 문제를 나의 문제, 사회적인 문제로 끝까지 같이 받아 안고 가면서 착취구조 자체를 바꾸는 싸움으로, 신분상승이 아닌, 자본의 구조를 바꾸는 싸움으로 같이 갔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연대해 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구호로는 비정규직 철폐 외쳐왔다. 이렇게 판이 커질 줄도 몰랐다. 하지만 불파투쟁은 언젠가 터질 문제가 지금 터진 것이다. 우리 운동이 더 망가지고 훼손되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이미 싸움이 시작됐고, 사회적 이슈가 됐다) 850만 비정규직의 문제, 전체 노동자계급의 희망을 만드는 투쟁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태그

현대차 비정규직 , 불법파견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성웅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구치소 갔다

    오면 하청에서 안받아줄텐데...??
    안그런가요? 쩝..전과자는 어디 들어가지도 못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