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용산을 잊지 않겠습니다”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 추모문화제

용산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20일 저녁 7시 서울역광장에 모였다.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광장을 찾은 1000여 명의 시민들은 먼저 간 열사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개발악법 철폐를 외쳤다.


장영희 전국철거민연합회 사무처장은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철거와 그에 맞선 저항의 움직임을 전했다. 그는 “용산참사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철거민들은 천막에 몸을 의지하며 경찰과 용역, 정부에 맞서다 두들겨 맞고 연행되는 등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고 있다”며 “개발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용산에서의 살인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용산에서 다섯 열사들이 주거권과 생존권을 지키려다 참담한 죽음을 당했듯 우리의 미래도 그다지 밝지는 않지만, 열사들을 영원히 되새기고 철거민 없는 세상을 향해 실천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이날 오후 추모제에 이어 추모문화제에도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정치란 춥고 출출한 사람을 보면 훌렁 벗고 소주 한잔 대접하는 것인데, 정치 한다는 이가 춥고 출출한 분들을 폭도로 몰아 죽여놓고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다”며 “21세기의 지향은 파쇼화된 ‘막패’를 몰아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정현 신부는 “참사가 있은 지 2년이 흘렀음에도 이렇게 추모제를 열어 유족들을 위로하고 삶의 현장과 수단을 뺏긴 세입자들을 지켜주시니 살인자를 단죄하는 날이 더 앞당겨지리라 믿는다”며 “유족들도 그날까지 강한 마음으로 살아가셨으면 한다”고 그의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유가족들도 단상에 올랐다. 고 이성수 열사의 부인 권명숙 씨는 “하루하루 망자의 빈자리를 실감하지만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유가족들도 용기 잃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다”며 용산참사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을 향해 “잘못된 정권, 진상이 밝혀질 있을 때까지 여러분을 믿고 열심히 살겠다. 앞으로도 관심 가져주시고 지금과 같이 함께해주시라”고 호소했다.

추운 날씨에도 수많은 시민들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문화재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뜨지 못하고 단상에 올라 열사들의 영전 앞에 헌화하며 그들을 추모했다.
  열사들 영전에 분향과 헌화를 하기 위해 늘어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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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문화제 ,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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