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왜 김주현씨 자살 CCTV 일부만 공개하나

CCTV 원본 아닌 편집본으로 경찰 수사...유가족이 찾아내

삼성전자, 아산경찰서측이 고(故) 김주현 씨 투신자살 기록이 담긴 사내 CCTV 일부를 유가족에게 공개하지 않거나 말을 바꿔 유가족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삼성측이 경찰에 제공한 CCTV가 원본이 아닌 편집본으로 확인 돼 유가족들과 변호인단은 경찰측의 ‘공정 수사’에 의심을 품기도 했다.

사건 당일을 기록한 CCTV는 김주현 씨의 사망 과정과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김씨의 사망을 둘러싸고 유가족은 삼성측의 업무상 과실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측이 김 씨의 사망과 관련한 자료를 유가족과 변호인단에 투명하고, 성실하게 제공하지 않는다면, 김 씨의 시신은 장례식장 문을 나서지 못한 채 책임공방만 지루하게 계속될 것이다.


CCTV 원본 보려면 ‘정보공개 청구해라’ ‘초상권 침해다’?
삼성LCD 공장장 조문하고 워본 주겠다는 약속 안 지켜


CCTV와 관련한 문제제기는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일 삼성전자 LCD사업부 공장장이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온다고 해서 유가족들은 오후2시경 공장장 조문을 조건으로 CCTV 원본을 요구했다.

21일 오전 김씨의 부친과 변호사가 경찰측과의 면담에서 CCTV 영상이 끊기는 현상을 보면서 원본이 아닌 편집본 임을 확인한 것이다.

유가족에 의하면 “더 심각한 것은 담당 형사가 CCTV가 편집본임도 모르고 있었다. 특히 주현이가 마지막 투신 직전인 11일 오전6시30분부터 6시44분 사이가 끊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2시경 장례식장으로 CCTV 원본을 가져오겠다던 삼성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몇 시간동안 계속된 실랑이 끝에 유가족들은 결국 밤11시경에 경찰서에서 CCTV를 연람해 볼 수 있었다.

유가족은 “약속한 CCTV 원본을 달라고 독촉하였으나 회사 관리자는 여러 핑계를 대면서 동문서답하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그리고 ‘유족에게는 줄 수 없고 경찰에만 줄 수 있다’ ‘자료가 방대하여 복사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유족에게 CCTV자료를 줄 경우 CCTV에 담긴 다른 사람들의 초상권이 침해된다’ ‘정보공개 청구해라’며 원본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또, CCTV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경찰측과 삼성측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유가족에게 원본은 보여주기를 꺼려했다고 증언했다. 유가족은 “삼성 관리자가 ‘유족에게 복사본을 넘겨주어도 되냐?’고 물으며 회피하고, 경찰은 ‘삼성이 동의해야 한다’며 회피했다. 그러나 나중에 당직자가 이미 원본을 받았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관련해 김씨 사건 담당 변호사는 “삼성측이 유족에게 직접 주기로 한 CCTV 원본 복사본은법적으로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CCTV 열람을 정보 공개 청구해야 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항의했다.

당시 장례식장에 있었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주현씨 아버지는 빈소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삼성측 조문을 받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공장장 조문 이후에 삼성 관리자들이 계속 왔고, 화한도 새것으로 갈고 조기까지 가지고 왔으나 유족들이 이후 조문을 받지 않고 삼성측 조기를 치워버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건이 터지자 수습하려는 모습 보며 착잡했다”
총4차례 자살시도...‘왜 방에 혼자 뒀나’


결국 유족은 24일 낮12시30분부터 오후6시경까지 아산경찰서에서 CCTV 원본을 확인했다.

삼성측이 제공하지 않았던 자료로, 김씨가 자살할 당시 아침 7~8시 사이 화면, 김씨가 이용하지 않은 1번 엘리베이터는 제출되었지만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출되지 않았던 2번과 3번 엘리베이터 화면, 방제요원의 출입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엠블런스 출동 시간, 병원후속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이다.

CCTV 원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씨는 3차례가 아닌 총4차례에 걸쳐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원본을 확인한 김씨의 누나 김정 씨는 “원본 확인 결과 미심쩍은 부분이 많이 있다. CCTV를 보면서 느낀 것은 주현이가 창틀에 매달렸을 때 총3명이 달려왔다. 주현이가 투신하고 나서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부장, 과장 등 온갖 관리자들이 와서 난리를 부렸다. 사건 예방은 안 하고 사건이 터지자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고 전했다.

또, 김정 씨는 회사 내부 응급절차 발생시 대응 절차상, 사내병원 근무시간에는 응급, 비응급환자를 사내병원으로 이송하고, 근무시간 외에는 사외병원으로 이송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측이 내부 규정조차 지키지 않고 사태를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유가족과 변호인단은 삼성측의 비협조로 아직까지 김 씨의 사망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가 부족하다며 김씨의 출퇴근 현황, 급여내역서, 사내 주치의 심리상담 소견서 등을 추가 요청한 상황이다.

현재 유가족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반올림 등은 민주당 이미경 의원과 함께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의 사망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의혹에 대한 삼성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김 씨가 자살을 시도할 당시 이를 목격한 관리 요원들이 끝까지 김 씨를 붙잡아두지 않은 정황과 함께 삼성 측이 당시 상황을 기록한 CCTV를 일부만 공개한 점에 대한 의혹도 제기하기로 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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