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범대위’ 박래군, 이종회 ‘징역형’ 선고

국제엠네스티, “집회결사와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판결”

박래군, 이종회 용산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에게 각각 징역 3년1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부(판사 이숙연)는 24일 용산참사 추모행사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일반교통방해 등)로 기소된 박래군, 이종회 공동집행위원장에게 각각 징역 3년1월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회시위로 인해 집단적 폭력과 손괴가 명백하다는 것이 예상되었고 이를 알면서도 범대위는 별다른 조치, 노력을 취하지 않았으며 집회 종료 후 진행된 가두시위로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명백히 손해를 끼쳤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폭력사태를 방지하고 교통방해를 최소화할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집회시위의 횟수를 거듭할수록 강도를 높여갔고 범대위 회의를 통해 가두시위를 성과로 인정하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공공의 안녕, 질서에 손해를 끼치는 형태로 변질될 것을 예상하고 진행했다”며 가두시위를 사전에 공모하고 기획한 바 없다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신고하지 않은 불법집회의 경우 집회시위로 인해 시민들이 겪을 불편이 명백하고, 관련한 사건으로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다른 시위참가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며, 시위의 강도를 더해갔음에도 방지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두시위를 통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키려 해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걸림돌이 되었다”며 양형을 무겁게 하는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집시법 10조 일몰 후 옥외집회 규정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점, 2009년 3월 14일의 집회의 경우 교통방해 범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점, 용산사건의 성격과, 이를 지나치게 무겁게 처벌할 경우 표현의 자유와 기본권의 형해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이들의 활동이 용산 유가족들과 정부 사이의 합의도출에 기여했다는 점 등을 양형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박래군 위원장은 “법정구속이 안 된 것 외에는 검찰 주장을 거의 다 인정한 것으로 우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는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용산참사의 의미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미신고 상태에서도 추모제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까지 고려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종회 위원장은 “범대위에서 제기한 것은 투기와 이윤을 위한 개발로 민중들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이고 그것이 곪아터진 게 바로 용산”이라며 “이번 유죄판결로 이 정권이 부동산 투기 정권이라는 것 인정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부가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가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런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은 대중의 사회적 문제 제기의 길이 여전히 막혀 있다는 것 방증하는 문제 있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변호를 맡았던 장서연 변호사도 “가두시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개별적,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력행위의 책임을 그 주최자에게 묻고, 엄격하지 않은 논리로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엠네스티는 이날 성명을 내고 “2010년 3월,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보호하는 평화적 집회 또는 시위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교통방해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강제퇴거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던 중 사망한 이들의 유가족을 위해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두 인권옹호자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원의 결정을 규탄”했다.

캐서린 베이버(Catherine Baber)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 정부는 표현의 자유 및 평화적 집회에 대한 권리가 법과 관행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평화적 집회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박래군 씨, 이종회 씨에 대한 유죄판결은 번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래군, 이종회 공동집행위원장은 2009년 1월 서울역 광장에서 제1차 범국민추모대회를 개최한 뒤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 10차례에 걸쳐 미신고집회를 개최한 혐의와 2009년 1월21일부터 10월까지 71회에 걸쳐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이명박 규탄 및 희생자 추모대회’를 개최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검찰은 지난 11월 25일 박래군, 이종회 공동위원장에게 각각 5년4월, 4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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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momile

    사람을 죽인 사람은 감옥은 커녕 승승장구인데 진실을 밝히자는 사람은 어이해서 감옥행을 받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