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총학생회, 청소노동자 집회 난입 외부세력 운운

홍익대 청소노동자, 6일 오후 ‘집단해고 1차 규탄대회’ 개최

홍익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 4일차.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날씨에도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뜨겁다. 오늘 6일 오후에는 많은 연대단체들이 홍익대 본관 앞에 모여 ‘집단해고 1차 규탄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학교 측은 이들의 고용보장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는 노동자들의 농성이 외부세력에 의한 불법 농성이라고 보고, 조합원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심지어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규탄대회 도중 난입해 참가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외부세력 운운하는 총학생회와 학교당국이 부끄럽습니다”

규탄대회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김용하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5~6명이 대회장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며 집회 중단을 요구했다. 사실 홍익대 총학생회가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사람이 주도한 집회로 인해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문헌관을 통해 수업을 들으러 가는 학생들 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갈등이 심화되자 김용하 총학생회장은 “청소노동자를 돕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의 농성이 민주노총이라는 외부 세력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경지부를 제외한 노동자들 개별의 대화를 요구했다. 김용하 총학생회장은 “어머니들의 요구사항과 노총의 요구사항에는 차이가 있다”며 “학교와 청소노동자 사이에 노총이 중간에 들어와 전달과정을 와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노총과는 별개로 어머니들과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학생회와 조합원들과의 갈등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숙희 홍대 분회장은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왜 도와준다면서 집회를 방해하는 것인지 이해가지 않는다”며 “학교나 총학생회나 똑같다. 당장 돌아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생회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감은 지난 12월부터 계속 돼 왔다. 총학생회는 지난 12월 28일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최저입찰제로 용역업체를 선정하여 청소노동자 복지문제에 소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했다”며 대학 측과 동일한 입장을 밝힌바 있다.

  김용하 홍익대 총학생회장과 이숙희 홍대 분회장

또한 이들은 “외부 정치 세력과 결탁, 사실과 무관한 내용을 기재하여 여론을 조성하고 언론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복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학교 이미지를 실추 시킬 수 있으며,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해 조합원들의 공분을 샀다. 권태훈 공공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지난 12월 2일, 노조가 결성된 후 총학생회는 사사건건 학교 측의 입장만을 대변해 왔다”며 “4일에는 간부들에게 이야기하자며 총학생회로 불러 녹취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당국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농성에 대해 ‘외부세력’에 의한 불법농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홍익대 기획처를 비롯한 4명의 처장들은 지난 5일, 농성 참가자들을 ‘불법농성자’라고 규정하고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가 주도해서 본교 총장을 감금하고, 본교시설을 무단으로 점거농성함으로써 불법적으로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점거농성으로 이어진 현 사태는 외부세력이 개입된 불법 농성자들의 주도아래 벌어지고 있다”며 “따라서 지금의 불미스러운 사태를 야기한 단체는 이에 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 당국은 청소노동자들의 집회에 대비해 지난 3일, 마포경찰서에 학교 정문 앞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규탄대회에 참가한 홍익대학교 박상현 학생은 “학교당국과 총학생회가 부끄럽다”며 “이들은 외부세력인 민주노총이 들어와서 아무 불만 없던 사람들을 선동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 분들이 정말 아무 불만이 없었나. 이는 정말 청소, 경비, 시설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무시해도 정도가 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린 진 적이 없다. 현장으로 돌아갈 때가지 투쟁 할 것”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의 적대적인 시선에도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뜨겁다. ‘전원 해고’라는 초유의 사태에 타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번 규탄대회에는 연세대, 고려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의 청소노동자들이 참가해 홍익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했다.

이영숙 고려대 분회장은 “공공노조 서경지부 조합원들은 이때까지 싸워서 진 적이 없다”며 “끈기 있는 투쟁으로 승리할 때까지 고려대 분회도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분회에 투쟁기금을 전달한 이화여대 분회역시 끈끈한 연대를 강조했다. 신복기 이화여대 분회장은 “악랄한 이화여대에서 조차 이런 일은 없었는데 홍익대는 너무 실수한 것”이라며 “11일 2차 규탄대회에는 전 조합원들이 쳐들어 올 테니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그냥 있지 않겠다. 더 단단히 뭉쳐 이번 투쟁도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각 정당 관계자들 역시 규탄대회를 찾았다. 이번 홍익대 집단해고 사태는 여론의 많은 주목을 받는 만큼 정당들 역시 사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홍익대를 방문해 학교 측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윤성일 민주노동당 마포구 위원장은 “학생처장은 홍희덕 의원과의 면담을 진행하면서 노조가 70% 임금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업체와의 계약 체결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현재 75만원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임금이 70% 오른다 해도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정경섭 진보신당 마포구 위원장 역시 “지난 12월 2일 노조 출범식때 쌍욕을 하던 교직원들이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동안 정말 많은 무시를 당해왔지만, 현재 사회 양심적 세력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는 만큼 이 싸움은 분명히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규탄대회를 마친 이들은 대화를 요구하며 학생처를 찾았지만, 굳게 잠겨진 학생처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학생처를 비롯한 학내 곳곳에 부당해고 철회와 고용승계 요구를 담은 대자보를 붙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학교가 대화에 나설 때까지 농성을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오는 11일 오후 4시에는 ‘2차 집단해고 서경지부 전 조합원 집중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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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청소노동자 ,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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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자

    총학생회 간부들 한나라당에서 스카웃 제안하겠다. 좋아 죽겠네.

  • 울산노동자

    2007년도에 울산과학대에서도 똑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총학생회와 총대위원회에서 수백명을 동원해 와서는 관제데모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몽준을 상대로 투쟁하여 승리했고, 지금도 민주노조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홍익대 동지여러분 힘내십시요. 멀리서 나마 승리를 응원하겠습니다.투쟁!!

  • 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권력에 앉은 인간분자들 심정 자체가 못 되먹은 괴뢰분자들 천국이구만. 노동자동지들도 사람이다. 한나라당괴뢰모략인간분자들아!

  • 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외부세력운운은 어느 시대 얘기냐?
    지금이 전두환 광주연쇄살인강간 괴뢰범죄전과30범이 사는 시대냐? 하긴냐 전두환시대로 돌아온것 맞아. 신종전두환인간 이명박이가 있으니까? 노동자 탄압은 전두환한테서 다 배우고 불리한 조건으로 족쇄 채우는 반노동 모략범분자들 같으니!

  • 계급용인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학교인줄 알았는데 정말로 한심하고 추한 총학생회장의 행동에 홍익의 미래가 어둡게만 다가오는것 같다. 학생들아 너희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홍익인간 이념이지 힘든사람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파렴치한 행동은 미래에 너희들 후손들이 너희들 한테 돌려준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거라.

  • 연세

    홍익대 니넨 진짜 미술만 하는 데냐??

    개념을 국말아 드셨구만.. 아무리 찌질이 4년제라 해도 그렇지.. 정문만 크고말야..

  • 쯔쯔

    홍대 총학생회 부끄러운줄 알아라
    니네는 졸업하고 노동자 안될줄 아냐
    니네는 졸업하자마자 사장님 될줄 알아?

  • 마루치

    ㅎㅎ강남출신에 유복한 가정에서 고생안하고 지금까지 고액과외하며 명문대 나와서 국가 고위직과 판검사가 되어 앞으로 이 나라를 운용할 터인데 그들의 정서에는 서민의 마음과 고통을 알고 있을까 그래서 그들이 어떤 정책과 판결을 내릴까...

  • 홍대졸업생

    홍대졸업생으로서 정말 부끄럽습니다...하지만 홍대전체를 몰아가지는 마십시요. 어용총학생회에 맞서 열심히 운동하는 후배들도 많고 생각있는 후배들도 많습니다. 어찌됐든 이번 기회로 비정규직문제가 이슈화되서 잘 해결이 되길 바랍니다...

  • 연세보시오

    그 딴식의 성급한일반화 오류를 범하진 마라. 나 홍익댄데 총학의 문제지 돈없어서 돈벌면서 학교 열심히다니는 홍익대 학생을 까지 싸잡아서 욕하지마라. 생각도 짧은 연대생인가보네?. "연대생 다 그런가보네" 하면 기분 좋겠어?

  • 재들

    서로 스카웃해가겠네 노조 사찰 담당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